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부터 오는 비인가요 (윤의섭 시집 | 양장본 Hardcover)

어디서부터 오는 비인가요 (윤의섭 시집 |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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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죽음과 고독에 대한 사유를 심미적인 언어에 담아, 간극의 에너지가 돋보이는 시편들을 선보여 온 윤의섭 시인의 여섯 번째 시집 『어디서부터 오는 비인가요』가 ‘민음의 시’로 출간되었다. 이전 시집들의 시선이 사랑, 죽음, 슬픔, 고독 등 생의 본질을 향해 있었다면 『어디서부터 오는 비인가요』에서는 현실 너머 미지의 시공간으로 시선을 던진다. 부재와 상실에 치열하게 아파하던 화자는 정체가 모호하지만 분명히 감지되는 순간과 감각들에 몰두한다. 제목의 형식처럼 이번 시집은 하나의 물음이다. 나도 모르는 새 내 몸을 적시는 비와 같은 감각들의 정체에 대해, 그 감각들이 어디서부터 온 것인지에 대해, 그리고 그 감각 이후 이곳에서의 생에 대해.
저자

윤의섭

1994년《문학과사회》로등단했다.
시집『말괄량이삐삐의죽음』,『천국의난민』,『붉은달은미친듯이궤도를돈다』,『마계』,『묵시록』이있다.

목차

감염
불미
카드

샤먼의저녁
신비주의자
착각의연금술
영원다양성
당신이잠들었을때
청어
고비(苦悲)
스산
신비성
차이

느낌
내상
전열(戰列)
파편
모호
흐린날에갇혀
신비
물고기풍경
가역성
머리카락
밀봉
모운
돌이킬수없는
명리

표랑
필담
성간
운주(雲住)
지경
비문증의날
아,눈
분(盆)
문을열자바람이불어왔다
워낙
혈안
게슈탈트
옥탑방이있었고흐느꼈다
이례적인
사라진편지
섬유유연제
향초
미열
행성의새벽
기연
구름이지나갈때
예후
바람속의벚꽃
유서(柳書)
국도에내리는비
세계명작선집
화음(華音)
양탄자
도착혹은도착
극려

작품해설┃조대한
아름다움의궤도

출판사 서평

■시간의질서가사라진곳으로부터

그래한때는불길해지기로했었어
못된주문을걸며깨어나지않기로했었어
왜냐면나는한무리의낙엽이몰려간따스한묘역에대해들은바가없었기에
곱돌의달이그어놓은참문을알아채지못했기에
그러나문밖의미래는어쩌면불사의사랑같은것이다
오히려풍경이라는바깥은살아움직였던것이고나여기서
폐기되어야하는파본의기록쯤이었다고
―「문을열자바람이불어왔다」에서

윤의섭의이전시집이생의가장근본적인곳에닿고자몰두했다면이번시집의화자들은삶과일정한거리감을유지한다.그들이가뿐한몸짓으로벗어난삶은시간의질서위에놓여있다.과거의사건이현재를낳고,그것이다시미래의일로이어지는인과의연쇄.시간의연속성은때로커다란짐과같아서가끔은요행과운을바라게된다.단번에미래를내다보기위해카드와운세로미래를점쳐보는일도이런바람과맞닿아있을것이다.그러나『어디서부터오는비인가요』의화자는행복한미래를약속해주는예언에는관심이없는듯하다.그는산책이라는사소한행위마저도“당신의의지가아니라수순이었을뿐”(「운」)임을알고있다.그리하여“그렇게살다갈”것이라고적힌운세를보고도아무렇지않다.이렇듯견고하게구축된인과의논리에서벗어나있는화자에게는“문밖의미래”같은다른세계의기미가감지된다.“끝장부터거꾸로읽어야하는책”(「스산」)처럼낯설고새로운시가이로부터시작된다.

■‘신비’를감지하는감각

이몇장의그림속에일생의전모가들어있다
그림을고른건나라고책임을전가해도
다가오지않은날들의풍경이고대부터그려졌다는거

조금무서워요
―「카드」에서

『어디서부터오는비인가요』의화자들에게는오감(五感)외에한가지감각이더있는듯하다.바로‘신비’를감지하는감각이다.눈에보이지않고,손에만져지지도않으며향기로공기중을떠도는것도아니지만분명히존재하는감각.시인은언어의그물로신비의기미를포획하려는시도를거듭한다.그렇게써낸시로짐작해보는신비의정체는일견막연하면서도,막연해서더욱직관적이다.미래의길흉을점쳐준다는카드의그림이먼과거로부터전해져온것이라는,“조금무서”운느낌이나“빗방울에스민구름냄새”와같은감각(「감염」),“별을바라보면잊혀간노래가들리”(「신비성」)는것같은순간들이시인이포착해낸신비의일면이다.그러나삶과일정한거리를두었을때새로운감각을획득했던것처럼,시인은신비역시완전히가닿을수는없는것이라고확신한다.“신비는다가서면달아나버리니까멀리바라만봐야하는”것이기에우리는때때로그일면만을엿볼수있다.지난한삶과일정한거리를둔채신비를감지하기.가장시다운역할을수행하는시편들이바로여기에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