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기둥

책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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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제36회 김수영 문학상 수상 시집 『책기둥』. 수상자 문보영은 2016년 중앙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한 신인으로, 『책기둥』에 수록된 시 50편 중 42편은 어느 문예지에도 소개되지 않은 미발표작이다. 이번 수상으로 문보영은 등단 이후 최단 기간에 김수영 문학상을 수상한 시인이 되었다. 이는 등단 후 문단의 주목을 받아 오던 젊은 시인들이 첫 시집을 내는 등용문으로 일컬어지는 김수영 문학상으로는 이례적인 일이다. 바야흐로 아직 아무도 펼쳐 보지 못했던 미래의 탄생이다. 문보영의 시는 전위를 두려워하지 않는 과감함과 이야기 형식으로 써내려 간 매력적이고 독자적인 언어로 가득하다. 동시에 우리 일상의 소소한 모습들을 시로 옮기는 시선에서는 진솔함과 다정함을 느낄 수 있다. 낯섦과 새로움, 일상과 비일상이 교차하는 한가운데에 바로 문보영의 시가 있다.
저자

문보영

지은이:문보영
1992년제주에서태어났다.2016년중앙신인문학상으로등단했다.2017년시집『책기둥』으로제36회김수영문학상을수상했으며상금으로친구이신애와피자를시켜먹었다.

목차

1부
오리털파카신
입장모독
“_________*”

불면
모자
그림책의두가지색
지나가는개가먹은두귀가본것
공동창작의시
호신

2부
얼굴큰사람
뇌와나
입술
쓰러진아이
역사와신의손
도로

파리의가능한여름
무단횡단은왜필요한가
과학의법칙
빨간시냇물원숭이
남는부분
하얀공장

3부
N의백일장의풀숲
복도가준비한것
진짜눈물을흘리는진짜당근
수학의법칙

공원의싸움


슬플땐돼지엉덩이를가져와요
도끼를든엉덩이가미친사람
위주의삶
그는아직미치지않았다

4부
모기와함께쓰는시
멀리서온책
프로타주
출구가아닌곳에모인어린이들
역사와전쟁

뾰루지를짠다
아파트
식탁위침묵
시인과돼지
정체성
포크는방울토마토를찍기에알맞은도구인가
그녀들
택하는방식
책기둥

작품해설?박상수
기기묘묘나라의명랑스토리텔러

출판사 서평

살아있음의아픔을
명랑한이야기로돌파하는
젊은시인의탄생


제36회김수영문학상수상시집『책기둥』이출간되었다.수상자문보영은2016년중앙신인문학상으로등단한신인으로,『책기둥』에수록된시50편중42편은어느문예지에도소개되지않은미발표작이다.이번수상으로문보영은등단이후최단기간에김수영문학상을수상한시인이되었다.이는등단후문단의주목을받아오던젊은시인들이첫시집을내는등용문으로일컬어지는김수영문학상으로는이례적인일이다.바야흐로아직아무도펼쳐보지못했던미래의탄생이다.
문보영의시는전위를두려워하지않는과감함과이야기형식으로써내려간매력적이고독자적인언어로가득하다.동시에우리일상의소소한모습들을시로옮기는시선에서는진솔함과다정함을느낄수있다.낯섦과새로움,일상과비일상이교차하는한가운데에바로문보영의시가있다.

■익숙한것을낯설게하기

문보영의시는낯선시적장치들을활용하여우리눈을사로잡는다.수학공식과도형을사용하거나,희곡처럼인물들의대사를삽입하며우리에게익숙한시의형식을깨트린다.마치소설의매력적인첫문장을읽은뒤그이야기속으로빠져드는것처럼,문보영의시는첫행에서자신만의기발한세계로독자들을끌어들인다.그문장을타고흐르다보면우리의삶은하염없이멀어져지구밖으로밀려났다가,속절없이가까워져소파위에덩그러니놓인뇌와마주하는식이다.문보영의전위성은책과도서관,빨래,코스트코빵과같은일상에서시작되고,삶을낯설게바라보기위해존재한다.매일매일반복되는일상으로권태에파묻힌이들에게문보영의시는삶을낯설게함으로써다시그것을체감케하는것이다.

■세계가거대한도서관이라면,사람이한권의책이라면

『책기둥』에서가장많이등장하는사물은책이고,가장많이등장하는공간은도서관이다.문보영은시집전반에걸쳐우리가사는‘세계’그자체를도서관으로가정하며그곳에서자신의상상력을펼쳐나간다.한편책은한사람의삶이다.그책들은모두아무리읽어도해독할수없거나,모두똑같은내용으로쓰였다.내가손에쥔책은타인의삶이고,반대로다른이의손에들린책은나의삶이다.그럼에도문보영의시에등장하는화자들은언제나책을읽어내기위해시도한다.문보영에게독서는개인의내밀한경험이아닌삶과공명하는순간을그린다.나의삶뿐만아니라타인의삶까지,끝내해독하지못하더라도손에쥐고읽어보는것에서부터시작된다.책과도서관이떨어질수없듯이,세계와삶또한맞붙어있다.문보영은작고사소한장면들로이거대한알레고리를다시조명한다.

아무책한권골라집는다도서관은조용하고조명이밝다사서는날마다하늘나라색와이셔츠를입고카운터를지킨다도서관사서가매번같은색와이셔츠를입어서오늘과어제가,어제와엊그제가,어제와내일모레가구분되지않는다

(중략)

사내는책을탁,덮는다방금누군가나를포기했다

―「정체성」에서

■시인이라는이름의스토리텔러

문보영은시를통해이야기를들려주는시인이라는이름의스토리텔러다.시속에서펼쳐지는이야기는매일똑같이흘러가는일상을재현하는동시에우리가미처알아차리지못했던낯선일면들을되짚는다.삶의아름다움과시의비루함을동시에맛보며,다시한번‘살아있음’을느끼는이과정은반복되는일상으로느꼈던권태로움을후퇴시킨다.문보영의첫시집은모든감각을마비시키는지루함으로부터잠시멀어질수있는이야기로가득하다.이제시인이들려주는이야기에오감을열고귀기울여보자.우리의삶이일상의중력으로부터잠시나마해방될수있도록.

■작품해설에서

지구는계속돌아야하고이야기는계속만들어져야한다.이말은다음과같이번역될수있다.'현실이있고그다음에시가있는게아니라시가먼저발명되어야현실이생긴다'라고.문보영의시적화자가감각하는현실은텅비어있기에이야기를만들어현실을조달해야한다.(……)‘이야기만들어내기’만이우리를구원한다.물론아주잠깐이겠지만.그래도괜찮다.아주잠깐을계속반복하면되니까.그렇게잠깐은잠깐의반복으로그잠깐을지속할수있으니까.―박상수(시인·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