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하는 나의 새 인간 (김복희 시집 | 양장본 Hardcover)

내가 사랑하는 나의 새 인간 (김복희 시집 | 양장본 Hardcover)

$12.09
Description
동물과 인간이 사랑하고
사물과 언어가 분열하는
무섭게 아름다운 발명의 시
2015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시인 김복희의 첫 시집이 민음의 시 248번으로 출간되었다. 김복희는 등단 당시 “대상과 무관하게 낯선 의미를 빚어내는 발명의 시”라는 평을 받으며 개성과 존재감을 드러냈다. 시집 제목인 『내가 사랑하는 나의 새 인간』은 시인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의 조합이다. ‘사랑’, ‘인간’, ‘새’, 그리고 ‘나’. 이 단어들을 어떻게 조합해도 시집의 말하는 바가 된다. 새로운 내가 인간을 사랑한다는 뜻도, 내가 새로운 인간을 사랑한다는 뜻도, 인간인 내가 새로이 사랑을 한다는 뜻도 가능하다. 모든 조합은 조금씩 비슷해 보이나 방점을 어디에 찍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가 된다. 이렇듯 김복희는 섬세하고 단호하게 발명의 작업을 이어 간다. 발명의 첫 다발인 『내가 사랑하는 나의 새 인간』은 인간을 부르는 가장 낯선 입 모양이자, 사랑을 말하는 가장 새로운 목소리다.
저자

김복희

저자김복희
1986년출생.2015년《한국일보》신춘문예에당선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

목차

손발을씻고
새인간
청지기
새집
읽던책
모임
만든꿈
느린자살
노래에게도노래가필요해
양한마리
산이름짓기
빈방
발자국
채집도
개썰매에서풀려난개들
토마토라한다
멍든물
히든트랙
당신은이제깨어납니다
무대뒤의무대
백지의척후병
스카이라인
앵화
열아홉
길다
해상도
사다코씨에게
왕과광대
테마파크
플레이볼
저기

사유지
만원(滿願)
우리가본것
내일과모래사이
큰그림
결과물이아름답더라도나는개의치않아요
지진한가운데
캠프

도시의햇빛
덮어쓰기
땅을디디면서
거리로
사형수와도형수
한무더기젖은실타래속에서긴팔,복도로난모든문을넘겨보기시작한다풀려나온실에사람들이넘어졌다일어난다
연문(戀文)
녹조
잉어양식장
수인학교
그들은거의친구같았고
업계(業繫)
중문
웃는다
구원하는힘

작품해설|이수명
시의척후병―분열과시쓰기이야기

출판사 서평

■시인과동물과인간,혼종의사랑

당신양털깎는과정에대해알고있냐목화처럼
배를가를때유일하게저항하지않는동물이다
유순하며아픔을모르는동물이다

(……)

나는혼자가아니다
내가움직이고있다는것을잘아는양한마리
―「양한마리」에서

시집『내가사랑하는나의새인간』을펼치면다종다양의동물과식물과사물들이등장한다.이들은모두시적화자의애정어린시선을듬뿍받는이들이다.시인은같은종(種)인인간에게서멀어져오히려동물에가까워진다.종을넘어선우정을보여준다.반대로,인간인‘나’에게인간을가장낯선종으로두기를택한다.우리가평소에동물을보는것과같은거리감으로인간을본다.이러한‘탈인간’혹은‘동물되기’는인간에대한기대도없지만,인간에대한자만역시없는상태이다.사람이사람을사랑하는일이란누구나자연스럽게하게되는일이아니며,오히려끊임없이외우고중얼거려야할일,“선생님”(「수인학교」)이필요한‘인간성연습’임을주장하는듯하다.이렇듯김복희에게‘인간’은중요하지않은동시에중요하다.그래서더욱시인은멀리서다정하기를택한다.사람에게거리를두는동시에혼자내버려두지않는다.매,노새,양,벌레,꽃나무,건물다음으로,가장나중에인간의이름을부르지만,끝끝내부른다.김복희의세계에서인간인우리는저마다의거리를유지한채서로를봐주는존재가된다.친숙해하지않으며사랑하기.이것이시인이권하는인간을사랑하는새로운방식이다.

■서로의용기가되는,신종감수성

「죽고싶으면죽어도좋아
그전에이것만다써보자」
친구의맞은편에앉아연필을깎는다
(……)
사람들머리위로어깨위로
눈이온다고한다
꿈결같이사람을이
맞아죽었다
―「거리로」에서

세계를작동시켜온익숙한규칙혹은관행을모두부정하고,‘발명’쪽으로나아가고자하는시인이유일하게희망의여지를‘발견’하는관계는‘친구’다.이때김복희가보여주는친구관계는단순히희망적이지않으며,서로가서로의것을“얻어먹고”(「잉어양식장」)갉아먹을지도모른다는것을알고있다.이는마치혼자서도,둘이서도절뚝거릴수밖에없는청년세대의모습을묘파하고있는듯하다.또한시집『내가사랑하는나의새인간』속낯선이미지들은곧정상성의세계에서쉽게소수자가되는,이해받지못하는약자를떠올리게한다.동시에서로의용기가되는친구들의목소리로가득하다.시적화자가시에등장하는모든‘친구들’과나누는심상하지만심상치않은대화는모든소수자의어깨를감싸고의지를북돋기에충분하다.시인은힘없고,혼자이고,“죽고싶”어하며,여차하면“맞아죽”는그들을‘친구’라고부른다.그리고그들과함께“칼과연필을”챙기고,망설이지않고눈이내리는듯엄혹한세상으로나간다.약자와소수자가힘을얻게될미래의날을소망하는다음세대로의선언같다.김복희의시집을읽는우리는새로운감수성을환히틔워줄친구를얻게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