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벽에 붙어 잤다 (최지인 시집 | 양장본 Hardcover)

나는 벽에 붙어 잤다 (최지인 시집 |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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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2013년 《세계의 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한 최지인 시인의 첫 번째 시집 『나는 벽에 붙어 잤다』. 죽음과 삶 사이에 언어라는 줄을 걸어 아슬아슬한 외줄타기의 균형을 보여 주던 최지인은 이번 시집을 통해 보다 거세진 삶과 죽음의 진폭 앞에서도 외줄에 오르기를 망설이지 않는다. 삶과 죽음을 연결하는 외줄타기에서 최지인은 개인과 시대성이라는 두 개의 추로 중심을 잡는다. 그렇기에 최지인이 그리는 청년 세대의 빈곤 뒤에는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이나 세월호를 상기시키는 시대의 죽음이 자리하고 있다. 젊은 시인의 정제된 언어는 삶과 죽음, 개인과 시대를 오가며 담담한 슬픔과 애틋한 기쁨을 표현해 낸다.
저자

최지인

저자최지인은1990년경기도광명에서출생했다.광명과익산그리고안양에서자랐다.중앙대학교연극학과에서극작을전공했고,2013년《세계의문학》신인상을받으며등단했다.창작동인‘뿔’로활동중이다.

목차

1부어떤일이든가능한것처럼
돌고래선언13
이리14
비정규18
이력서20
미성년22
앙상블25
비보호28
400번의작화30
400번의난장31
출렁이는파도와시끄러운갈매기들32
기이한버릇을가진잠과앙상한C씨36

2부배를뒤집으면관이되지
그림자들의음악47
검은나라에서온사람들48
노력하는자세53
주말58
한치앞62
반의반64
저편의말66
개와돼지의시간70
병상73
추하고도아름다운78

3부우리는왜멀리서죽었을까
구름이검다83
올바른나체84
쌍생86
앞으로잘할것90
기쁨과슬픔을꾹꾹담아92
천천히말하기94
저녁에관한문제96
언더독99
언더스로우102
인간의시104

4부일상은계속될것
쓸모의꼴113
비탄의조상116
죽음이라는이상한말118
하나의통로120
항간122
레드존124
믿어야할앞날128
사소한유서131
아홉번의삶134
이후136
리얼리스트138

작품해설│이경수145
우울한미래의비망록

출판사 서평

먼먼과거와먼먼미래사이에서
현재를비집고나오는선한사람들의목소리

2013년《세계의문학》신인상으로등단한최지인시인의첫번째시집『나는벽에붙어잤다』가‘민음의시’시리즈로출간되었다.죽음과삶사이에언어라는줄을걸어아슬아슬한외줄타기의균형을보여주던최지인은이번시집을통해보다거세진삶과죽음의진폭앞에서도외줄에오르기를망설이지않는다.
삶과죽음을연결하는외줄타기에서최지인은개인과시대성이라는두개의추로중심을잡는다.그렇기에최지인이그리는청년세대의빈곤뒤에는5·18광주민주화운동이나세월호를상기시키는시대의죽음이자리하고있다.젊은시인의정제된언어는삶과죽음,개인과시대를오가며담담한슬픔과애틋한기쁨을표현해낸다.

■연인들의공동체

우리는아직젊고앞으로도젊을거야그때문에고통받을거야버는돈이적어서요절따위를두려워해야할거야

혼자서할수없는일은많다그중하나가사라지는일거기서보았던그림기억해?

나는너와손잡고그림앞에오래서있었다

―「기쁨과슬픔을꾹꾹담아」에서

최지인의시에는젊은부부의모습이자주등장한다.그들은맞벌이로생계를꾸려나가지만,작은집에살고늘가난하다.그러나그들은천천히말라죽어가는듯한삶앞에서맞잡은손을놓지않는다.최지인에게이연인들의공동체는더이상개인이시대에저항할수없어진오늘을버티는가능성이다.‘나’의곁에는내삶의지난함을생생히지켜보는‘네’가있고,‘나’역시‘너’의고통을가늠할수있다.그들은계속삶을두려워하며살아가야한다는사실을이해한다.그럼에도가장작은공동체이자가장애틋한공동체는서로의고통에고개돌리지않는다.사랑하기를멈추지않는다.최지인의시에서느껴지는슬프고따뜻한온기는여기서부터시작된다.

■궁지에몰린사람들

그런데우리먹고사는데돈이필요하지않다면다정한사람이되었을까

모니터앞을떠나지않는나에게
아침일찍일어나사람가득한지하철타는나에게
이렇게살고싶지않은나에게
긴긴슬럼프야,라고말하는나에게

―「인간의시」에서

최지인의시에는궁지에몰린사람들이자주등장한다.그들은구직중이거나간신히직업을구하더라도언제나쫓겨날위기에처한다.그들이겪는갑작스러운해고는죽음과비슷하다.최지인은그들의일상을통해삶의구차함과날선죽음의순간을동시에그려낸다.사는것도죽는것도두려워질때,시인은그순간으로부터자신을보호하기위해담담하고섬세한언어로연약한벽을만들어두른다.하지만현실은언어보다냉혹하고,결국그벽은부서져버리고만다.최지인의시에서느껴지는근원적인쓸쓸함은결국엔현실앞에서부서질언어의벽을끊임없이정성스럽게짓는것에서시작된다.

■믿어야할앞날

비행기가활주로를달린다
무사히이륙하겠지
착한사람들

―「리얼리스트」에서

결국최지인의시가최종적으로도착하는곳은미래에대한소극적인확신이다.궁지에몰린착한사람들을태운비행기가무사히이륙하길바라는미래를시인은“믿어야할앞날”이라고말한다.그러나시인이품은작은희망이순진한낙관으로는느껴지지않는다.앞선시들에서보여준삶과죽음의이미지를통해그가진정한“리얼리스트”임을알수있기때문이다.최지인은오늘의젊은시인들중가장날것의현실을보고말하는사람이다.그가“믿어야할앞날”이있다고말한다면그믿음에동참하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