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먼 자의 동쪽 (오정국 시집 | 양장본 Hardcover)

눈먼 자의 동쪽 (오정국 시집 |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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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오정국 시집 『눈먼 자의 동쪽』. 오정국 시인의 새 시집이 출간되었다. 시인은 내설악의 적막함과 비슈케크의 고독감, 제주의 쓸쓸함을 맹목과 적빈의 길항 속에서 시집에 새긴다. 눈먼 자의 동쪽은 이미지나 상상 속의 동쪽이 아닌, 시인의 체화 속에 마련된 공간이며 모종의 다큐멘터리 같다.
저자

오정국

저자오정국은1956년경북양양에서태어났다.1988년《현대문학》추천으로등단했으며,시집으로『저녁이면블랙홀속으로』,『모래무덤』,『내가밀어낸물결』,『파묻힌얼굴』등이있다.제12회지훈문학상,제7회이형기문학상을수상했다.한서대인문사회학부미디어문예창작학과교수로재직하고있다.

목차

1부
터널밖에는13
패악이라면패악이겠지만―내설악일기(日記)·115
발을멈추면물소리가높아지던―내설악일기(日記)·216
돌하나의두억시니에는―내설악일기(日記)·318
그눈밭의오줌자국은―내설악일기(日記)·420
짐승에게쫓기는짐승처럼―내설악일기(日記)·521
머리띠를묶은파도가달려오듯―내설악일기(日記)·622
불멸(不滅)의밤―내설악일기(日記)·723
미끈거려도미끄러지지않고―내설악일기(日記)·825
나는저눈꽃들에게―내설악일기(日記)·926
뼈다귀몇점나무토막처럼―내설악일기(日記)·1027
목에비수를들이대듯―내설악일기(日記)·1129
교각의하류는튜브처럼찌그러져―내설악일기(日記)·1230
햇빛의책방―내설악일기(日記)·1332
북천의달―내설악일기(日記)·1433
저의굶주림을저가파먹듯―내설악일기(日記)·1535
삵―내설악일기(日記)·1636
독대(獨對)―내설악일기(日記)·1738
반달모양으로돌을막아서―내설악일기(日記)·1840
눈뭉치로눈벼락을맞는―내설악일기(日記)·1941
눈먼자의동쪽이야기―내설악일기(日記)·2042
동짓달스무하루45

2부
겨울양안치49
작고야무진발꿈치들52
독작(獨酌)54
객사(客舍)56
겨우살이,겨울살이58
새60
그해여름시집들62
그해여름의8월은64
새66
돌의초상·168
돌의초상·270
돌의초상·372
땡볕73
노름꾼처럼곁눈질하는74
내눈이춤추고겅중거리는75
4월의검은나무둥치―비슈케크일기(日記)·176
가시덤불의비닐봉지―비슈케크일기(日記)·278
만년설의흰빛을수의처럼―비슈케크일기(日記)·380
국경의묘지―비슈케크일기(日記)·481
어느생의언젠가를―비슈케크일기(日記)·583
설산의붉은창고―비슈케크일기(日記)·685
철사처럼경련하며뻗어가는힘이―에곤실레,「무릎을꿇은여자누드」(1910)86
금빛의가운을두른다고해서―구스타프클림트,「키스」(1908)88
해골성당90


3부
밤의트랙95
해질녘의거미줄96
둘레길의원둘레98
낙상(落傷)100
내가아는통나무는102
통나무를대신하여104
저수지라고부르기엔106
계곡지밤낚시108
동짓날가마솥의팥죽같은―제주시편(詩篇)·1110
파도가애월이라고소리치던―제주시편(詩篇)·2112
물밑의검은여―제주시편(詩篇)·3114
콜라비―제주시편(詩篇)·4116
파도는저렇게몸을세워서―제주시편(詩篇)·5118
숲의외곽120
숲의다큐멘터리122
발밑싱크홀132
날마다싱크홀134
강건너무인텔136
광장,벽화138
타오르는춤140
눈사람의이름으로142
은둔하는밤의채널144
특파원시절의감옥147
철문을닫아걸이유가없다149
또다시사막으로151

작품해설
맹목과적빈의리듬│조강석153

출판사 서평

맹목과적빈이만들어낸
야생의리듬,광활한감각


오정국시인의새시집『눈먼자의동쪽』이<민음의시>229번째책으로출간되었다.시인은내설악의적막함과비슈케크의고독감,제주의쓸쓸함을맹목과적빈의길항속에서시집에새긴다.눈먼자의동쪽은이미지나상상속동쪽이아닌,시인의체화속에마련된공간이며모종의다큐멘터리에가깝다.오정국시인이내밀하게촬영하고오래다듬은‘숲의다큐멘터리’에독자를초대한다.

■몸에바로닿는맹렬한한파

강줄기한복판의얼음장이가장시퍼?다거기서누가수심을잰듯,나무막대기가수직으로꽂혀있었고,그걸꽂아둔이는보이지않았다

모서리없는햇빛의책방이었다
-「햇빛의책방-내설악일기(日記)?13」에서

눈먼자에게동쪽은시각을제외한이미지로존재할것이다.시집의초반부에동쪽은‘내설악’을대표로하는,강원도인제곳곳으로그려진다.그것은눈먼자로믿겨지지않을만큼회화적이나,눈이아닌다른감각기관을살아나게할만큼비회화적이기도하다.‘혹한기훈련의콧김’부터‘죽을힘다해부릅뜬삵의/눈동자’에이르기까지눈먼자의눈은산간지방의겨울을매섭게훑어내린다.이는‘얼음장밑으로흐르는물소리이야기’여서눈보다는피부에가까운감각이다.맹렬한한파는눈보다는몸에바로닿으며,오정국의시는휘몰아치는바람혹은얼어버린강의표면에가깝다.감당할수없는시의냉기앞에우리는모든감각을곤두세울수밖에없다.내설악부터오정국의여행은시작되며,독자는스무편에이르는내설악일기연작을다읽고나서야,그러니까외투를단단히여미고,스노체인까지마련한후에야본격적으로눈위에놓인시인의발자국을따라나설수있는것이다.


■고독에서비롯된처연한기록

검은암벽을흘러내리는희고붉은흙모레들,돌산봉우리가적빈(赤貧)의고요를견디지못한탓이리라내몸의허기도저골짜기어디쯤에서굶어죽기를바라는데
-「가시덤불의비닐봉지-비슈케크일기(日記)?2」에서

내설악을떠난시인은중앙아시아의설산으로,제주도의찬벼랑으로발걸음을옮긴다.그의행로는흡사홀로촬영중인다큐멘터리감독과같다.있는그대로의사물을찍듯건조한언어를구사하며촬영의결과를재배치하는편집자가되어시집의구성을처연히마무리한다.다큐멘터리의공간은결국숲이었으며,시인은숲을이루는나무와나무를파먹는짐승과,그짐승을쫓는또다른짐승을오랜시간탐구한것으로보인다.그것은‘어느생의언젠가를통과했던/길목들’이고‘내캄캄한후생의얼굴들이/겹겹의파도로떠밀려왔’던곳이며그곳의감독혹은시인은‘뜻밖의장소에떨어진운석’과도같은존재가된다.시인이장구한다큐멘터리로서시를완성한동력은결국감옥에갇힌것같은고독의힘이었다.그고독의처연함속에서눈사람의먼눈은동쪽을향해그빛을발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