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의 불확실 (오은경 시집 | 양장본 Hardcover)

한 사람의 불확실 (오은경 시집 | 양장본 Hardcover)

$10.19
Description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이 불확실할 때
홀로 선명해지는 순간의 감각들
이 시집은 희미하게 들려오는 그 고백들을 기억하듯이 기억하듯이 미리 써내려 간 유령 일기다. 그 흔한 비명이나 울음 한 점 없이도 아프게 아프게 들려오는 밤의 일기다.
-김언(시인)┃추천의 글에서

반듯하게 탈구된 문장으로 오은경은 친밀한 세계의 낯섦을 서늘하게 펼쳐 보인다. 캔 음료를 따다가. 감쪽같이 사라질 신발을 미리 신다가. 케이크를 들고 친구네 집의 초인종을 누르다가. 한없이 맑은 스산함이 등골을 타고 오른다.
-신해욱(시인)┃추천의 글에서

2017년 《현대문학》 신인추천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시인 오은경의 첫 시집 『한 사람의 불확실』이 민음의 시 273번 째 책으로 출간되었다. 가만한 일상의 언어로 직조된 오은경의 시는 독자들을 자신도 모르는 사이 서늘한 감각의 장으로 데려다 놓는다. 집, 산책길, 공원처럼 매일 지나치던 공간에 문득 “어제는 없던 풍선 몇 개”가 떠 있는 것처럼, 오은경의 시는 보편적인 일상의 흐름 속에 침투한 순간적인 감각들을 붙잡아 둔다. 이때 시인이 주목하는 것은 어떤 대상이 나를 떠나가는 순간의 장면과 그때 자신에게 스치는 감정이다. 대상이 떠나간 이유도, 떠나간 대상에 대한 이해도 모두 불확실한 상황에서 확실한 것은 생생한 감각과 감정뿐이다. 순간의 감각만을 담백하게 바라볼 때 거꾸로 많은 기억과 이야기들이 완성될 수 있음을 시집 『한 사람의 불확실』은 이미 알고 있다.
저자

오은경

1992년광주에서태어났다.2017년《현대문학》신인추천으로등단했다.

목차

1부너의등뒤로미끄러지듯이닫히는문
매듭13
다가가면15
교통사고16
철창18
놀이터20
테루테루보즈22
비밀엽서24
테루테루보즈26
밤눈28
경험30
서클32
스노우볼34
해바라기37

2부창문바깥늘같은시간
생일날41
공터에서43
불면44
복도에서46
하늘의푸른빛48
한사람의불확실50
리모델링52
지렁이지키기54
새로운필름56
나뭇잎58
종점60
코스모스62
미경작지64
시공기사66
낭떠러지68
보푸라기70

3부산책을하면너희집으로갈수가있어
지진75
영향력77
새싹뽑기,어린짐승쏘기80
난쟁이82
눈사람84
체인지86
녹음실88
꽃다발90
아케이드92
분열94
그물망96
보물함98
프레임100

4부단한사람도차에서내리지않는다
재차105
갈등하는사람107
트럭운전사110
플라스틱113
깨진거울114
골목에서116
길위에서118
새싹뽑기,어린짐승쏘기120
묶인사람122
앞마당124
자각몽126
날개들128
부표130
우리의믿음이만약우리와같다면132

작품해설┃강보원(문학평론가)
여기서부터다시시작합니다135

추천의글┃김언,신해욱166

출판사 서평

■바람이불어오는곳에서

침엽수잎사이에
걸려있는너의배낭을꺼내지못했다.각오했던것보다마음이힘들었다.늘체력이부족했다.돌이켜보면우리가처음산에서마주쳤을때역시
너는나보다긴시간을헤매던것같았다.목도리가
얼굴의일부분인것처럼동여매여있었다.
-「밤눈」에서

오은경시의화자는대상이떠나간빈자리에서서그,혹은그것의뒷모습을바라본다.시에그대상에대한정보는없다.오직떠나는행위와그행위가화자에게남긴잔향들이서술돼있을뿐이다.길을잃은듯산길을배회하는것은화자인‘나’와마찬가지인데‘너’는먼저가버렸으며함께동행할수없다.이때“너는나보다긴시간을헤매던것같았다.”라는화자의짐작,“목도리가/얼굴의일부분인것처럼동여매여있었다.”라는묘사를통해우리는화자가바라보고있는대상에집중하는대신,대상의빈자리에서있는화자의감각을대리체험한다.화자는애써대상에게가닿으려는노력없이그저피어오르는감각들을감지한다.대상에대한정보가희미하기에그대상은무엇이든될수있다.우리는『한사람의불확실』의화자가머무는자리에함께서서불어오는감각들을느끼며,저마다먼저떠나보낸대상들을대입해볼수있다.

■보이는것을보인다고말하기

식전기도를위해눈감아야했지만눈감지않아도좋을만큼
집안은어두웠다

어떻게해야기분이나아지는지나로서는알지못했다알고싶지도알려고애쓰지도않았다
-「생일날」에서

『한사람의불확실』을통해우리가화자의감각을추체험할수있는것은,화자가자신의느낌을전하는데거리낌이없기때문이다.작품해설을쓴강보원문학평론가의문장처럼오은경시의화자는“보이는것을보인다고말하며느껴지는것을느껴진다고말”한다.그는시종담담하다.마음을다치게할법한감정을느낀뒤에도기분이나아지게할방법을모를뿐만아니라“알고싶지도알려고애쓰지도”않는다.그태도덕분에우리는화자가겪었을경험의깊이와는무관하게객관적인시선으로상황을받아들일수있게된다.건조하게느껴지기까지하는그태도는대상도,감정도왜곡하는법이없다.보이는것을보인다고말하기에가장정확하다.그리하여오은경의시집『한사람의불확실』은무형의출발선이된다.우리는화자가담담한태도로완성한시편들을시작점삼아각자의감각과감정으로,저마다그뒷모습을바라보았던대상들로기억을확장해나갈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