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류하는 흑발 (김이듬 시집 | 양장본 Hardcover)

표류하는 흑발 (김이듬 시집 |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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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모든 페이지가 끔찍한 스토리인 이 세계를 끝내 마저 사랑하고야 말겠다는 시인의 고백 『표류하는 흑발』. 오독과 오기를 감수하며 불손한 감각과 아름다운 언어로 매 시집마다 새롭고 유려한 세계를 보여 준 김이듬 시인의 새 시집이 ‘민음의 시’ 239번째 책으로 출간되었다. 시인은 『표류하는 흑발』을 통해서 도발적인 탄식으로 공동체의 폐부를 찌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끔찍한 이 세상을 마저 사랑하려 함을 고백한다.
저자

김이듬

저자김이듬은진주에서태어나부산에서성장했다.2001년《포에지》에시를발표하면서등단했다.시집으로『별모양의얼룩』,『명랑하라팜파탈』,『말할수없는애인』,『베를린,달렘의노래』,『히스테리아』,장편소설『블러드시스터즈』,산문집『디어슬로베니아』,『모든국적의친구』등이있다.

목차

1부이신음이노래인줄모르고
밤의거리에서혼자13
젖은책14
간주곡15
오월의오후18
게릴라성호우20
불우이웃22
자존심25
물위의잠26
각얼음28
평범한일생30
살아있는시체들의낮32
마카롱35
여기사람아니죠38

2부우리들을사랑으로부터구하소서
마지막미래43
표류하는흑발46
너의스파이48
행복한음악50
A452
내치마가저기걸려있다54
철수56
나선형계단59
옷걸이60
이날을위한마비62
인종차별64
나의수리공65
한사람66
공중뿌리68
딴따라71
예술과직업72

3부만약착한새가있다면노래하지않을테지
눈오는날77
비탄없이가난한78
하직80
본능적으로82
생존자85
눈먼여자였다가88
파견지에서90
직면93
창가에서94
육체시계96
그리다만여자98
나의악기가되어줄래101
우연히이곳에서104
나는춤춘다106

4부우리가만난날이오늘이아니라내일이었으면
호명111
뼈악기113
연희동114
움(Womb)116
푸드트럭119
늪120
발코니122
무익한천사124
복면을쓰고126
습기없는슬픔129
그림자의그림자132
하반기134
노량진136

작품해설│김수이
내안-밖의피투성이소녀139

출판사 서평

■우리는사랑하고악하고춤춘다
김이듬의시는다양한인물들의다층적인목소리로채워져있다.그들은대부분불가피하게사람이지만,조금모자라게살아있는인간이다.시인은세계의표면에겨우서있는존재들을거침없고솔직하게호명한다.연민이자자애의태도가아닌,그저있는그대로의모습으로.환대의제스처가아닌의도된오해와위악적인해석으로김이듬의시는인물들을보듬고,독자들을사로잡는다.
김이듬은세계의표면에방류된모든존재를자신의방식대로사랑하고있는것이다.자책하고자학하면서도,자책과자학의원인을제공한세계를놓지못하고,남아있는사랑마저나쏟아버릴태세로시편들은되레침착해진다.보편적인사랑이아닌부작용의사랑으로,일관되어미끄러지는세계의내면아닌,울퉁불퉁하고까끌까끌한세계의표면을걷는데『표류하는흑발』은주저함이없다.비틀거리는발걸음은경쾌한스텝이되고,균형을잡으려는몸짓은유연한웨이브가된다.시인은,춤을추고있는것이다.

■마저이세상을다사랑할것처럼
더욱깊어지고넓어졌으며그리하여입체적이게된김이듬의세계는기어이,공동체의폐부로육박해들어온다.우리는1세계에서은근한인종차별에시달리는소수자였다가,서울한복판에서어두운피부의유학생과노동자를대놓고차별하는다수자가된다.세월호사건에슬퍼하고감응하는인간이며동시에이세상에그럭저럭잘맞춰돌아가길원하는인간이기도하다.우리모두가사랑하는사람이고,악한사람임을시인은잘알고있다.그것들을모두포용하고포옹할수있을까?
김이듬이선택한방법은표류하는것들을향한춤이다.세계와삶의배치를바꾸는몸짓이다.이춤(시)에는다소부작용이있다.사람들에게뒤로가는것처럼보일수도있다.기괴해보일수도있고,복잡해보일수도있다.어떤반응이든,김이듬이부작용은사랑하고악한독자모두에게모종의작용을불러일으킨다.이렇게작용/부작용이시작된독자의삶은그전의삶으로돌아갈수없다.『표류하는흑발』은독자의감각을바꾸는시집이될것이다.마저이세상을다사랑할것처럼.

■추천의말
김이듬의춤추기는‘가슴’(마음)보다먼저‘젖가슴’(몸)을옮기는일이며,“이곳에살기위하여피하고흥분하고싸우”는것과동등한행동을실천하는일이다.리듬을느껴야하고,도래하는‘당신’과‘죽음’을인정하고포옹해야한다.(……)그렇게‘나’는춤추고,“매순간의나를석방”한다.‘나’의안과밖에서평생함께해온‘피투성이소녀’들도함께.
-작품해설에서│김수이(문학평론가)

한밤의복도에엎드려김이듬의시집을읽는다.닿을듯먼곳을표류하는흑발을애써잡으러위태롭게오른손을뻗는자세가된다.그러나잡히는것없이,내몸은기운다.이럴때균형을잡으러바닥을짚는왼손에김이듬의시는집중하는것같다.복도와습지,골목과파견지의바닥을짚어나간왼손.지난생의온갖먼지와이물질과유리조각이다닥다닥붙은손바닥.나는시집을짚어나갔던두손을들어소리나게마주치어털며,시집『표류하는흑발』이우리의마지막실감이될것임을강력하게예감하는것이다.
-서효인(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