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들

유령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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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진 처참한 시간들의 집결
시인이자 평론가로서 활발한 행보를 보여 온 정한용의 다섯 번째 시집『유령들』. 198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평론 부문에 당선되어 등단한 저자의 이번 시집은 난징 대학살과 아우슈비츠 수용소, 5ㆍ18 광주와 아프간 전쟁 등 지구 곳곳에서 목격된 전쟁과 테러, 정치적ㆍ종교적 분쟁 등의 잔인한 현장을 묘사하고 있다. 무자비하고 일상적 폭력에 분노하지 않고 절망하지 않는 우리에게 가해자와 피해자가 타자로만 존재하는지 물음을 던지며, 공식 기록으로 남은 역사와 희생자의 절규하는 노랫소리를 대비시켜 비극성을 더하고 있다. ‘바다에 묻는다’, ‘새들의 노래’, ‘오늘도 무사히’ 등 45편의 시편이 수록되어 있다.
☞ 이 책에 담긴 시 한 편!

난민촌에서 온 편지

오늘은 반가운 비가 옵니다
1년 만에 내리는 비가 먼저 하늘을 곱게 씻어 내고
찢어진 막사 구멍에 실비를 뿌립니다
피난 오기 전 다친 이마가 덧날까 두렵지만
언덕에 작은 이랑을 흐르는 물줄기가 싱그럽습니다
삭은 옷가지들 때 절은 모포들
저녁에 햇살 나면 빨아 널 수 있을지
비 긋고 나면 내일모레쯤
다시 고향으로 돌아간다 사람들은 웅성웅성 말들 하던데
우리 갈 곳이 어딘지 모르겠습니다
국경 너머
아직 소식 어둡습니다
어두운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텐트 입구에 거꾸로 꽂아 세운 마체테 칼날에도
빗물이 흘러내립니다
후투의 피와 투치의 피가 하나로 뒤섞여
땅에 스밉니다
붉게 젖어 듭니다
저자

정한용

1958년 충주 생으로 1980년 신춘문예 평론 당선과 1985년 『시운동』에 시 발표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얼굴 없는 사람과의 약속』, 『슬픈 산타 페』, 『나나 이야기』, 『흰 꽃』, 『유령들』, 『거짓말의 탄생』과 영문시선집 『How to Make a Mink Coat』, 『Children of Fire』를 냈다. 문학론으로 『지옥에 대한 두 개의 보고서』, 『울림과 들림』, 『초월의 시학』 등이 있다. ‘천상병시문학상’과 ‘시와시학상’을 수상했다. 미국, 독일, 아이슬란드 등의 작가 레지던시에 참여했으며, 시작품이 미국,일본, 캐나다, 마케도니아, 보스니아, 시리아, 아일랜드 등에서 현지어로 번역되어 소개되었다

목차

1부
바다에 묻는다
누가 쿠아티 로스를 죽였는가
황금 해안
이상한 열매
살인을 추억하다
난해한 퀴즈
미라발 자매의 노래
풍경들
할망이 울다가 웃는다
회색인들
월남 뉘우스
핑크빌
빅토르 하라
대형께서 말씀하시길
실어증에 대한 사례 보고

2부
세상의 끝
친구는 없고 산만 있다
지옥문
흑백 사진 한 장
새들의 노래
다리 위에서 중얼거리다
레퀴엠
칸다하르
광주-안디잔
난민촌에서 온 편지
사막에서의 아침 식사
그때 나는 뭘 했을까
911, 그리고
말보로맨
바그다드 애절양

3부
알리샤 vs 알렌카
오늘도 무사히
불의 아이들
두 개의 누드가 있는 풍경
숲이 말한다
밍크코트 만드는 법
바벨 제국 쇠망사
햄스터 주스, 드실래요?
장관님이 웃다가 운다
현장 검증
유령들
우리나라엔 빨갱이가 너무 많다
가족 극장
다시, 유령들
모범 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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