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글씨로 쓰는 것 (김준현 시집 | 양장본 Hardcover)

흰 글씨로 쓰는 것 (김준현 시집 |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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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김준현의 시집 『흰 글씨로 쓰는 것』. 인간 너머의 세계에서 인간성을 사유하는 철학적이고 감각적인 시 세계가 돋보인다. 저자는 쓰였지만 보이지 않는 흰 글씨로, 합의되고 분류된 존재에 대해 ‘있지만 정말 있는가’라고 질문하는 시를 써 나간다. 인간성에 가 닿기 위해 인간으로부터 가장 먼 곳의 감각을 불러 온다.
저자

김준현

저자김준현은1987년포항에서태어났다.영남대학교국어국문학과를졸업했다.2013년《서울신문》신춘문예(시)와2015년《창비어린이》신인상(동시)으로등단했다.

목차

1부육면체

순례자
타자
유리복습
시간여행자-수화
세례식
카를교의여행자
앉을곳
쓴것과쓰는것
정신과기록과몸-쿠마리서사
조감도
이시는육면체로이루어져있다
깃펜
오목(五目)

2부둘

둘의언어
0.5
둘의음악
맑은날
없다
흰글씨로쓰는것-1
현실의일
음과악-It’awonderfullife
12시내외
나의알리바이-묵비권
거식증
수용소
빈디
한줄의현악기
시에스타
이끼의시간
인어의날

3부흰옷을입은사람들

나의무문관
인간의것
있다
선생
면과벽
먼산을바라보았다
적당한존재
백색사원
돌아오는일요일
낯선곳
백의
해바라기의빛
유정란
흰글씨로쓰는것-2

4부희생양의젖을물고

빛의외도
신은날고기를먹는사람들의것이다
탕자의서-적
검은자
연옥의시-빅브라더의시대가끝나고
가고있는시계
나는원래두사람이었다
탕자의서2-네번째달
사물이보이는것보다가까이있는세계

작품해설?임지연
인공언어제작자,지구―헵타포드의비정한세계의기록

출판사 서평

‘사랑하지않음’으로쓰는사랑의속성
‘흰글씨’로쓰는감각의순례

인간너머의세계에서인간성을사유하는철학적이고감각적인시세계로주목받은신예시인김준현의첫시집『흰글씨로쓰는것』이출간되었다.시집『흰글씨로쓰는것』에는‘인간적인것’을밀어내려는척력이흐른다.김준현은인간의역사에서가장뿌리깊게고정되어있던언어,종교,사랑이라는가치들을흔들고의심한다.그는쓰였지만보이지않는흰글씨로,합의되고분류된존재에대해‘있지만정말있는가’라고질문하는시를써나간다.인간성에가닿기위해인간으로부터가장먼곳의감각을불러온다는점에서김준현의시쓰기는산책이아닌순례에가깝다.

■가볍게발생해무겁게지속되는언어놀이

나는싫어와실어를함께앓았지머리카락속의육,육,육을고기,고기,고기로읽고싶은날을참고나를참으며백팔배를해야해뱀이빠져나간뱀허물의수만큼,평생을벗을무엇을

(……)

또시를썼니?
나의시어들,나의싫어는나의실언은언제나나의시어들
볼일을보는개처럼말야
볼일도안보려는사람들의얼굴을말야

―「이시는육면체로이루어져있다」에서

김준현의비인간적의식과감각은가장먼저언어로향한다.그는익숙한법칙대로쓰인단어들을쪼개고덧대어새로운의미를증식시킨다.‘싫어’와‘실어’와‘실언’과‘시어’처럼닮은동시에다른단어가지닌동일성과이질성을선연하게보여주는식이다.이것은마치집중하는부분에따라오리로보이기도하고토끼로보이기도하는그림을보는것같다.인접해있으나완벽하게다른둘을자유자재로떼었다붙이는김준현의말놀이는우연처럼생겨필연적으로남는다.놀이의기발함으로발생해묵직한무게감을지닌사유를남긴다.이발랄하고지적인언어감각은그의시를따라인간의감각바깥을순례하며인간을탐색하는이들의걸음에경쾌한속도를붙인다.

■하나이면서하나이지않은둘의세계

두갈래로나뉜이어폰이
귀와귀로이어져있다

귀와귀가
어긋나는젓가락처럼어긋나는가락처럼
다른귀와닮은귀

(……)

속으로이어지는두가지감정을
하나의감정으로
믿고사랑하다가죽겠다고말하는단하나의감정

―「둘의음악」에서

하나이면서하나이지않은것들에대해사랑하지만사랑하지않는것처럼쓰기.이것은시인이‘인간적인감정’에대해부정하며감정에대해말하는방식이다.시집의2부,‘둘’의세계에서사랑하는이들은동일한기관이지만단독적으로존재하는양쪽귀나이어폰처럼동시에같거나다르게존재한다.그는함께인것들에대해말하지만함께있음에도각각단독자로서지닌차이와이질성에주목한다.둘이지만하나가되고자하는것은사랑의속성이다.그러나시인은사랑의속성을거부하며사랑에대해말한다.김준현이그려내는사랑의관계는두존재가하나가되는융합이아니라함께이면서동시에각자로존재하는공존이다.언제나사랑을의심했던섬세한독자들에게,이멀고도가까운사랑의속성을권한다.

[추천사]

김준현은검다/희다,글씨/종이의대립쌍으로비공동체적‘둘’의세계를구성한다.그는마치건축가처럼,바둑기사처럼,혹은인공기계장치처럼미학적(인공적)자기세계를만든다.최근이러한감각을보여주는시인을본적이없다.(……)김준현의시는소위인간적인것,휴머니즘적인가치와거리를두고있다.인간적감정,인간적감각,인간적시선,인간의윤리,인간의제도에대한긍정적관심이희박하다.따라서인간에대한공감을최대한배제한다.김준현특유의비?인간적능력은그의특이성과가능성을발견하게하는결정적미덕으로작용한다.

임지연(문학평론가)/작품해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