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와의 키스 (배수연 시집 | 양장본 Hardcover)

조이와의 키스 (배수연 시집 |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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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2013년 《문학수첩》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한 배수연 시인의 첫 시집이 민음의 시 244번으로 출간되었다. 시집 『조이와의 키스』로 첫 인사를 한 ‘조이’는 박하사탕을 와작 씹었을 때 퍼지는 강렬한 향처럼 우리에게 온다. 슬픔이 만연한 세상에 찾아온 기쁨은 반가운 동시에 낯설다. 그러나 조이가 시종일관 던지는 농담, 엉덩이를 흔들며 추는 춤은 불쾌한 삶을 유쾌하게 살아 내려는 최선의 몸짓이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그 삶의 단맛부터 매운맛까지 전부 느끼겠다는 의지다. 배수연은 생의 모든 맛이 담긴 사탕 바구니 같은 시집을 우리에게 내민다. ‘엔조이(enjoy)!’라고 외치며. 혹시나 슬픈 표정을 짓고 있을 당신에게 생의 단맛을 잊지 않기를 제안한다.
저자

배수연

1984년제주에서태어났다.
이화여자대학교에서서양화와철학을전공했다.
2013년《시인수첩》으로등단했다.

목차

시인의말

1부
여름의집
조이와의키스
오로라꿈을꾸는밤
청혼
조이와의여행
비숑큘러스
기념일
닥터슬럼프
트럼펫트램펄린
조이라고말하면조이라고
고백
우리들의서커스

2부
태어나자마자눈을감아야하는마을이있다1
지붕수집가
살아있는생강
한모금씨이야기
오렌지빛줄무늬교복
병원놀이
그는참좋은토스트였습니다
태어나자마자눈을감아야하는마을이있다2
우리에게시가
메헤뿔의요리사
코스타리카의팡파레
엉덩이가많은정원

3부
바람부는날의미소
주머니없는외투
생일
SINKHOLE
파이프오르간이없는집
저,수지

조이의당근밭
크리스마스해피밀
8에게
방주
추락자들
야간비행
다음계절
피터팬케이크

4부
유나의맛
격자무늬풍경
물과방과우울
Set
푸딩
11.6
5
여태
내가노인이었을때
비행하는새들이다리를숨긴다
유기견
11.2
바늘허공
깃발
휴일

작품해설│양경언
기쁨은어떻게오는가

출판사 서평

맵고탁한세계를와락끌어안는,
그대를속이는삶을향해키스를보내는,
조이의생활방식

그렇게기쁨(joy)이된다
졸린조이는테이블위로홍차를쏟을것이다
테이블보는내옆에널릴것이고나와태양은숨은얼룩을다시찾아낼것이다
*
자주물구나무를서는조이
다리사이로발목을감사는매끄러운얼굴
거꾸로선사이신발위로구름처럼흘러갔을조이의유년
-「조이와의키스」에서

배수연의첫시집『조이와의키스』에서돋보이는것은단연‘조이’라는이름의시적자아다.『조이와의키스』는농담과비명이빼곡히적힌일기,혹은슬픔과기쁨이뒤섞인집같아서우리는그안에서생의시간을보내는조이와마주하게된다.한권의시집안에서조이는자란다.진실을향해깔깔웃는심술궂은유년의모습에서삶을향해조용히미소짓는성년의조이로.“벌써세상이끝나서는안”된다고말하는마지막긍정을지닌채로(「고백」).공기처럼자욱한폭력의한가운데서자란조이는‘그래도삶쪽으로’윙크를보낸다.흰테이블보에홍차를쏟고,물구나무를서서세상을거꾸로보는(「조이와의키스」)장난기어린조이의시선은말하자면시인배수연이보여주는생을사랑하는방식이다.여기저기에기쁨(joy)을흩뿌려놓은시인덕분에우리는팅커벨처럼조이를어깨위에앉힌채시집을읽어가게될것이다.

용감해지는주문을외워볼래?
애인이사뿐히받아올린
비숑
거리로나와코너를돌자
엉덩이를흔들며반짝이는
큘러스
애인아
우리에게슬픔이있다면
짖지도못해모가지를꺾고죽는일은없을거야
-「비숑큘러스」에서

세계의거대함에위축되지않기위해시인은거듭주문을외운다.‘더가볍게,더장난스럽게.’그러나주문이걸린현실은참혹하다.“우리반회장이고정육점집딸”인‘나’(「오렌지빛줄무늬교복」)는배수연시에등장하는대표적인현실의소녀다.그가심심치않게마주하는이들은“주사맞기싫으면/선생님뺨에입을맞춰”보라고말하는의사(「병원놀이」),“유난히손목이가느다란여자애들을좋”아하는“그분”이다(「방주」).이들은아주쉽게여자아이들을다치게할수있고,시인은세상이그런존재들에의해굴러가기마련이라는것을알고있다.타락한세계가고착화되는속도와비슷하게소녀는자랐을것이다.『조이와의키스』는그숨막히는성장의시간을고스란히담고있다.배수연은위협적이고공포스러운세계에서성장해야할소녀들을위해시를쓴다.‘더가볍게,더진지하게.’기존세계가지닌서열을사뿐히무시하며문제에힘껏개입하는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