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모두 울고 난 얼굴 (이상협 시집 | 양장본 Hardcover)

사람은 모두 울고 난 얼굴 (이상협 시집 | 양장본 Hardcover)

$9.23
Description
전 세계의 슬픔을 통역하고
우는 사람의 등을 안으며 쓰는
초월과 포옹의 시
2012년 《현대문학》 신인 추천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시인 이상협의 첫 시집이 민음의 시 247번으로 출간되었다. 이상협 시인의 첫 시집 『사람은 모두 울고 난 얼굴』은 현직 아나운서로 활동 중인 시인의 독특한 체험의 자리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그는 앵커로서 데스크에서 미처 전달하지 못한 뉴스에 대해 느끼는 괴리를 미세하고 섬세한 시어로 빚어낸다. 또한 세계 각국을 취재하고 촬영하는 리포터가 되어 국경을 넘기도 하는데, 이때 앵커에서 여행자로 변모한 시인은 그가 지닌 유일무이한 카메라인 시로써 이국의 이미지를 담아낸다. 앵커, 여행자, 시인. 이상협의 시는 그가 몸을 바꾸면 그 사이에 생기는 낙차로부터 탄생한다.
저자

이상협

저자이상협
1974년서울에서태어났다.
2012년《현대문학》신인추천으로등단했다.

목차

1부나는조금만잘지냅니다

백자의숲
은행나무헬리콥터
오하이오오키나와
국화향
너머
화석(化石)
모른체
그믐의필경사
필름감광사
눈사람
敵들에게
소문
앵커
민무늬시간
비대칭행성
광화문
다국적자

식물인헐크
답과문
여행도감
피아니스트
기록
정동산책

2부가장멀리가는표정

서쪽구름
곡예사
옆모습
거울가면
불편한꽃
구름을빌려줘
유진코마리
헬싱키
하루
엘리베이트
생강차
내비게이트
라기보다는
식목일
식목일
유전
잘있어

3부눈뜬사람은감았던생각으로

시작하는神
후유(後有)
마투라
파계
스투파
인터뷰
스탄
다른나라에서
최초의멍게
레의여름
오르골
어항
모서리기별
정동산책
저절로하루
친필
인사
고래
掌篇

작품해설-함돈균(문학평론가)131
봄을기다리는겨울백자-한조울의풍경

출판사 서평

■같은곳에서다른언어로:시인이자앵커

마지막뉴스가끝나면한쪽귀를접습니다
뜨거운수증기로얼굴을지웁니다
세수를하면자꾸엄지손가락이귀에걸립니다

나는조금만잘지냅니다

―「앵커」에서

시집『사람은모두울고난얼굴』곳곳에는시적화자가“내가진행하는방송의멘트”(「저절로하루」)를떠올리는직업적에피소드가드러난다.언어가억압되었던시대에공동체의사건을전달해야하는앵커로서시인은수동적이고무력하다.시인은정치적상황에서진실의언어를말할수없는괴로운마음을“자기언어를증오했지만나는무사했다”(「기록」)라고고백한다.이고백에서시인은스스로를시대의피해자라고한정짓지않으며무사한존재의죄스러움까지끌어안는다.“마지막뉴스가끝나”고앵커로서내뱉은말이허공에흩어지면시인은그자리에서다시쓴다.뉴스가되지못하는부끄러움과분노에대해.이때시인이스스로에게느끼는경멸과우울은개인적기분에서시대적공분으로확장된다.시집전체에짙게드리운비애감은“광장이사라진”(「민무늬시간」)한시대의표정이기도하다.앵커의언어와시인의언어는그렇게같은곳에서다르게쓰인다.

■다른곳에서같은언어로:시인이자여행자

세계각국에서나는태어납니다
가난한나라의내가아플때
높은나라의나는숨이찹니다

나는활선공이됩니다
송전탑에올라감전처럼마음과마을을잇습니다

(……)
극지의내가적도의나를생각하면
알레포의내가용산에서식은땀이납니다

―「다국적자」에서

『사람은모두울고난얼굴』에는무수한지명들이등장한다.광화문과여의도부터오키나와,헬싱키,미얀마까지.시인이지닌공감의감각은자국에서벌어지는일들에대해서민감할뿐아니라시간과공간이멀어진‘다른나라에서’도역시힘을잃지않는다.시인이느끼는시대의우울은한국어라는언어를쓰는나라에한정된것이아니다.리포터라는직업으로인해장기여행자가된시인은어떤국적의사람들과마주쳐도그들과깊이연루되는능력을지녔다.오키나와에서서울을,용산에서알레포를생각하며지구상에동시다발적으로일어나는폭력을,그속에서무감하게살아내는이들을마주한다.여행지에서시인의눈이머무르는장면은“우는사람이우는사람을달래”(「오하이오오키나와」)는순간이다.다른곳에있지만같은것을느끼고같은것을말하므로시인이만난모든타인은곧‘나’다.그가포착한여행의이미지들은슬픔이만국의공용어라고말하는듯하다.

[책속으로추가]
얼굴로서로의얼굴을보여줄수있다면
가장멀리가는표정까지배웅하자

얼굴들이켜진다가등처럼
가루어선벽과벽사이에서
우리의군중들은마지막햇빛으로얼굴을지운다
무표정이웃음처럼보일때까지
―「거울가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