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기이한 새소리를 들었다 (김지녀 시집 | 양장본 Hardcover)

방금 기이한 새소리를 들었다 (김지녀 시집 |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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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익숙한 풍경의 리얼리티 속에서
낯선 새의 울음처럼 튀어 오르는 모더니티
첫 시집 『시소의 감정』과 두 번째 시집 『양들의 사회학』을 통해 섬세한 인식과 탁월한 형상화 능력을 인정받아 온 시인 김지녀의 세 번째 시집 『방금 기이한 새소리를 들었다』가 민음의 시 276번으로 출간되었다. 시집 『방금 기이한 새소리를 들었다』는 익숙한 멜로디의 악장으로 구성된, 들은 적 없이 웅장하고 낯선 교향곡과 닮았다. 시인은 능숙한 지휘자로서 각각의 시편들을 부드럽게 연주하고 적소에서 변주한다. 안전하고 아름다운 음역대로 연주되는 피아노곡에 갑자기 날카롭고 위태로운 바이올린이 등장하는 것처럼. 잔잔해 보이는 수면 아래 정체 모를 그림자가 일렁이는 것처럼. 정연함을 아는 사람이 건네는 균열은 우리의 일상에도 파문을 일게 한다. 김지녀의 시는 지상에 발붙인 생활 속에서 유유히 머물다가, 불현듯 상공의 예술을 향해 몸을 띄우거나 비튼다. 마치 정물처럼 앉아 있던 새가 한순간 날아오르듯 시가 전개되는 그 자연스럽고도 예측 불가한 세계로 우리를 초대한다.
저자

김지녀

2007년《세계의문학》신인상을받으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
시집으로『시소의감정』,『양들의사회학』이있다.

목차

1부너의등뒤로미끄러지듯이닫히는문
정물화15
정착16
나무와나나무나18
일방통행로20
유리컵22
폭풍우24
레인룸26
굉음27
1846년살롱의저녁29
수단항구32
무성영화33

2부
오늘여러장37
검은봉지38
꽁치40
패널들과아침을42
팔레트속44
동의를구합니다46
우리모두의못48
모기의구체성50
참여시에대한논문을읽다가52
밥을주세요54
역방향55
폭이좁고옆으로긴형식58

3부
과오일기63
쿠바에서방배동으로가는버스64
두드리는삶67
같다70
누군가내창문을다먹어버렸다73
그가며칠째전화가없다76
일광욕78
사람의힘으로끊어낼수없다는말80
스승의날82
개미에대한예의84

종이87
밤이깊을림(?)89

4부
모레이가물고기를셉니다93
스너글러L의손이커서95
악취감식가스니퍼97
날씨변경감시자99
도그워커101
거미랭글러103
코르크엽서105

5부
깨무는버릇109
미래110
흐리고곳곳에비112
모래축제114
착시116

머리칼118
미래120
고양이의눈속에서밤이길어진다122
점124
묘지산책125

작품해설-박혜진(문학평론가)
입속의살찐잎127

출판사 서평

■단정한리얼리티의함정

묘사하기가어렵다
너무단순하기때문에
-「정착」에서

시집『방금기이한새소리를들었다』에나타나는,시속생활의풍경들은단정하고미덥다.마치정확한박자에정확한건반을누르는왼손의반주같다.단순해서틀리기쉽고그래서더어려울지도모르는이기본기를시인은자유자재로사용하고활용한다.“공원에는나무와나”(「나무와나나무나」)뿐인상황이나“베이커리로향하며/단팥빵을생각”(「일방통행로」)하는순간,“냉동실에넣어둔지오래”된“검은봉지”(「검은봉지」)같은사물들은언제든우리주변에서마주할수있는것들이다.아는골목,아는공원,아는집,아는꽃병,아는냉장고,아는텔레비전이등장할때우리는편안함과친숙함에이완된다.그러나시인이이용하는리얼리티라는반주는우리를조금더속수무책시로빠뜨리는함정과도같다.익숙하고아름다운골목의풍경에푹빠져걷다가골목이끝나는코너가꽤급한커브라는것을알게될때의놀라움같은것이이시집안에는있다.가장잘알기에안전하다고믿었던골목에서저도모르게넘어질지도모른다는당혹스러움,그런것은삶의진실과닮아있기도하다.

■중력을이기고떠오르는모더니티

가장안전한곳에서묘연해지고있어
-「유리컵」에서

생활이란가만히있어도배가고프고땀이흐르는,그래서밥을지어먹고땀을닦아내야하는일이다.필요와의무로가득한삶의한가운데시인이“버스를기다리면서백반을기다리면서/엘리베이터에서기다”(「미래」)리는것.그것은시다.시인의팔레트에는정직한색의물감들이담겨있지만그가붓에묻혀그려내는것들은“한쪽눈은파랑,다른쪽은주황”(「팔레트속」)인생경한것들이다.그리하여시는일상과환상,시간과공간을자유자재로변주한다.버스노선은쿠바에서방배동까지무한해지고(「쿠바에서방배동으로가는버스」)“나무를천천히만지니까/손끝에서얇은가지하나가쑥돋아”(「나무와나나무나」)난다.시인은삶의중력에맞서시가떠오르기를,멈추지않고관성에맞서기를바란다.일상을뒤집는모더니티,“뚫고나오는힘”(「흰/머리칼」),그것은다름아닌시다.김지녀가생활과예술을한데섞어그려낸시는우리에게행복감과고독감을동시에선사할것이다.그깊고도복잡한감정의빛깔은아마도시집『방금기이한새소리를들었다』처럼먹자줏빛일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