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홀 (허형만 시집 | 양장본 Hardcover)

황홀 (허형만 시집 | 양장본 Hardcover)

$9.00
Description
다정한 눈으로 사람을 보고
겸허한 귀로 자연을 듣는 이토록 순수한 서정시의 황홀

삶을 대하는 진솔한 시선과 아름다운 우리말로 서정시를 노래해 온 허형만 시인의 신작 시집 『황홀』이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시집에 수록된 77편의 서정시에는 삶이 주는 기쁨과 경이로움뿐만 아니라 가끔씩 찾아오는 쓸쓸함과 비애가 겸허하게 담겨 있다. 치장하지 않고, 왜곡하지 않은 삶의 모습을 그리기 위해 시의 용광로에서 달군 순수한 낱말들은 시집 곳곳에서 반질반질하게 빛을 발한다. “그리매”, “명지바람”, “어둑새벽” 같은 우리말들이 환기시키는 정서는 이제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귀한 것이 되었다. 그 지역에서만 맛볼 수 있는 별미처럼 『황홀』에는 이제 허형만 시인이 아니고서는 느낄 수 없는 말맛으로 가득하다.
이번 시집에서는 시인의 산문과도 만날 수 있다. 1973년 《월간문학》으로 등단한 이래 45년간 시 쓰기를 멈추지 않은 시인은 책 끝머리에서 문학과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 서정시는 곧 언어의 본질에 가닿은 가장 순도 높고 깨끗한 생명체라고 말하는 시인은 시집에 수록된 작품들을 통해 그 말을 증명해 낸다. 『황홀』은 작품에서부터 창작론까지 허형만 시인 그 자체를 상징하는 기념비적인 시집이다.
저자

허형만

1945년전남순천에서태어났다.1973년《월간문학》에시「예맞이」를발표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淸明』,『비잠시그친뒤』,『영혼의눈』,『그늘이라는말』,『가벼운빗방울』,『황홀』등열여섯권의시집을출간했다.영랑시문학상,한국시인협회상,한국예술상,펜문학상등을수상했다.현재목포대학교명예교수로있다.

목차

1부
주름에관한보고서
그무렵
번짐과스밈
황홀
수첩
기억의회로
침묵의정원에서
절집에서

난해한시읽기
한소식듣는다
첫눈
푸른냉장고
상가에서
달과나무

2부
만개
아무튼나는
실리나스를지나간다
외로운소나무
주일아침
파피꽃
양귀비꽃
야나가와1
부레옥잠
다이아몬드꽃
쉐인테인유적지에서
수상마을
이라와디강
후쿠오카의아침
동갑
맨발
야나가와2
풍경

3부
별들이노숙자처럼
무슨진리를찾아들어가듯
신성한바람이
화접(花接)
솔빛
씨앗
응시
느티나무
고라니를만나다
오,장엄
겨울자작나무숲
오,화엄
촛불이들불처럼타올라
소리들
평창
고양이
시마(詩魔)야놀자
저,그늘
지리산구절초
독도

녹슨메달
평화의소녀
구파발역
촛불

4부
한생애가적막해서
그사이
내심무천(內心無喘)
낯선풍경
말씀
생오지
그리움
석양
율동공원
의자
뼈는귀도밝다
발을씻겨준다
보인다는것
단계(丹桂)
새해의기도
향기
오월햇살
휘추리
부활

시인의글
나의삶,나의문학

출판사 서평

■낯선땅에서기록한시의순례

미얀마에서는파고다에들어설때마다
신발을벗어야한다
미얀마에서는부처님앞에서
맨발이어야한다
맨발처럼가장낮은마음이세상에또있을까

지상의고독,지상의슬픔도
모두맨발보다더위에떠도는것
고개를숙이고,허리를공처럼구부려야
따가운지상과입맞추는맨발이보이느니
맨발은자신이지상에서
가장겸손한존재임을안다
―「맨발」에서

우리나라의자연을향토적인서정으로노래해온허형만시인은이번시집에서세계여러나라를여행하며쓴시들을한데모았다.시인은티베트와미얀마,중국과일본,미국을넘나들며이국적인풍경에서자신만의서정을발견해나간다.미얀마의파고다에서신발을벗고맨발로들어서는것을보며“맨발처럼낮은마음”에대해이야기하고,천년의역사를지닌채무너져내리는쉐인테인유적지를바라보며고독함과적막을그린다.“여행과변화를사랑하는사람은생명이있는사람이다.”라는격언을증명하듯허형만시인의시는이국의풍경에속한모든사물과존재에경의를표한다.

■시와일상의끊임없는순환

시의첫언어를찾아가듯
늘걷는길처음인양새롭고
어제본저반짝이는솔빛도
깊은기다림처럼새롭다
새롭다는건심장을뛰게하는거
아,늘보아도지치지않는
한줄의시처럼
―「솔빛」에서

허형만시인의시는일상에서시작해일상에서끝난다.일상에서시를발견하고,다시시를통해삶을깨닫는선순환은정제된서정시의미학을완성시킨다.손자가한글자씩또박또박책읽는소리에서다시말을배우고,이삿짐을정리하다발견한녹슨메달을보며자신의시를생각한다.언어를비틀지않고,말수를아끼며,시의순수한근원에닿기위한시인의노력은삶에대한애정에서시작된다.시의역할이사물의본질을관통하는것이라면,허형만시인은다정한시선으로아무도상처입히지않는순수한생명의진실을사물에서길어올린다.허형만시인은시를통해우리의일상이아름답고충만할수있다는것을증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