일상적인 삶 (개정판)

일상적인 삶 (개정판)

$14.23
Description
“다루는 주제가 심오할수록 그 표현은 소박하다.
모든 숭고한 것들은 언제나 실망스러울 정도로
평이한 말들로 설법되는 법이다.“

“그르니에의 작품은 긴장, 까다로운 감수성,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평온함을 지니고 있어서
마치 독자가 무중력 상태에 빠진 듯한 느낌을 갖게 한다.”
-《르 몽드》

“20세기 후반을 산 프랑스인이면서도 동양적 정서와 감수성을 갖춘
그르니에의 독특한 사유는 이따금 일상의 것들을
삶과 죽음이라는 자못 숙명적인 주제와도 결부한다.”
-김용기(옮긴이)
저자

장그르니에

JeanGrenier

프랑스의철학자이자작가인장그르니에는1898년에파리에서태어나브르타뉴에서성장했고,파리고등사범학교와소르본대학교에서수학했다.1922년에철학교수자격증을얻은뒤아비뇽,알제,나폴리등에서교편을잡았고,《누벨르뷔프랑세즈(NRF)》등에기고하며집필활동을했다.1930년다시알제의고등학교에철학교사로부임한그르니에는그곳에서졸업반학생이던알베르카뮈를만났다.1933년에그르니에가발표한에세이집『섬』을읽으며스무살의카뮈는“신비와성스러움과인간의유한성,그리고불가능한사랑에대하여상기시켜”주는부드러운목소리를들었고,몇년뒤출간된자신의첫소설『안과겉』(1937)을스승에게헌정했다.그르니에는1936년에19세기철학자쥘르키에연구로국가박사학위를받았고,팔년간의알제생활이후릴,알렉산드리아,카이로등지의대학교에서학생들을가르쳤다.말년에소르본대학교에서미학을가르치다가1971년사망할때까지꾸준히철학적사유를담은책들을발표했으며,현대미술에도깊은관심을기울여다수의미학분야저술들을남겼다.그르니에의사상은흔히말하는철학적‘체계’와는거리가있고,실존주의적경향을띠고는있지만다분히회의주의적이고관조적인철학이다.그러나독자들에게장그르니에의이름을각인시킨작품들은무엇보다철학적인식을바탕으로하면서도그것을일상적삶에대한서정적성찰로확장시킨산문집들이다.그출발은물론그르니에가알제리시절에세상에내놓았고,1959년에몇개장(章)이추가된개정판이『이방인』(1942)으로이미명성을얻은카뮈의서문과함께출간되면서더욱화제가되었던『섬』이다.그외에도그르니에는『어느개의죽음』(1957),『일상적인삶』(1968),『카뮈를추억하며』(1968)등의에세이집을남겼고,카뮈와주고받은편지들을모은『알베르카뮈와의서한집』(1981)도그의사후출간되었다.포르티크상,프랑스국가문학대상등을수상했다.

목차

여행8
산책35
포도주58
담배76
비밀93
침묵113
독서137
수면167
고독193
향수211
정오227
자정242

옮긴이의말262

출판사 서평

■일상이사라진시대를향한위로
장그르니에선집4『일상적인삶』개정판출간

1997년8월첫선을보인이래이십삼년간독자들에게변함없는사랑을받아온장그르니에선집이2020년10월,번역도디자인도새롭게단장한개정판으로민음사에서출간되었다.장그르니에는프랑스를대표하는미학자이자에세이스트로,다수의미술서와에세이집을통해자신의철학과미학에대한소신을전달해왔다.장그르니에선집4권『일상적인삶』은‘여행’,‘산책’,‘수면’,‘독서’등일상적인행위와‘포도주’,‘담배’,‘향수’등생활속의사물을포함하는총열두가지주제를통해살아간다는것의진정한의미와가치를들여다본다.차분하고관조적인태도로그르니에가전하는메시지는일상을잃어버린코로나시대의현대인들에게삶을돌아볼수있는여유와따뜻한울림을전해줄것이다.

■일상의이면을통해삶의정면을보다

“산책할수있다는것은산책할여가를가진다는뜻이아니다.그것은어떤공백을창조해낼수있다는것이다.(……)결국산책이란우리가찾을생각도하지않고있는것을우리로하여금발견하게해주는수단이아닐까?(57쪽)

그르니에는사람들이무심히스쳐버리는일상의편린들하나하나에도독특한시각으로의미를부여하고철학적인사색을펼친다.이런태도는일상을채우는반복적이고무의식적인행동들을가만히관조하게만든다.가령「산책」을이야기할때는먼저‘산책하다(promener)’라는단어가쓰이는상황을예로들며사람들이별생각없이사용하는어휘들의기본적인의미를환기시킨다.나아가산책의목적을친교,철학적대화,자연과의교감등으로나누어각각의양상을분석한다.이러한분석들을통해그르니에는산책이란단지“곧장걸어나갔다가왔던길로다시돌아오기를반복하는”행동이아니라우리의일상에‘의도적인공백’을만들어주는행위라고결론내린다.

‘산책’에대한결론은이에세이를관통하는주제이기도하다.그르니에는매일반복되는우리의일상을가만히관조함으로써새로운생각으로나아가고,궁극적으로살아간다는것의진정한의미를스스로깨치도록독려하기때문이다.이를통해일상에서탈출하고싶어하는이들에게는자신의주위를돌아보라고,일상속에매몰되어있는이들에게는자신이발붙이고있는세상에서벗어나보라고속삭인다.예를들어「고독」이라는장에서는“가까이있는사람은견디지못하면서잘모르는사람들을향해서는사랑이넘쳐날수도있다.모르는사람들에대해우리가보여주는아량과억압받는사람들을보고우리가느끼는연민은실상많은경우하나의알리바이에지나지않는다.멀리있는자들을향한사랑으로양심을편안하게만들기는쉬운노릇이다.”라며‘가까이있는것들’에대한관심과애정을환기한다.

하지만그르니에는「비밀」에서우리들의일상이시간적으로유한함을분명히상기한다.“매우뜻밖의사실이지만비밀은그본질상잠정적이고일시적일수밖에없다.여행이나산책등일상의활동들대부분이이렇듯다덧없다.이것들은결국스스로소멸하거나폐기되고야마는행위들이다.”이렇게언젠가는우리의일상뿐아니라존재자체가소멸해버리는당연한운명앞에서도그르니에는생의이면속으로파고든다.이런태도의근저에는삶의허무를껴안는지극한사랑이있다.‘비밀’을갖는것은아름답지만,누군가그것을알아주는것은더욱소담스럽다는그의말처럼,우리의일상은은폐와발견,덧없음과충만함,실망과희망이교차하며끊임없이새로운의미를만들어내는‘삶’과동의어이다.

■‘당신의일상은안녕하신가요...?’그르니에가물었다

그렇지만나는,중요하지않은온갖것들로부터우리를풀어놓아주는자정을사랑하며,정오가오면우리자신을실현할수있을것이라는희망을제공하는자정을사랑한다.(267쪽)

이책은한마디로여행이사라진시대의여행기다.최근전세계를공포로몰아넣은코로나사태로인해비록물리적인공간을이동하며풍경에감응할수는없지만,어떻게우리의평범한하루하루를매일다르게감각하며‘일상여행자’로살아갈수있을지지혜를건네준다.이책의김용기역자는“2019년말아시아대륙한가운데서시작된하나의사건(……)한영장류가누려온과도한번영에대한응보같기도한낯선풍경의한가운데서출판사는,그르니에의감성과언어를다시다듬어서간추려보려는시도를시작했다.”라고말한다.개정판작업을시작하고반년이흐르는동안코로나는더욱깊숙이우리의삶을침범했고우리는어느때보다‘살아간다는것’에진지해졌다.20세기후반을산프랑스인이면서도동양적정서와감수성을갖춘그르니에는이따금일상의것들을삶과죽음이라는숙명적인주제와도결부하는데,제대로살아가기위해서는반드시적극적으로멈춰휴식해야한다고말한다.이런의도적인멈춤이야말로여행자의태도가아닐까?『일상적인삶』은그르니에의관조적인사유와희망이담긴에세이로,평범한일상을잃어버린오늘날의독자들에게꼭맞는위로를전해줄것이다.

■장그르니에선집4종『섬』,『카뮈를추억하며』,『어느개의죽음』,『일상적인삶』
우리시대참스승의메시지를새디자인,새번역으로만나다!

민음사에서출간한장그르니에선집4종은1997년8월첫선을보였으며,(선집1『섬』,선집2『카뮈를추억하며』,선집3『어느개의죽음』,선집4『일상적인삶』)한세기가넘도록독자의아낌없는사랑을받아왔다.이번에『섬』을필두로장그르니에선집네권모두개정판으로출간하여독자들에게가을선물처럼다가가려고한다.이번개정판장그르니에선집4종은기존에수록된번역을전면수정및새로번역하여현대적언어감각과번역의완성도를높였다.디자인도바뀌었다.선집4종모두에토프에서작업한산뜻한일러스트를표지디자인에반영하여친근함과새로움의이미지를돋보이게했다.여기에1997년판특유의공허하고고요한느낌도남겨두어비우고감추고섬세한물성을지닌선집이되도록했다.알베르카뮈가존경하던스승장그르니에의아름다운에세이들을새디자인,새번역으로만나보자.

장그르니에선집(개정판)

1섬LESILES김화영옮김
:카뮈의스승장그르니에가주변의이웃을바라보고,함께살던반려묘의죽음을지켜보며
삶에대해,죽음에대해,그리고자기자신으로향하는여행을성찰하며써내려간에세이.

2카뮈를추억하며ALBERTCAMUS이규현옮김
:갑작스러운교통사고로카뮈가세상을떠난뒤스승장그르니에가쏟아지는질문들에답하다.알베르카뮈의소소한습관부터그의작품을관통했던사상과철학까지,카뮈라는한인격체의미세한윤곽을섬세하고조심스럽게그려나간회고록.

3어느개의죽음Surlamortd'unchien윤진옮김
:떠돌이개로거리에서처음만나삶을함께하게된반려견타이오를회상하는이야기.
타이오를추억하며그르니에는죽음이야기한고통,그의부재가남긴슬픔을애도한다.

4일상적인삶Laviequotidienne김용기옮김
:여행,산책,수면,독서등일상의평범한행위를통해살아간다는것의진정한의미와가치를들여다본다.“주제가심오할수록그표현은소박하다.”라고말하는장그르니에의‘일상론’이자‘인생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