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험과 소년과 계절의 서 (안웅선 시집 | 양장본 Hardcover)

탐험과 소년과 계절의 서 (안웅선 시집 |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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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2010년 《세계의 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한 안웅선 시인의 첫 시집 『탐험과 소년과 계절의 서』에서 시인은 종교와 세속, 삶과 죽음을 섬세한 감각으로 탐구한다. 운명을 떠받치고 있는 두 축들은 평행한 듯 교차하고, 따로 떨어진 듯 한 몸이다. 이 세계의 아이러니는 시집을 관통하는 쓸쓸하고 오래된 비밀이다. 그것을 발설하는 안웅선의 화자들은 한없이 투명하고 유약한 성장기의 소년처럼 보이는 동시에, 세상을 전부 살아 버린 노인처럼 보인다.
저자

안웅선

저자안웅선은1984년순천에서태어났다.
2010년《세계의문학》신인상을받으며등단했다.

목차

1부

환절기
탐험과소년과계절의서
표류
밀연(謐戀)
청록,포도가자라는자리
미사
검은잎에흰바람
자수
편지들의이스파한
우기
라플란드의오로라
발신
섬의하루

2부

놀이터로가기
미션스쿨의하루
오랜,고요한복도
과학경시대회
꼬마하마키보코
묵음
정화(靜話)
오늘
Michelle
면(麵)
구름속에서는안부를
초콜릿
지붕위의여우들
사생대회불참의변
기적을되돌리는숲
펭귄,펭귄,펭귄
박물학자의고백전집
자서
엔딩크레딧

3부

내일
핑크팬더와바닐라맛웨하스
스페이드,A
도망자의비탈
기념촬영
희망봉을돌아서
외국인묘지
밀수꾼의지팡이
바빌로니아의달
마르첼리누스
사도들
대책없는파랑
폭설과체리
바다와사과
위험한독해
페르가몬의양피지
단념
태양은가득히

작품해설-장은석
미지의친구들에게

출판사 서평

모든죽어가는것들을위한소년의기도
오래된세계의비밀을발설하는나직한목소리

2010년《세계의문학》신인상을받으며등단한안웅선시인의첫시집『탐험과소년과계절의서』가민음의시240번으로출간되었다.안웅선은“쇳물이녹아떨어지는듯강렬한이미지들의병치효과와고고하고서늘한언어를구사한다”는평을받으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첫시집『탐험과소년과계절의서』에서시인은종교와세속,삶과죽음을섬세한감각으로탐구한다.운명을떠받치고있는두축들은평행한듯교차하고,따로떨어진듯한몸이다.이세계의아이러니는시집을관통하는쓸쓸하고오래된비밀이다.그것을발설하는안웅선의화자들은한없이투명하고유약한성장기의소년처럼보이는동시에,세상을전부살아버린노인처럼보인다.

■난독증을앓고길을잃는,가장약한존재가보내온엽서

나는혀에통증의지도를그려온사람들의얼굴을돌에새겨신을기른다

(……)

나는끊임없이질문합니다뒤집혀날아가버린우산과꺾여버린가지에남아있는잎들에대하여
눈감은나를돌아보고대답하는대신,태풍은아직내게비오는밤내어준당신의젖은등이라고비에젖어구멍난종이가방에색종이를오려붙여주어야한다고
-「표류」에서

상처입은사람은다른사람이상처입는일에민감하다.안웅선의화자들은언제고상처를입었던듯하다.세계에의해,무수한타인들에의해,스스로에의해따돌림당하고약해진소년화자는상처의흔적을안고탐험을떠난다.표제작「탐험과소년과계절의서」에서“난독증을앓는소년”이헤매는것은문장과문장사이뿐만이아니다.너무일찍고통을알아버린소년은“살아있는것만”,“아름다움만”보고싶었으나정작그는모든죽어가는것들,고통받는이들을응시하게된다.필연적인고독과고통을목격하게될때마다숨을깊게들이쉬고한글자한글자“모두의이름을받아적”는다.그와중에“누구의편도들어줄수없어슬퍼지는”소년의마음은『탐험과소년과계절의서』에드리워진묵직한정서다.유약한소년이그의언어로다시써낸고통의장면은오래된설화처럼,혹은먼곳에서온엽서처럼우리에게도달한다.

■그럼에도불구하고,독해되지않는타인을위해내미는손

실패하고실패하고실패했으면좋겠어

(……)

그러면,지붕위의아찔함에도비켜서지않는고집이생길텐데
평원에장미가자라고꽃잎을빻는향기에취해나는인간이되었을텐데

밤이면사뿐히지붕을넘나드는여우들
혼자서만꾸는꿈으로도나는셀수없는편지를쓴다
-「지붕위의여우들」에서

종교와세속,삶과죽음처럼서로등을맞댄채떨어지지않는세계의아이러니는인간이지닌욕망의아이러니와도닮아있다.“나를위해기도합니다”와“나에게필요한건너였는지도모릅니다”(「미션스쿨의하루」)사이에는타인으로부터영원히오독될것이라는불신과,독해되기를기대하는일말의믿음이한데자리한다.“네얼굴에서/내말들은언제부터쓸모가없어진걸까”(「사도들」)라고묻는시인은발신한언어가제대로수신되지못하고독해되지못한채로남은상황에비애를느낀다.그러나시인은가닿지못하고힘을잃는말들을쉽게포기하지않으며,오히려이때“아찔함에도비켜서지않는고집”과“결의”(「지붕위의여우들」)를품는다.아이러니가세계를작동하게하듯,상반되고엉켜있는욕망역시‘나’의삶을작동시키는것이다.시인은삶의비밀로서의오독을껴안으며,자신을오독하거나수신거부한타인을독해하기위해다시한번손을내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