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초능력은 우는 일이 전부라고 생각해 (양장본 Hardcover)

우리의 초능력은 우는 일이 전부라고 생각해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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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알 수 없는 너에게, 닿을 수 없는 내가
우리가 되자고 건네는 연약하고 아름다운 혼잣말
2015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에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윤종욱 시인의 첫 시집 『우리의 초능력은 우는 일이 전부라고 생각해』가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우리의 초능력은 우는 일이 전부라고 생각해, 라는 문장은 어떤 음가와 빠르기로 읽느냐에 따라 모두 다른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불가능과 포기와 낙담으로 읽힐 것이고, 동시에 가능과 겸허와 믿음으로 읽힐 것이다. 이처럼 다정하되 슬픈 제목을 초대장 삼아 시의 처소로 입장하면 우리는 이곳이 삼각형의 공간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시인이 무수히 벼려 둔 ‘나’와 ‘너’, 그리고 ‘우리’라는 모서리를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그 속에 시인이 부려놓은 말들은 고립을 자처한 자의 독백처럼 들리기도, 연결을 갈망하는 자의 구조 신호처럼 들리기도 한다. 그 수많은 목소리들은 뾰족하고 단단하게 남는다. 시집을 덮은 후 우리는 각자의 삼각형을 오래 매만지게 될 것이다.
저자

윤종욱

1982년경북예천에서태어났다.서울예대문창과를다녔다.2015년《한국일보》신춘문예로등단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

목차

1부
누구에게13
철학자15
철학17
콘텍스트19
우리존재는부재의산물21
단계적으로22
재생24
있지않기26
원년28
어둠이있었다29
현실적인30
비현실적인32
못34
직전의말36
나의측면에서38
천사40
인간이후42
악마44
다분히악의적인것46
빗면48
이면에서50
해프닝52
표면적으로54
고백적56
퇴적된것58
사람처럼60
피크닉62
이전에게64

2부
행진67
두다리는나쁘고네다리는좋다69
서툰사람70
염소들72
덩굴74
방사능76
미생물78
인간성80
숲82
방의전개84
타이밍86
밤에88
낮에90
방의발단92
눈을쳐다보는일94

3부
윤리는침울하다99
나의윤리101
시행착오103
무용론105
무슨말인지알지106
사피엔스사피엔스108
노력110
에일리언112
행114
인간적인우리에게116

작품해설양순모
너에게119

출판사 서평

■차가운우울의동굴에서도

우리는증발하지않는기체
혓바닥보다낮은곳에괸채
발화를기다리는동안
말이전의말은더욱무성해지고
-「직전의말」에서

윤종욱시의화자는대체로바깥으로노출하고발산하기보다안쪽으로,더안쪽으로침잠하고파고든다.아마도마주하게될목소리는낮고고독하며,그자세는웅크린모양일것이다.자칫그가머무는곳은“슬픔의장소”이며,자꾸만관계에서“뒷걸음질”치고,자신이건네는수많은말들을모조리“잠꼬대”(「철학자」)에불과하다고여길수있는축적된짙은우울의색이우리를물들인다.이우울은차가운동굴속,매초마다한방울씩떨어지는물방울로만들어진작은웅덩이처럼오래고인것같다.시인은그동굴안에서떨어지는물방울을시로적었을것이다.떨어지는우울,고이는우울,웅덩이가된우울을.그우울의한방울들이시가되었을때그것은동굴밖으로새어나가는작은목소리가된다.윤종욱의시는우리모두마음깊은곳한켠에저마다의동굴을지니고있으며,그곳에고이는우울과슬픔들이결국목소리를내게될것임을,그목소리를듣는일이동굴에서몸을일으키거나그곳에빛이들게하는일임을말해주는듯하다.각자의우울이목소리가얻는순간을위해시인은기꺼이차갑고좁은동굴안에웅크리는것이다.

■좀처럼체념할수없는

꿈을꾸면서는우리가끝장날거라는걸몇번씩이나외웠었는데
밤하늘을올려다보면잠깐
까먹게돼
필연이머리를짓밟으며비척비척걸어가고있다는거
우리가아까부터
만지작거리고있는그거
-「인간적인우리에게」에서

오해와몰이해와오역과착각.이것들은전부다르지만겹쳐보이는한군데를가리키고있다.관계의불가능성.시인에게‘우리’는거듭다가가고싶지만수많은과거의경험을토대로하여‘실패’로결론짓게되는관계다.시집『우리의초능력은우는일이전부라고생각해』의이곳저곳,수많은시편들에책갈피처럼얇게저민허무와슬픔이끼워져있다.나와너와우리로이루어진삼각형을만들고싶은데자꾸만가닿지못하고,나와너만남은기나긴선에서끝모르고미끄러지는것이다.그런데인간은어리석고,필패를알면서도자꾸만‘우리’이기를,그것을소망하는것을그만두지못한다.시인의슬픔은그로부터연유한다.그리고시를읽는우리도시인과별반다르지않은,어리석게도자꾸희망을품는인간들이다.과거의무수한실패로만들어진미끄러운선위에서우리는또다시노력한다.미래를,약속을,사랑을.우리의관계가희망을품었다가절망으로텅비게되는,작은새가잠시머물렀다가이내날아가는“앙상하게남은새장”(「서툰사람」)에가까울지라도영영새장문을잠그지는않는인간의필연적사랑이이시집에는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