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탄생 (유진목 시집 | 양장본 Hardcover)

작가의 탄생 (유진목 시집 | 양장본 Hardcover)

$12.05
Description
죽음과 삶이 분간되지 않는 곳에서
탄생한 작가가 비로소 그려 낸
지옥도와 탈출로
두 권의 시집, 『연애의 책』과 『식물원』으로 낯선 감각과 선득한 개성을 보여 준 유진목 시인의 신작 시집 『작가의 탄생』이 민음의 시 275번째 책으로 출간되었다. 시인은 작가라는 미명 하에 사람이 아닌 것을 호명하고 탄생이라는 정언을 말하면서도 삶의 바깥에 골몰한다. 그런 유진목의 언어는 많이 “다르고” 꽤 “위험”해 보인다. 더하여 “불안의 근원”이고 “분열의 씨앗”과 다름 아니다. 그런 언어가 모여 이루는 이야기는 여태 사람이면서 사람이 아니게 된 자의 “터널”이며 사람이길 그만두고 싶은 이의 “내장”이 된다. 안과 밖에 걸쳐진 지옥도가 펼쳐진 셈이다. 이 지옥에서 탈출할 수 있을까? 이토록 산발적이며 연쇄적인 이야기의 흐름은 어쩌면, 우리에게 지옥 너머를 꿈꿀 수 있는 탈출로를 제시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그 발견은 “파로키”의 뒷모습을 보고 “로스빙”에게 말을 거는 우리의 몫일 것이다.
저자

유진목

1981년서울에서태어났다.시집으로『연애의책』『식물원』,산문집으로『디스옥타비아』『산책과연애』등이있다.

목차

1막
작가의탄생13
파로키18
작가의탄생23
미시령25
미시령30
파로키34
작가의탄생35
인간은머리를조아리며죽음에게로간다38
한밤중에엄마는문을두드리며말한다40
로스빙41
로스빙44

2막
파로키51
파로키56

3막
이얼굴을보아주십시오63
작가의탄생66누란71
할린73
할린78
국경의밤80
로즈와마리83
혜화동86
유령의시간88
유령의시간90
이인91
동인94

4막
몽정99
피망101
여주102
백년104
만리106

5막
모르핀109
모르핀112
모르핀116

6막
시항121
태백122
원산124
신의주126
통영128

7막
작가의탄생131

8막
식물원137

추천의글-황인찬,송승언,양경언157

출판사 서평

■사람이길그만두고싶은

다른삶이아주마음에드는구나

어느날아버지라는자가나타나내게말했다
-24쪽

탄생과동시에지옥의문은열린다.시작은아버지와총이다.대문자표식을한아버지를죽이는데에서작가는탄생하기마련이고,그래서오래반복되어온아버지의죽음과부활은시를진부하게만들테지만유진목의시에서아버지는죽은것도산것도아닌채로이미탄생해버린작가를좇는다.혹은기다린다.이번생에서아버지는아이를버리고다음생에서아버지는아이를찾아온다.시의화자는그를죽이기위해,안부를전하려,심지어결혼소식을알릴목적으로아버지를찾는다.기괴한방식으로이어지는조우는새로운시작은불가능하고그럼으로작가의탄생은불가해함을알린다.새로고칠수없으니죽음을택해야겠지만,더이상사람으로서의연명을끝내야겠지만……지옥은죽음을허락하지않는다.

■사람으로살아가야하는

나는잘도착했어요.아침일찍투숙해한낮을잤습니다.태백의눈은한번도녹은적이없다고해요.늦봄에파묻혔던고라니를녹이면금방산속으로뛰어숨는다고요.
-123쪽

사람이길그만두고싶은시는,사람이길계속해야함을받아들이는여행으로몸피를바꾼다.“파로키”와“로스빙”과“할린”에대한비밀을중얼거리면서,여행자는밀항을계획하고,스위치백열차에서의동행을약속하고,원산에가기를권한다.하지만상대방이원하는것은여행이아닌“모르핀”뿐이다.모르핀을갖고있을거라멋대로추측했기에자행되었던계획과약속과권유는무엇하나제대로이루어질리없다.우리는모르핀이없는사람이고,결국우리는사람이아닌채로살아갈수없고,죽음으로도사람임을멈출수없으며,결국사람은사람으로살아가야하는데,왜살아가야하는지알수없음으로신에게묻는다.신이되묻는다.인간이대답한다.신이다시묻는다.질문의반복속에출구방향의화살표가희미하게모습을드러낸다.식물원을거쳐야가능한탈출의경로다.질기게살아가야할우리는,삶의몫을더단단히하기위해작가가탄생시킨식물원을지나쳐야하는것이다.마음을단단히먹고,호흡을가다듬고,죽지않고살기위해.결국삶을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