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다른 이름들 (조용미 시집양장본 Hardcover)

나의 다른 이름들 (조용미 시집양장본 Hardcover)

$9.34
Description
조용미 시집 [나의 다른 이름들]. 문학평론가 조재룡은 조용미의 시를 무질서한 이 세계에서, 우주와 조응하는 보편적 유추의 흔적을 묻힌 비밀처럼 찾아내고 감추어진 상징으로 구축하고자 애를 쓰는, 마치 신 앞에서 피조물이 올리는 간절한 기도와도 같은, 명상과 주시의 파장을 구현하려 하는 것과도 같다고 평하고 있다.
저자

조용미

저자조용미는1990년《한길문학》으로등단했다.시집『불안은영혼을잠식한다』,『일만마리물고기가山을날아오르다』,『삼배옷을입은자화상』,『나의별서에핀앵두나무는』,『기억의행성』과산문집『섬에서보낸백년』이있다.

목차

1부

기이한풍경들13
당신의거처14
나의다른이름들16
우리가아는모든빛과색18
나뭇잎의맛20
침묵지대22
압생트24
시디부사이드25
죽은나무-밭치리26
가수면의여름28
봄의묵서30
두개의심장32
풍경의귀환34
묵와고가의모과36

2부

표면39
내가사람이아니었을때40
나의몸속에는41
적목42
거울44
적벽,낙화놀이46
천리향을엿보다48
오동50
검은머리물떼새52
그림자광륜54
흰독말풀56
소리의음각58
매듭60
저수지는왜다른물빛이되었나62
습득자64

3부

나의사랑하는기이한세계69
저녁의창문들-베네치아70
물과사막의도시에서72
그악기의이름은74
나무들은침묵보다강하다76
물의점령78
이방인80
물에갇힌사람82
산미켈레84
다리위의고양이86
붉은사각형88
베네치아유감90
주천92
틈93
물고기94

4부

난만97
당신은학을닮아간다98
열개의태양100
빗소리위의산책102
헛된약속들과의밀약104
침묵장전106
부러진뼈108
괴산왕소나무문병기110
봄,양화소록112
풍경의온도-굴업도114
젖은무늬들116
상리118
겨울하루,매화를생각함120
구름의서쪽122

작품해설
기원의침묵,침묵의기원│조재룡125

출판사 서평

침묵의기원에다가서서
기원의침묵에맞닥뜨리는
광활하고외로운시의이름들


생의보편성과시의고유성사이에서무한한여정을떠난시인이있다.시인의여행은끝을모르고,우리는시인이보내는엽서를받는다.엽서는마냥담백하거나그저아름답지않으며되레긴장감이스며있다.우리는그것을하나의세계라부르며,다른말로시집이라한다.조용미시인의새시집,『나의다른이름들』이우리앞에당도했다.조심스레봉투를뜯는소리에귀를기울인다.아름다운침묵속에서하나의세계가열리고있다.

■침묵의기원

소리는왜발자국이없는가물처럼흐르기만하는가
당신의목소리가음각된곳은어디일까
-「소리의음각」에서

시인은마크로스코(MarcRothko)앞에서있다.시인의액자속그림에서“수십가지뉘앙스의미묘한색”을느낀다.표면적으로는얼음같은붉은색에불과하지만,붉음은침묵으로제안의무수한색을드러내고있다.시인은강렬한색으로빛을발하는현실너머의심연에집중한다.예컨대시인에게푸른색은인디고,프러시안블루,코발트블루등이되어기어이“우리가아는모든빛과색”으로분한다.그것은안개로인해호수처럼보이는평원처럼기이한풍경이고,기이한풍경은역사를바꾼다.시인은풍경에점령당했고,그러한시인의언어는우리를신비롭게한다.현실의투박함이감추고있는기이한심연에는거대한침묵이숨죽여있으며우리는그침묵에동참할수밖에없다.그리고시인의시선은침묵에동참하는자아에닿는다.이어지는질문.“나는어디까지나일수있을까”

■기원의침묵

이제이서러움은온전히나만의것이되었소한때우리는서러움을함께나누었소만나지않고서도나누었소당신의소식이더이상오지않는봄이온다해도내게는오래간직한낡은마음이있소그것으로족하오낡은마음은봄에다시새로운마음이되오
-「구름의서쪽」에서

시인은침묵속에서“나의다른이름들”을찾는다.나는하나의내가될수없으며,완벽한타인인줄알았던‘그’가되레나일가능성이있음을깨닫는다.내가나로수렴하는존재의기원은미끄러지고나눠지는모호함속에서침묵에빠져들수밖에없다.이러한가능성은타인과나의구분을무색하게하고앞서침묵을통해무화시킨보편성을다시금소환한다.보편성과특수성의아이러니가침묵속에백색소음을내는것이다.내가아니었던무엇이든‘나’일수있으며나인줄알았던그무엇이‘나’가아닐수있다.“용암같은침묵이장전되어있는/이세계가바로나의것”이되,나의발아래있는풍경은늘어긋나고있다.이것은현실인가,이것은중력인가.당분간우리는그균열의흔적에시선을빼앗길것이고,그것은차라리우주다.그렇게조용미시의독자는새로운행성에서언어라는장벽에기꺼이갇힌다.조용미시집『나의다른이름들』은장전(裝塡)된침묵이자,침묵의장전(章典)으로다가온다.그리고이어지는질문.“열개의태영이기억하고있는우주란어떤곳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