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편지

새벽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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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시인 정호승이 눈물로 빚은 칼
베어서 상하게 하는 폭력이 아닌
베어서 치유하려는 사랑의 메스

시대를 증언하고 위로했던 정호승 대표작
오늘의 시인 총서로 새롭게 출간
정호승 시집 『새벽편지』가 민음사 ‘오늘의 시인 총서’로 새롭게 독자들을 찾는다. 정호승은 한국문학의 대표적인 서정 시인이다. 교과서에서 만날 수 있는 시뿐만 아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 등은 대중의 열렬한 호응 속에 ‘국민 시집’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따뜻한 시로 힘든 사람들에게 위안과 희망의 손길을 건네는 그의 시는 감성의 축 위에만 서 있지 않다. “시대와 현실의 목마른 척박함에 발을 대고 서 있지만 위로 하늘을 향해 열려 있는”(김승희 문학평론가) 그의 시는 사회를 향한 도저한 비판 정신을 서정의 틀로 담아내며 시대를 대표하는 서정으로 평가받는다.

“당대의 고통을 반영할 뿐 아니라 초월성을 지니지 못한다면 시로서의 생명은 짧을 수밖에 없다. 초월성은 서정(抒情)을 통해 나타난다. 1970~80년대라는 겨울을 지나면서도 서정이라는 함박눈조차 내리지 않는다면 얼마나 참혹할까 싶었다. 시대 상황의 반영과 서정성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지닌 시를 쓰겠다고 마음먹고 내놓은 작품들이 『슬픔이 기쁨에게』, 『맹인부부가수』, 『서울의 예수』, 『새벽편지』 이다. 이 시들은 지금도 대중 속에서 살아 있다.”

언젠가 한 인터뷰 자리에서 정호승 시인이 이야기한 것처럼, 1987년에 출간된 『새벽편지』는 1980년대라는 엄혹한 시절에 정호승이 시로 흘린 눈물이자 한겨울 같던 그 시대에 정호승이 내린 함박눈과도 같은 시집이다. 폭력에 쓰러진 자들의 정처 없는 마음과 어둠 속에 스러져 간 사랑하는 이에 대한 그리움을 위로하는 이 시집에서 별은 피로 물들었거나 강물 위에 몸을 던진다. 그러나 밤하늘의 별은 사라졌을지 몰라도 우리 곁의 강물에는 별빛이 녹아 흐른다. “밤마다 인생을 미워하고 잠이 들었던/ 그대 굳이 인생을 사랑하지 않아도 좋다” 그 시절 그 새벽을 향해 보낸 정호승의 편지는 30여 년이 지난 오늘도 어둑하고 고단한 마음을 향해 도착하는 중이다.
저자

정호승

저자:정호승
1950년경남하동에서태어나대구에서성장했으며,경희대국문과와동대학원졸업했다.1972년《한국일보》신춘문예동시,1973년《대한일보》신춘문예시,1982년《조선일보》신춘문예단편소설이당선되며작품활동을시작했으며,‘반시(反詩)’동인으로함께했다.시집『슬픔이기쁨에게』『서울의예수』『별들은따뜻하다』『새벽편지』『사랑하다가죽어버려라』『외로우니까사람이다』『눈물이나면기차를타라』『이짧은시간동안』『포옹』『밥값』『여행』『나는희망을거절한다』『당신을찾아서』『슬픔이택배로왔다』,시선집『내가사랑하는사람』『수선화에게』,영한시집『부치지않은편지』『꽃이져도나는너를잊은적없다』외일본어,스페인어,러시아어,중국어,독일어,조지아어,몽골어등의번역시집이있다.산문집『내인생에힘이되어준한마디』『내인생에용기가되어준한마디』『외로워도외롭지않다』『고통없는사랑은없다』등이있다.소월시문학상,정지용문학상,편운문학상,가톨릭문학상,상화시인상,공초문학상등을수상했으며,대구에‘정호승문학관’이있다.접기

목차


1부
새벽편지15
나그네새16
새벽편지18
부치지않은편지19
부치지않은편지20
새벽편지21
샛강가에서22
꽃다발23
꽃상여24
조화(弔花)26
여름밤27
아무도슬프지않도록28
너의단식앞에서29
산새와낙엽30
그날의편지32
눈길33
폭풍34
겨울강에서36
편지37
너에게38
희망은아름답다40

2부
첫눈43
내마음무덤가에44
너에게46
봄눈48
눈부처49
기도하는새50
쓸쓸한편지52
편지54
봄날55
새벽에아가에게56
섭섭새에게58
노랑제비꽃59
가을편지60
가을편지61
가을62
아버지의가을63
산성비를맞으며64
거지66

3부
깃발69
깃발70
떼죽음꽃72
너의무덤앞에서74
오늘의편지76
그날의노래78
주먹밥79
넋80
새81
또다른가을82
사북을떠나며84
다산(茶山)86
전태일(全泰壹)87
사월의노래88
수유리에서89
어느어머니의편지90
가을에당신에게94
가을의유형지에서96
작은기도98
작은기도99
작은기도100
작은기도101

발문/정채봉
꽃뫼의들녘길에서103
연보109

출판사 서평

추천사

정호승의「부치지않은편지」는죽은이를향해결연한절망의어조로말하는시다.도저히받아들일수없는죽음이‘그대’와우리를갈라놓은이음울한세계에서어떤고원한가치도애정도차라리부정하고자하는절망적결의가그내용을이룬다.
“푸른강이없어도물은흐르고/밤하늘은없어도별은뜨나니/그대죽어별빛으로빛나지않아도좋다”라는대목은절망적으로극단화한시적정황의어둠속에서어두운강이어둠을향해흐르는세계의모습이다.
그러나시는말하여진것을통해말할뿐아니라말의뒤에놓인침묵으로도말한다.사람살이의참혹함에대한절망은그것을규정하는여러조건들에대한준열한반문을통해다시커다란희망의결의로부활할수있다.여기에서우리는오늘날의우리시가지닌죽음의주제가보다크게는‘죽음과부활’이라는역사적주제의한부분으로성숙하는고비에있음을본다.
-김흥규(문학평론가)

책속에서

그대죽어별이되지않아도좋다
푸른강이없어도물은흐르고
밤하늘은없어도별은뜨나니
그대죽어별빛으로빛나지않아도좋다
언땅에그대묻고돌아오던날
산도강도뒤따라와피울음울었으나
그대별의넋이되지않아도좋다
잎새에이는바람이길을멈추고
새벽이슬에새벽하늘이다젖었다
우리들인생도찬비에젖고
떠오르던붉은해도다시지나니
밤마다인생을미워하고잠이들었던
그대굳이인생을사랑하지않아도좋다
-「부치지않은편지」전문

죽음보다괴로운것은
그리움이었다

사랑도운명이라고
용기도운명이라고

홀로남아있는
용기가있어야한다고

오늘도내가엾은발자국소리는
네창가에머물다돌아가고

별들도강물위에
몸을던졌다
-「새벽편지」전문

우리다시만날때까지
아무도슬프지않도록
그대잠들지말아라

마음이착하다는것은
모든것을지닌것보다행복하고
행복은언제나
우리가가장두려워하는곳에있나니
-「아무도슬프지않도록」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