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는 염소를 몰고 올 수 있을까 (심언주 시집양장본 Hardcover)

비는 염소를 몰고 올 수 있을까 (심언주 시집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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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심언주 시인의 두 번째 시집 『비는 염소를 몰고 올 수 있을까』. 시인은 원인과 결과가 불분명한 의문문을 통해 ‘답할 수 없음’이라는 유일한 결과로 수렴되는 공회전의 세계로 독자를 인도한다. 비는 염소를 몰 수 있는 주체가 아니며 염소 또한 비의 생래를 알지 못한다. 그 둘의 소통 가능성을 묻는 무심한 질문에서부터 시인은 언어와 존재, 존재와 세계의 탐구를 진행한다.
저자

심언주

저자심언주는충남아산에서태어났다.2004년《현대시학》으로등단했다.시집으로『4월아,미안하다』가있다.

목차

노출11/나무가새를놓을때12/비는염소를몰고올수있을까14/굴뚝들16/사과에도착한후18/백일동안20/나는먼지와22/거울을보는컵24/장미대첩26/잃어버린손28/페이드인30/칠판기념일31/줄넘기32/흰구름을혼자두면안되는이유34/가든파티35/까마귀가난다36/새우잡이38/축구공이날아가는동안39/소통의안과밖140/액자만내렸을뿐41/대화42/우리집냉동고에는43/수박입니까44/까마득한여러분45/봄비는게릴라처럼46/순환선48/흉터50/해바라기증상52/발가락54/소통의안과밖255/마흔아홉살56/강하면57/홍시예약하기58/날개60/식목일61/문신62/엎질러진얼굴64/부엌은아직살아있습니까65/생일66/수화手話68/유월이어서70/내년에72/분명한입장73/삽입74/그곳에가면75/열병식76/내혀와당신의혀가78/꽃밭에누워79/횡단보도는물결친다80/여섯시82/투명한사과83/소원은얼수있다84/간격을좁히면86

해설|질문만이존재의가능하고유일한화법?73

출판사 서평

언어는존재를몰고올수있을까
존재는세계를불러낼수있을까
이질적어법으로탄생한질문의시


첫시집『4월아,미안하다』에서경쾌한감수성과세련된언어의식으로개성있는시세계를보여준심언주시인의두번째시집『비는염소를몰고올수있을까』가출간되었다.시인은원인과결과가불분명한의문문을통해‘답할수없음’이라는유일한결과로수렴되는공회전의세계로독자를인도한다.비는염소를몰수있는주체가아니며염소또한비의생래를알지못한다.그둘의소통가능성을묻는무심한질문에서부터시인은언어와존재,존재와세계의탐구를진행한다.모든관계는각자의입속에있는혀처럼무관하지만,계속되는질문과질문의메아리는결국“구름다리를놓”아,“출렁출렁당신의혀와내혀를잇”는다.시집『비는염소를몰고올수있을까』에서언어와존재그리고세계는키스하는연인의혀처럼분리불가능한관계를맺는다.이모든것의시작은질문에있다.『비는염소를몰고올수있을까』는대답을요구하지않는질문이며동시에대답이정해져있는질문이다.진실로우리는소통할수있을까?과연비는염소를몰고올수있을까?심언주의시는“광장이장미를알아채지못하게”,“온몸이타오르기를”기다리면서이질적이고도환상적으로대답한다.그대답은물론,또다시의문형문장일것이다.

■언어는존재를몰고올수있을까

보름달이둥둥
굴뚝위에걸린밤.

이얼굴입니까?

내가알지못하는얼굴을깎고,메우고
몽타주는쉽게완성되지않는다.
-「굴뚝들」에서

모든질문에확실한답을내릴수있다는믿음은의문과대답,양자의비밀스러운합의하에이뤄지는승부조작에가깝다.조작된승부는진정한스포츠가아니듯이,이러한믿음또한허황된공약에불과하다.언어는발화자의인격을구축하는얼굴노릇을하지만,물리적안면과는다르게발화되면발화될수록깎여지고,메워져“쉽게완성되지않는다”.완성된언어라고하더라도,그것은본래의미를어렴풋하게가늠할수있는“몽타주”일따름이다.
심언주의질문은이렇듯언어가존재의(실패한)몽타주임을무의식적으로폭로한다.아무리섬세한몽타주일지라도그것이원본의얼굴과완전히일치할수없다는사실을시인은잘알고있다.‘일치할수없음’은결국‘소통할수없음’을의미한다.심언주의시는언어가이룬몽타주의역설,즉‘소통불가능성’의자리에계속해서질문을던짐으로써,실패를예상하고몽타주를그림으로써,그리는(쓰는)행위자체가진정한소통이라고역설하고있다.“이얼굴입니까?”하고묻는질문에“이목구비가얼며녹으며”를반복할때까지확신을유예시키며머뭇거리는일자체가존재를몰고올수있는언어의노력,즉시(詩)인것이다.

■존재는세계를불러낼수있을까

나는엘리베이터안내원이된다.당신이건네는지폐처럼펼쳐지고접힌다.무늬가흐려질때까지허리를굽히고펴면서한무더기당신을내려놓는다.지정된장소마다당신을흘린다.나는우거진다.
-「내년에」에서

여기일치하지않는몽타주를두고소통불가능한대치를벌이는존재와언어가있다.그리고끝없는질문을던지며이둘을한사코이어보려애쓰는시인이있다.이시인의목적은무엇일까.심언주의시는질문자체가목적이되어공회전하는엔진처럼보인다.질문이만든공회전의에너지는질문의조용한소용돌이속에서존재와언어의‘소통불가능성’을‘분리불가능성’으로변화시킨다.르네마그리트의그림「보시스의풍경」처럼각각의요소를떼어낸자리에새로운얼굴이생기는것이다.그것을본래의얼굴이아니라고할수있겠는가?본래의얼굴이있기는한가?
시집이던지는숱한질문들은앞문단의질문들을무화시키며언어-존재,존재-언어를질문의주체로격상시킨다.우리는이렇게심언주의시를통과하고서야제대로된의문문을준비할수있게되었다.의문과대답이벌이는게임의틀에서벗어나,의문에서의문으로이어지는심언주의이질적화법은오직질문만이인간의열린존재방식임을드러낸다.언어-존재와의문답후에야우리는세계를향해다시질문을던질수있을것이고,그출발은시집『비는염소를몰고올수있을까』의마지막페이지에서비롯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