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성동혁 시집)

6 (성동혁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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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투명한 서정’이 가질 수 있는 특별한 시적 힘과 매혹『6』. 「쌍둥이」로 시작해 「쌍둥이」로 끝나는 이번 시집은 4부, 총 67편의 시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쌍둥이」와 「6」처럼 이 시집에는 같은 제목을 가진 두 편씩의 시가 실려 있는데, 이러한 거울 이미지는 시편들뿐 아니라 시집 전체에 흐르는 일관된 콘셉트 중 하나다. “얼핏 보면 고요하고 일상적인 풍경이지만, 시를 읽어 나가다 보면 느껴지는 기이한 슬픔에서, 그것이 들끓어 오르는 격렬함을 가라앉힌 손만이 쓸 수 있는 언어임을 알게 된다."라는 이원 시인의 말처럼 성동혁의 언어는 관념이 아닌 고통과 죽음에 대한 체험이 이루어낸 간명하고 투명한 성취다. 『6』의 투명한 서정이 독자들의 마음에 얼룩진 슬픔도 지워낼 것이다.
저자

성동혁

저자성동혁은1985년서울에서태어났다.2011년《세계의문학》신인상으로등단했다.

목차

자서

1부

쌍둥이
면류관
홍조

6
흰버티컬을올리면하얀
동물원
수은등
촛농
측백나무
나선형의사람들은저울위에서사라진다
긍휼
독주회

2부

어항
수선화
그림자
노을
걷는야자수
나의투우사-식사기도
페르산친
라일락
모래시계를뒤집는심경
사순절
거인의잔디밭
그방에선물이자란다
비치발리볼
유기
마임
등대
코르사주


3부

여름정원
반도네온
리시안셔스
바람종이를찢는너의자세
1226456
발라드
석회그러니까내가원하는건얼지않는모스끄바

숲2
나너희옆집살아
식빵
그녀가죽고새벽이십센티미터정도자랐다
나는왜고궁을주인처럼걸었는가
퇴원
매립지
자명악
창백한화전민
붉은광장
노를젓자


4부

6
2
종유석
서커스
수컷
팔레트나이프
기억하는악몽-라넌큘러스
망루
붉은염전

백야
메니에르
횡단
기둥안에서
성에

화환-대신하여움직이는작은천국
쌍둥이

작품해설/김행숙
통각(痛覺)의가능성

출판사 서평

존재의비극속에서맑아진언어
‘투명한서정’이가질수있는특별한시적힘과매혹

“성동혁의시가보여주는맑은슬픔은
재생(再生)의약효를가진액체처럼
슬픔의얼룩을지운다.”-김행숙(시인)


2011년《세계의문학》신인상으로등단한성동혁의첫번째시집『6』이‘민음의시’로출간되었다.“맑은슬픔”,“액체화된감각”,“병실의난간에서천천히건조해져가는수건같은이고통의세계”라는찬사를받으며등장한시인성동혁.일상에서죽음을간과하지않는자의삶이시적이라면,다섯번의대수술을받으며시적인삶을살아온성동혁은여섯번째몸으로이첫시집을썼다.제목‘6’에는생사를가르는다섯번의경험이후다시시작된,여리고소중한숨같은의미도포함되어있다.
「쌍둥이」로시작해「쌍둥이」로끝나는이번시집은4부,총67편의시로구성되어있다.특히「쌍둥이」와「6」처럼이시집에는같은제목을가진두편씩의시가실려있는데,이러한거울이미지는시편들뿐아니라시집전체에흐르는일관된콘셉트중하나다.
“얼핏보면고요하고일상적인풍경이지만,시를읽어나가다보면느껴지는기이한슬픔에서,그것이들끓어오르는격렬함을가라앉힌손만이쓸수있는언어임을알게된다."라는이원시인의말처럼성동혁의언어는관념이아닌고통과죽음에대한체험이이루어낸간명하고투명한성취다.『6』의투명한서정이독자들의마음에얼룩진슬픔도지워낼것이다.

■“나는이꽃을선물하기위해살고있다”
「수선화」,「라일락」,「리시안셔스」,「라넌큘러스」…….그중에서도단한줄로이루어진시「꽃」의전문은다음과같다.

언강위에서춤을추는나의할머니


“언강위에서춤을추는나의할머니”의몸짓을짓고있는성동혁의「꽃」.그리고여기,아름다운한청년이이렇게고백하고있다.“나는이꽃을선물하기위해살고있다”이시집은당신에게온희귀한선물이다.

눈을기다리고있다
서랍을열고
정말
눈을기다리고있다
내게도미래가주어진것이라면
그건온전히눈때문일것이다
당신은왜내가잠든후에잠드는가
눈은왜내가잠들어야내리는걸까
(중략)
나는이꽃을선물하기위해살고있다
내가나중에아주희박해진다면
내가나중에아주희미해진다면
화병에단한번꽃을꽂아둘수있다면
-「리시안셔스」에서

■“그리워도연필을깎지말고”
『6』에는또,시인의할아버지가할머니에게쓴러브레터도있다.「숲」에심겨진나무같은문장들을읽고있으면시인이아닌독자누구라도마치할아버지앞에서옛날이야기를듣고있는아이처럼조그맣고순정해진다.

연필을깎을땐
숲이슬피
우는소리가들린다
촛불만봐도
아이현란해,방으로들어가는
촌스러운아가씨를
밤은쓰다듬어준다
(중략)
나의따뜻한여인아
바쳐드릴게요이젠잊고,마시오
서로를외롭게바라보고
그리워도연필을깎지말고
아이들과누워
작과희귀한질문에대답해주시오
-「숲」에서

■“거울을보면.숨이차고”
시인의약하고여린몸은꽃을키우는마음을주었지만,당연하게도고통과슬픔과끊임없는한계의상황을함께주었다.

거울을보면.숨이차고
젖은아스피린과가보지않은옥상이보인다
오래마주치기엔서로흐르고

대신나는이가투명해.표정을잃을때마다사라지는다리
골반까지반복되는거울

(중략)

스위치를켜면.물이우르르밝다
오늘이짙고밤이숨차고
창문을상상한다
방의동공이크다
-「그방에선물이자란다」에서

물속에있는듯못견디게숨이차고끊어질듯한감각을성동혁의폐와몸은수시로느낀다.해일이끓어오르고,화병이깨지고,종이가찢어지는물질적폭동,감각적소동은성동혁의세계에서‘상처받기쉬운존재’,‘고통이느끼는몸’이가진강렬한표현력이자표현그자체다.“도자기는자주깨지는가구다/고정된가구는없다”(「창백한화전민」)라는시의문장이‘인간은자주깨지는존재다.고정된인간은없다.’라는진술로우리에게옮겨질때,더날카로워지고더아슬아슬해지는촉각적경험이의미에앞서온다.

아픔과고통은몸을가진인간의연약함을드러내지만그렇기에어떤능력이고어떤가능성이다.그시적가능성속에서한사람의몸이인류의알몸으로벗겨져나타나는시간이찾아온다.성동혁이썼듯이,“나는너를사랑해”라는사랑의선언은“내가네게명명한폭력”(「6」)이었다.사랑은존재를상처받기쉬운상태로만들며,그래서‘더’상처받고‘더’상처입힌다.사랑하지않았다면상처받지않았을것이다.사랑은상처를봉합하는것이아니라상처를‘더’찢어지게하여,존재론적인변이와전환을만들어내는것이다.성동혁이그렇게찢어지는사랑의통각속에서사랑을지속하며다시계속하고자한다는것,그것은그의존재론적투쟁이고시적모험이다.상처를찢는다는것,그것은한계를찢는다는것이다.

■시인의말

이곳이나의예배당입니다.

■추천의말

성동혁의시는물속같다.공기속같다.들리지않는소리같다.만져지지않는감촉같다.이런성동혁의언어를액체화된감각이라고부르고싶기도하다.최저음부를잡아내는감각.얼핏보면고요하고일상적인풍경이지만,시를읽어나가다보면느껴지는기이한슬픔에서,그것이들끓어오르는격렬함을가라앉힌손만이쓸수있는언어임을알게된다.간명하고투명한언어에서관념이아닌체험의지점이육화되었다는것,오랜시간언어에몰두한흔적을알수있다.“간헐적으로살아있는것같다”는것은한인간에게는고통일수있지만시인에게는축복일수있다.시인은고통을제몸으로살아내고가라앉혀언어를‘보는’자이므로.보이지않는것을보고들을수없는것을듣는,아니보이지않는것이보이고들을수없는것이들리는몸이라면,그것은더이상선택이아니다.
-이원(시인)//2011년《세계의문학》신인상심사평에서

병원에서병을고쳐나가는사람이있고장례식장으로가는사람이있다.어쩌면그외에또다른사람이있을지도모른다.병원을벗어나지못하고병원의엘리베이터와복도와방들을허깨비처럼평생떠도는사람말이다.병과병원의세계에침잠하고있는성동혁의시는이세번째사람에게서흘러내린그림자같은느낌이다.더이상의생경한고통도없고방문해줄새로운손님도놀라움도없는그런세계는,추락하지도궤도를이탈하지도못하고똑같은길을수없이오가는폐기된인공위성의몸짓으로단어들과행들을움직여나간다.올해신인상은병실의난간에서천천히건조해져가는수건같은이고통의세계를선택했다.-서동욱(시인?문학평론가)//2011년《세계의문학》신인상심사평에서

성동혁의작품들은그냥‘맑은’언어가아니라존재의비극속에서‘맑아진’언어를획득하고있다.그의시가보여주는맑은슬픔은재생(再生)의약효를가진액체처럼슬픔의얼룩을지운다.얼룩을환한부분으로밝히는그의언어는얼룩을은폐하는것이아니라얼룩을가장천진하게들여다봄으로써생겨난다.그의시의서랍을열면서랍이길것이란예감을하게된다.그것은그가실존적슬픔속에웅크리고있는것이아니라,그너머로끌고가려는시적의지와새로운시작을매번해낼수있는어린이의내공을가지고있기때문일것이다.그가조금망설이고있는듯도하지만,‘투명한서정’이가질수있는특별한시적힘과매혹이그의시에서이미발아하기시작했다고나는느꼈다.
김행숙(시인)//2011년《세계의문학》신인상심사평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