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황홀하면서도 슬픈 백색 감성!
황인찬 시인의 첫 번째 시집 『구관조 씻기기』. 2010년 《현대문학》 신인 추천으로 등단한 이후 ‘는’ 동인으로 활동하며 자신만의 시세계를 펼쳐온 저자의 이번 시집은 제31회 ‘김수영 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천성에 가까운 순수한 미감을 지닌 저자의 개성을 엿볼 수 있다. 전위적인 언어를 구사하면서도 세대를 뛰어넘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저자가 전하는 54편의 시편들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는 애초에 어떤 감정의 변화도 경험해 본 적이 없는 듯 고요한 시편을 선보인다. 인간 중심적인 관점이나 대상을 바라보는 주체의 감정으로 대상을 드러내기보다 사물의 사물성과 순수성을 침범하지 않으면서 보존하려는, 김춘추로 시작된 한국 시의 오래된 반인간주의의 전통을 계승하는 것처럼 보이는 시적 주체를 만나볼 수 있다. 성스러움, 신비감, 고요함을 끌어안은 표제시 ‘구관조 씻기기’부터 ‘단 하나의 백자가 있는 방’, ‘여름 이후’, ‘개종’, ‘거주자’, ‘저수지의 어둠’ 등의 시편이 수록되어 있다.
저자는 애초에 어떤 감정의 변화도 경험해 본 적이 없는 듯 고요한 시편을 선보인다. 인간 중심적인 관점이나 대상을 바라보는 주체의 감정으로 대상을 드러내기보다 사물의 사물성과 순수성을 침범하지 않으면서 보존하려는, 김춘추로 시작된 한국 시의 오래된 반인간주의의 전통을 계승하는 것처럼 보이는 시적 주체를 만나볼 수 있다. 성스러움, 신비감, 고요함을 끌어안은 표제시 ‘구관조 씻기기’부터 ‘단 하나의 백자가 있는 방’, ‘여름 이후’, ‘개종’, ‘거주자’, ‘저수지의 어둠’ 등의 시편이 수록되어 있다.
☞ 수상내역
- 2012년 제31회 김수영 문학상 수상
☞ 이 책에 담긴 시 한 편!
개종
누군가 문을 두드렸기에 나는 문을 열었다
문밖에는 아무도 없었다
문의 안쪽에는 나와 기원이 있었다
나는 기원을 바라보며 혹시 무언가 잘못된 것이 있는지 물었다
기원은 내게 잘못된 일은 없다고 말해 주었다
그렇다면 다행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올여름의 아름다운 일들을 생각했다
아무런 일도 생각나지 않았다
뜨거운 빛이 열린 문을 통해 들어오고 있었다
무더운 여름이었다
- 2012년 제31회 김수영 문학상 수상
☞ 이 책에 담긴 시 한 편!
개종
누군가 문을 두드렸기에 나는 문을 열었다
문밖에는 아무도 없었다
문의 안쪽에는 나와 기원이 있었다
나는 기원을 바라보며 혹시 무언가 잘못된 것이 있는지 물었다
기원은 내게 잘못된 일은 없다고 말해 주었다
그렇다면 다행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올여름의 아름다운 일들을 생각했다
아무런 일도 생각나지 않았다
뜨거운 빛이 열린 문을 통해 들어오고 있었다
무더운 여름이었다
구관조 씻기기 - 민음의 시 189 (양장)
$1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