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성의 냄새 (문혜진 시집 | 양장본 Hardcover)

혜성의 냄새 (문혜진 시집 | 양장본 Hardcover)

$11.49
Description
‘한국 시의 락 스피릿’이라는 평가와 함께 반항과 불온의 아이콘으로 등극한 문혜진 시인이 신작 『혜성의 냄새』로 돌아왔다. 김수영 문학상 수상작 《검은 표범 여인》 이후 10년 만이다. 길었던 공백만큼이나 음색과 리듬은 더 자유로워졌고 상상의 깊이는 무한해졌다. 우주와 인간을 긴밀하게 연결하는 혜성처럼 몸속으로 우주로 바다로 시원으로, 시간과 공간의 한계를 자유자재로 연장하며 시선이 닿는 모든 곳을 시적 공간으로 축조해 낸다. 돌을 던지는 저항은 여전하되, 지난 시집들이 불온한 것들을 노래하는 락앤롤이었다면 이번 시집은 육체적 고통과 정신적 비애를 연주하는 불멸의 교향곡을 연상시킨다. 금관악기, 바이올린, 토카타, 푸가 등 클래식적 오브제와 활, 행성, 돌, 모래, 물 등 자연적 메타포를 통해 생의 고단과 존재의 아이러니를 합주한다. 생사의 음(音)이 불협하는 통증의 교향곡이 시인 문혜진의 화려한 귀환을 알린다.
저자

문혜진

저자문혜진은1976년경북김천에서태어났다.1998년《문학사상》으로등단했으며시집『질나쁜연애』『검은표범여인』이있다.『검은표범여인』으로김수영문학상을받았다.

목차

1부

전복
누군가내잠속을걷는다
금동아미타불
매의눈이고프게
소행성이카루스가날아오던밤
폐어
레드바이올린
아바나
나의페름기
통증의해부학
생의춤
마더의칼로
흰비오리
22¾
거미줄
침대에걸터앉아우두커니
살구
해변없는바다
큰고니가지나간다
무릎-할머니께

2부
귀면(鬼面)
8분후의생
검은여자
외치
KTX에서
혜성의냄새
뼈피리
전쟁포르노
흡혈박쥐
물뱀
네르발이지나간자리
흰올빼미와의거리
한밤의포클레인
스피팅코브라식독설
이빨이서른두개였을때
거북목
물기어린말
백야버스
네펜테스
뿔잔
망상해수욕장
산세베리아
너구리한마리
칸나
철가면을쓴해마
0시의북쪽

3부
아틀란티스연인
검은맘바
뇌간
지상의젖가슴
달항아리
화석이된이름트리옵스
바다의통증
비단무늬그물뱀
타클라마칸
시간의잔무늬거울
카나리아호날두
로드킬2
튀튀
코스모노트호텔
주홍빛손가락
그여름나의박제정원
경(經)을태우듯갱을빠져나와
맨드라미
인왕산에서

4부

모래의시1―돈황
모래의시2―모래톱
모래의시3―서귀포
모래의시4―사막의독트린
천둥새아르젠타비스
가면올빼미우는밤
그밤의와룡교(臥龍橋)
외뿔고래
머리카락자리
몰이꾼과저격수
찢어지는남자,찢어지는여자
중력의해골
하수구를뚫는밤
카페부다
플랫폼

작품해설/허희(문학평론가)
이대로인채이대로가아니게

출판사 서평

생사의음(音)이불협하는통증의교향곡
결석과암석이돌팔매질하는투척의시학


“이여름낡은책들과연애하느니/불량한남자와바다로놀러가겠어”첫시집『질나쁜연애』로여성의몸과성에대한관습적인식을전복,‘한국시의락스피릿’이라는평가와함께반항과불온의아이콘으로등극한문혜진시인이신작『혜성의냄새』를출간했다.김수영문학상수상작『검은표범여인』이후10년만이다.길었던공백만큼이나음색과리듬은더자유로워졌고상상의깊이는무한해졌다.우주와인간을긴밀하게연결하는혜성처럼몸속으로우주로바다로시원으로,시간과공간의한계를자유자재로연장하며시선이닿는모든곳을시적공간으로축조해낸다.돌을던지는저항은여전하되,지난시집들이불온한것들을노래하는락앤롤이었다면이번시집은육체적고통과정신적비애를연주하는불멸의교향곡을연상시킨다.금관악기,바이올린,토카타,푸가등클래식적오브제와활,행성,돌,모래,물등자연적메타포를통해생의고단과존재의아이러니를합주한다.생사의음(音)이불협하는통증의교향곡이시인문혜진의화려한귀환을알린다.

■칼로,활로!

“마더의속살,칼로,칼로열어도꽉다문뻘힘의바다조개,피투성이그마더의칼로수탉의목을치고메기머리통을찍어우리들을먹였지마더의칼과피,마더의몸에서내가처음내쳐질때,계속머무르고싶었던따스하고둥근마더의바다,우리는그때부터칼로,칼로,서로를버티고벼리며,피투성이길위에맨발로서있네!”-「마더의칼로」

교통사고로인한육체적고통과남편의문란한사생활로인한정신적고통을극복하고삶에대한강한의지를작품으로승화한멕시코화가프리다칼로를모티프로한시다.어머니와자식(딸)의관계,여성으로서어머니의삶이‘칼’과프리다‘칼로’사이를오가며서슬퍼런리듬을만든다.이외에도바이올린의현과활,가까스로버티고있는거미줄등선(線)들의상상력을통해폭력과그로인한통증을예민하게재현한다.

■종양과행성의간극

“아이가친구얼굴에돌을던진날/나의왼쪽가슴에서에베레스트가자라기시작했다/아홉개종양/아홉개행성/어디로향하는지모를산맥에누워/나는찢어진다/무한히팽창되는/내몸의판게아”-「소행성이카루스가날아오던밤」

부모-자식관계의본질을관통하는시다.아이의존재를종양의독립성에,그독립성으로인한고독을우주속행성의존재에비유하며상상력은현실너머로도약한다.내몸안에서일어나는일이지만세포의자율성에따라발육하는종양처럼나에게서비롯되었지만나와다른존재인아이에대한감정은대륙이찢어지기전의초대륙‘판게아’에비유된다.거대한분리로인한고통이재현된다.

■검은기원

“살의갱을뚫고막나온아기가/젖을물자/나는검은여자가된다/메갈로돈화석의검은이빨/검은손톱과/검은불온/검은아기집을가진/다시또검어질미래의여자/뜯어먹어날!/검은빵이라도좋아!/까마귀가될거야/아침부터울어대는재수,/재수가될거야(중략)우리가아직태어나지않았을적에/캄브리아기밤에,/다음봄에,/나는다시검은여자가된다/검은모성과/검은예언,/다시또검어질미래의여자”-「검은여자」

갱(坑),화석,까마귀,검은아기집,검은모성,검은예언…….검은색이미지속으로검지않은이미지들을빨아들인다.모든빛을빨아들이는검은밀도가마치블랙홀같은시다.색깔을잃었으므로언어는자유롭다.관습적색깔에의해존재가결정됐던관념과그관념에기생했던개념들도자유로워진다.

■모래의형이상학

“밤과낮이모두검거나흰,그런날들이었어아군이적군이되고적군이아군이되어,서로의뒤통수에보이지않는살상무기들,흰매가사막폭풍을뚫고지나갔어”-「모래의시4-사막의독트린」

4부에서는4편으로구성된「모래의시」연작이눈에띈다.그중「모래의시4-사막의독트린」은모래의운동성이가장표면적으로드러나고있는시다.작품해설을쓴허희평론가에따르면밤과낮의뒤엉킴,적과동지를나눌수없는상황이참혹한실제와숭고한실재가한프레임안에들어있는광경으로제시되고있는이시는미결정상태의정확한기술이돋보이는수작이다.

혜성은“시원의물질을고스란히간직한코스모스의화석”(칼세이건,앤드루얀,『혜성』)으로평가받는우주속의작은천체다.10년동안벼린80편의시가수록된『혜성의냄새』는일상에서경험한비애와폭력을관찰하며그비극의시원을이루는물질들을탐색한다.이뜨거운관찰의기록이야말로한국현대시속의작은천체,코스모스의화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