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방향 (김유림 시집 | 양장본 Hardcover)

양방향 (김유림 시집 |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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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생각이 살아 움직이는 이상한 시의 나라
마르지 않는 이야기로 가득한 시의 미로
2016년 《현대시학》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시인 김유림의 첫 시집이 민음의 시 263번으로 출간되었다. 김유림 시인의 첫 시집 『양방향』은 끊임없는 내레이션으로 이루어진 영화, 혹은 꿈속의 일과 현실의 일을 이어 쓴 일기 같다. 시편마다 회상과 상상, 장면과 독백이 풍성하게 담겨 있어 홍학으로 크로켓 경기를 하고 식빵 나비가 날아다니고 카드 병정이 걸어 다니는 소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연상케 하기도 한다. 김유림이 만든 시의 나라에서는 생각이 장면을 뜨개질하고, 문장은 경쾌한 발걸음으로 산책을 다닌다. 그런 나라에서 ‘사과’나 ‘흰 접시’ 같은 단어들은 전에 없이 낯설게 느껴진다. 걷는 길과 머무는 시간은 한 방향이 아닌 양방향으로 흐른다. 과거와 미래, 왼쪽과 오른쪽, 안과 밖, 나에게 그리고 당신에게. 산책로가 미로가 되고 생각이 나라가 되는 곳. 시집 『양방향』은 그곳으로 독자를 초대하는 편지다. 이제, 우리 모두 수신인이 될 차례다.
저자

김유림

1991년서울에서출생했다.
2016년《현대시학》신인상을받으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

목차

1부
죽음과티코13
103호몽테뉴브릭14
프랑스마레지구16
앙코르와트19
해송숲22
수영해들어간다24
산업과운명26
사랑과꿈과야망29
푸른바다면도기32
건넌다34
하나의사랑37
미래의돌42
아마은하철도44
당신의K.46
이상자안으로오이가들어올것이다48

2부
이상자안으로양이들어올것이다53
모래바구니56
드가가드가에게58
재생주택60
부메랑64
도둑맞은편지66
추신:뒤에덧붙여말한다는뜻으로,편지의끝에더쓰고싶은것이있을때에그앞에쓰는말.69
행복같은것72
재활용74
해는머리에서머리까지77
벤치의앉은역사80
문제의문제83
공원이아닌나무세그루86
확실히서울89
의복의앉은역사92
쉬는방법94

3부
모자가두번삼킨보아뱀101
유리코끼리같아107
유리코끼리같아109
창문이아니라면말한다112
유리코끼리같아114
유리코끼리같아118
오늘의쌓기121
들어간다124
고요한밤126

4부
봇의이야기와편지131
J.베이비134
대화엔길이있다136
에버랜드일기139
화가의얼굴142
물건의미래144
흑백147
당신의K.150
양방향152
옥탑방의마무리155

작품해설조재룡
미로의미래―생각,그리고편지의탄생159

출판사 서평

■‘아는단어’를무너뜨리는도미노

로레알르엑스트라오디네어벨벳라커103호몽테뉴브릭입술에발라보았습니다창백한내얼굴에벽돌을발라넣자화사해보입니다몽테뉴가(街)벽돌로쌓은주택1층03호에사는아득한사람같습니다아침마다다른세기에눈뜨는꿈을꾸는사람같습니다거리가이만큼벌어집니다
-「103호몽테뉴브릭」에서

김유림의시는주로차분한진술로시작한다.마술사가놀라운마술을보여주기전태연한표정을짓는것처럼.“로레알파리르엑스트라오디네어벨벳라커103호몽테뉴브릭입술에발라보았습니다”하고시작하는시처럼.그러나시인은차분한목소리로우리를깜빡속이고는줄줄흐르는생각의급류를태워우리를아는곳으로부터“다른나라”,“다른세기”만큼멀리보낸다.상상의거리는벽돌색립스틱에서파리의겨울만큼벌어진다.“입술에대고손가락을더듬자벽돌이묻어납니다더,더듬어가서열쇠를꽂으면이국의언어가방주처럼떠다니는103호”(「103호몽테뉴브릭」)까지.알고있다고생각했던것들을와르르무너뜨리는김유림의시들은도미노같기도하다.우리는시에등장하는하나하나의낱말들,사물의이름은여지없이잘알고있으나시를다읽고난뒤에는알쏭달쏭한기분이된다.정말내가알고있던그것이맞는지의심하게된다.그러나이것은돌파해야할게임이아니라놀이에가까워서,우리는단지김유림의트릭에기꺼이빠져들면된다.

■메모같지만대화,독백같지만편지

돌다리를두드리려면,집에서나와냇물을찾아가야하고물살이세지않아야하고예상치못한폭우가내리지않아야한다이세가지경우를전부충족하는경우는드물다자가용이있어야하고하다못해자전거가있어야한다돌다리를두드리려면얕고잔잔한냇물에누군가가돌다리를이미놓았어야하고돌을,되도록평평한돌을이고와서소매와바지를걷고물속으로걸어들어갔어야한다
-「건넌다」에서

시집『양방향』은한사람이들려주는이야기같지만가만히귀기울여보면여럿이수런거리는듯한시편들로채워져있다.곰곰이읽다보면그수런거림은다름아닌독자인우리가시의문장을읽는동안되묻거나맞장구를치고있기때문이라는상상도가능하다.시인은촘촘히겹치며나아가는문장을쓰는데,사이사이우리가물음표를찍고맞장구를칠자리를만들어놓는것을잊지않는다.수록시「건넌다」는언뜻보면‘돌다리를두드리는방법’에대한메모처럼보이지만,누군가가“돌다리두드리려면어떻게해?”하고물어서시작된대화같기도하다.또?그래서?그러면?그렇지않을땐?하고이어지는긴문답.이대화는유쾌하고독특하면서도지금대화를나누는우리의안부를미세하게,들키지않게,걱정해주는것같기도하다.사소하고자잘한일상을기록하다가머나먼과거와오지않은미래사이,언젠가의우리에게안부를묻는엉뚱하고다정한편지.시인은편지같은시를쓰며제안한다.우리서로를알아가보자고.복잡한마음을한번나눠보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