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화, 어두운 마음의 깊이 (이응준 시집 | 양장본 Hardcover)

목화, 어두운 마음의 깊이 (이응준 시집 | 양장본 Hardcover)

$12.00
Description
힘으로서의 슬픔
무기로서의 시

★이응준은 하고 싶은 말이 많은 시인인 것 같다.
제어할 길 없는 말의 분출은 생각과 감정의 원석(原石)이다. -정현종(시인)

★이 “얼음의 책”을 가득 채우고 있는
차갑고 새로운 텍스트의 일독을 널리 권한다. -김광규(시인)

이응준의 네 번째 시집 『목화, 어두운 마음의 깊이』가 ‘민음의 시’로 출간되었다. 소설 『국가의 사생활』과 논픽션 『미리 쓰는 통일 대한민국에 대한 어두운 회고』를 통해 우리 시대 통일 문학의 척추 역할을 했던 이응준은 832쪽 분량의 산문집 『영혼의 무기』통해 성찰과 반항을 재료로 수필을 지어 올리는 문장가의 면모 또한 확실히 보여 주었다. 그러나 소설가이자 산문가이며 칼럼니스트로 활약하는 이응준 문학은 시(詩)로부터 시작되었다. 이응준은 1990년 계간 《문학과비평》 겨울호에 「깨달음은 갑자기 찾아온다」 외 9편의 시를 발표하며 시인으로 출발했다. 2002년 두 번째 시집 『낙타와의 장거리 경주』 이후 10년 만에 세 번째 시집 『애인』을 출간했으며 그로부터 6년이 지난 오늘,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슬픔이 결빙된 한 권의 시집 『목화, 어두운 마음의 깊이』를 독자들 앞에 내놓는다. 서사적으로는 독창적 빈틈을 만들고 논리적으로는 한 치의 빈틈도 허락하지 않으며 작가와 논쟁가로 살아온 시간이지만 그의 마음속에서 시의 불꽃이 사위었던 적은 한순간도 없다. 끝내 제자리로 돌아오는 부메랑처럼 이응준의 문학은 변곡점에 이를 때마다 시의 자리로 돌아온다. 이번 시집에는 모두 87편의 시가 수록되었다. 절망과 싸우기보다 절망을 관통하는 시들이 특히 아름답다. 절망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고독을 삼켜야 할까. 이곳은 슬픔의 중력에 맞서는 이응준의 우주다. 독자들이여, 입장하시라!
저자

이응준

1990년《문학과비평》겨울호에「깨달음은갑자기찾아온다」외9편의시로등단했고,1994년《상상》가을호에단편소설「그는추억의속도로걸어갔다」를발표하면서소설가로데뷔했다.2013년1월부터2015년1월까지《중앙선데이》에21편의칼럼을연재하면서정치?사회?문화비평을시작했다.시집『나무들이그숲을거부했다』,『낙타와의장거리경주』,『애인』,소설집『달의뒤편으로가는자전거여행』,『내여자친구의장례식』,『무정한짐승의연애』,『약혼』,연작소설집『밤의첼로』,『소년을위한사랑의해석』,장편소설『느릅나무아래숨긴천국』,『국가의사생활』,『내연애의모든것』,소설선집『그는추억의속도로걸어갔다』,논픽션시리즈‘이응준의문장전선’제1권『미리쓰는통일대한민국에대한어두운회고』,산문집『영혼의무기』등이있다.2008년각본과감독을맡은영화「LemonTree」(40분)가뉴욕아시안아메리칸국제영화제단편경쟁부문,파리국제단편영화제국제경쟁부문에초청되었다.2013년장편소설『내연애의모든것』이SBS16부작TV드라마로제작방영되었다.영국일간지《가디언》은2013년5월27일자와2015년10월9일자에서장편소설『국가의사생활』을특집으로다뤄집중조명했으며,특히2015년10월9일자「한국의통일:소설은한반도의디스토피아적미래를상상했다」에서는2개의챕터(32매)를발췌번역소개했다.문화무정부주의조직‘문장전선’의일원.

목차

해후
목화,어두운마음의깊이
이세상
쓸쓸한서문을쓰고있는밤
이별이란무엇인가
멀리서얼굴을감싸다
내가괴로워해서는안되는일
우리사랑의지적기원
춘화(春畵)
폭풍우속에서깨달은것들
나의해골
백합과구름의연인

너에게서비롯된말
세상의감정
붉은잠수함
어둠은무엇인가
명왕성에잠들다
의지와표상으로서의슬픔
눈내리는내그림안에서
불꽃과비바람속에서
이승
하나님
폭풍에기대어
토토
십자가위에서피흘리고있는화두
인생
?꽃지옥행성에서띄우는강철엽서전문(全文)
긴편지
새로운나무
불에탄옷깃
어머니를잃은세상모든아이들을위한시
전갈자리전문(電文)
내안에이미오래전에
중년(中年)
이별

피뢰침을잃어버리다
북쪽침상
나무
나를뒤흔든사흘
너의시작
새벽기도
내개의눈동자에는
사랑에관한무의미소품D
비격진천뢰(飛擊震天雷)
성벽아래서
새벽
홀로있는자정의괘종시계소리
옹이
소도시에서사라지다
범패(梵唄)
결국
태풍이만들어지는곳
내가기도하는법
이제이마음이내게
인간
소년이잠든곳
화엄경(華嚴經)
당신의무조음음악E

인간의왼편,짐승의오른편
연옥에서보낸편지
몸의시
폭풍에관한침묵
저녁의수필
거리
이하고싶은말들이어디론가다사라지고나면
저검은숲이우리의묘지처럼불타오른다
자백
트럼펫을불어라
모독의변증법
얼음바다와흰코끼리와나의나타샤는
검은별가까이태양에서더멀리
슬픔
이어둠이아닌이곳
저녁의엽서
아버지
가을과겨울사이
악덕에관한보고서
희생이나를내려다본다
구원
사랑의시작
악몽
어두운밤과더어두운저녁의기도
눈내리는길을
서시

시인의글/무장시론(武裝詩論)
작품해설/김진수(문학평론가)_불꽃,혹은불과꽃의시학

출판사 서평

“그리고그는그해골의주인이
누군가를사랑했고
많은실수를저질렀고
후회했으나어쩔수없었고
죄사함같은거믿지도않으면서
기도를무슨몹쓸습관처럼중얼거리며살았다고”
-「나의해골」에서

이번시집에서는기도라는단어가많이쓰였다.기도는사유의운동을투명하게기록하는계기판이다.거대하고확실한외부세계가사라진현대사회에서우리가신뢰할수있는것은내면에서유동하는세계가전부다.시적화자가확신할수있는최소한의진실이자최대한의진실은자기내면에서끊임없이움직이는변증법인바,기도야말로마음의리얼리즘이다.그러므로기도는모더니스트들에게존재하는유일한하나의실체다.기도하고있거나기도안에들어간그의시는서정적모더니스트로서이응준시의색깔을선명하게보여준다.

“절망과내가이견이없어서외로웠던시절은다어디로가서
나는왜아직여기홀로서있나,막연히.”
-「목화,어두운마음의깊이」에서

이번시집의표제작은「목화,어두운마음의깊이」다.목화에는심연의이미지가있다.목화가피고진다는말은틀렸다.목화는피고떨어진다.바닥에떨어지지만바닥에닿는것으로끝나지않고끝을알수없는곳을향해떨어지는듯한목화.끝이없으므로추락하지않는목화는아득하고정처없는절망한마음의이미지를품고있다.이응준의시에서목화는이별과고독,외로움과슬픔이집약된서정적기호로다시태어난다.깊은슬픔을지닌‘목화’의감각은『목화,어두운마음의깊이』를대표하는하나의단어이자이응준의시로들어가는감각의입구이기도하다.

“사랑이여.아비규환이여.
나무만보면없는죄도만들어서진술하고싶던그시절의너와나는대체무엇이었는가.”
-「쓸쓸한서문을쓰고있는밤」에서

사랑은아비규환이다.무질서하고치사하다.그리고배반한다.그러나그아비규환의사랑이지옥이라면우리는기꺼이지옥의한가운데로걸어들어간다.그것도스스로.진술하기위해없는죄도만드는것처럼사랑은모순되고불가해하다.이전시집『애인』에서사랑의생생한건강성에대해노래했다면이번시집에서는불행과고독의물질로서의사랑,그러므로세계와이별한후에도살아갈수있는힘으로서의슬픔을노래한다.인간은슬프다.슬픔은힘이있다.인간은힘이있다.『목화,쓸쓸한마음의깊이』를읽는독자들은진격하는슬픔의이미지에얼마간짓눌릴지도모른다.그러나슬픔이힘으로변하는슬픔의생생한건강성또한목격할것이다.슬픔을뚫고뚜벅뚜벅걸어가는인간의경로는위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