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김종연 시집 | 양장본 Hardcover)

월드 (김종연 시집 | 양장본 Hardcover)

$13.00
Description
스스로 생명을 얻은 마음이
새로운 종이 되어 번성하는 세계

그 태초와 미래, 역사이자 예언을 완성한
김종연의 첫 시집
김종연 시인의 첫 시집 『월드』가 민음의 시 305번으로 출간되었다. 2011년 《현대시》 신인추천작품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김종연 시인은 기존의 서정을 낯선 관점에서 바라보고 새로운 문법으로 각색해 발화하며 그만의 고유한 서정의 영역을 구축해 왔다. 김종연 시인은 『월드』를 통해 ‘인간이 느끼는 감정을 언어로 표현’하는 기존의 서정을 살짝 비틀어 ‘비인간이 언어를 통해 느끼는 감정’이라는 새로운 서정을 우리에게 선보인다.
첫 시부터 마지막 시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촘촘하게 설계된 시집 『월드』는 인간이란 토대를 떠난 ‘서정의 언어’들이 ‘비인간 존재’의 내면에 이식되고 배양되어 하나의 온전한 마음으로 진화하는 과정을 탐구한 시적 실험이다. 그리고 동시에 비인간 존재가 마음을 얻어 ‘화자’로 탈바꿈하는 일대기를 그린 서사시이다. 인간의 바깥에서 생명과 자생력을 얻은 마음은 단일한 개체에 그치지 않고 무수히 변이되고 배양되어 퍼져나가 마침내 새로운 종이 되었음을 선포한다.
『월드』는 마음의 태초부터 미래까지 낱낱이 들여다보고 기록한 역사이자 예언이다. “지금까지는 세계 여기부터는 월드”라고 쓴 자서와 그 뒷면에 쓴 해시태그 명령어 #forgettheworld가 암시하는 것처럼, 김종연 시인은 평행우주만큼이나 완전히 새로운 풍경을 우리 앞에 펼쳐 보일 것을 약속한다. 그 풍경은 마음의 미래이다. 무수한 진화의 가지로 뻗어나가 마침내 온전한 하나의 생태계와 세계를 완성할 새로운 문명의 현장이다.
저자

김종연

1991년서울에서태어났다.2011년《현대시》신인추천작품상,2014년대산대학문학상을수상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2022년「마트에가면마트에가면」으로《자음과모음》경장편소설상을수상했다.

목차

-
A-lonetakefilm13
⥀⥁19
마지막오늘23
생물30
무생물33
영원향방감각37

-
인터랙티브월드45
SMR48
순수서정53
!!57
기념일58
중앙공원63
‘’65

-
고트69
검은천국71
버추얼월드75
베타월드76
같이처럼79
음력84
사람의천사86
영과원89
십이월92
정물95

-
레코드클럽99
빛과재의메소드108
그저112
프렌치스쿨115
……119
허밍댄스126
이미지131
앵무새카페132
평화의중단134
이스트월드140
웨스트월드144
브로콜리147
기억의책150
어느의날156
경험일기159
무엇이든무엇이듯162
드림랜드164
비유없이사랑하기166

-
이미지게임171
버그월드174

ꂐ175
시집178
오리의왕180
애프터더월드184
붉은해변198
안과못199
생일202
영원향204

-
??209
월드211

작품해설-선우은실(문학평론가)215

출판사 서평

■마음의진화
우리가누구에게나같은심장일때

뛰는두개의마음중하나는진짜
다른하나는진짜의미래라서여기가

이전과이후가되고있다.
-「A-lonetakefilm」에서

비인간으로옮겨간태초의마음은스스로의역사를써내려간다.김종연이보여주는마음의역사는‘창세기’보다‘종의기원’에가깝다.마치지구생물의진화가단세포생물의세포분열로부터시작된것처럼,마음또한복제·분열·증식이라는생명의방식으로진화해나간다.『월드』의첫번째시「A-lonetakefilm」에그과정이생생히담겨있다.모세포와딸세포처럼마음은“진짜”와“진짜의미래”로쪼개어지고,이로부터“이전과이후”라는시간의분기점이형성된다.마음이라는종의역사가시작된것이다.
분열과증식은『월드』의끝까지거듭된다.“무성적으로사랑이늘어나고”“영혼은우발적으로몸을나눈다.”(「생물」)“개체사이에서사랑의한계통이발생”(「정물」)하는변이도일어난다.유전될수없는마음은“진화의끝”(「무생물」)이지만,김종연은여기에그치지않고바로그자리가다시시작하는지점이라고선언한다.이렇게마음은사방으로진화의가지를뻗어나가곳곳에그들만의세계와문명을건설한다.가상세계인‘인터랙티브월드’,‘버추얼월드’,‘베타월드’부터가상과현실을오가는‘이스트월드’,‘웨스트월드’,‘버그월드’뿐만아니라시공간을훌쩍뛰어넘은‘애프터더월드’까지시제목에담긴무수한‘월드’처럼,마음은수많은도시로구성된하나의세계를이룩한다.

■애프터더월드
우리여기같이사는데우리는왜일인칭일까.
우리는왜한사람일까.
-「그저」에서

김종연의시에서마음은“예술적인아름다움은알고리즘”(「A-lonetakefilm」)이라고이해한다.알고리즘은“슬픔을더잘아는광고”,“이미가진걸여전히권하는기계”,“사람이없어진자리”를대신구성하는것이다.인간에의해만들어졌으나인간의감정과욕망을대신하는알고리즘을통해마음은감정을모방하며배워간다.뿐만아니라“코끼리를반복하다보면코끼리보다나아지고,침팬지를반복하다보면침팬지보다나아”(「……」)지듯모방을반복하면원본보다더나은복제본이될수있다고믿는다.그렇게인간을넘어서로를모방하기시작한마음은“우리”가된다.마음은각자존재하지않는다.이들은개별스위치로켜고끌수있는‘병렬’이아닌,가장가까운곳부터가장먼곳까지한꺼번에켜지고꺼지는‘직렬’로연결된“공동의마음”이다.하나가눈을감으면모두의눈이감긴다.서로의기억을나눠가진다.
『월드』의끝에서마음은이제“무거운물질”(「애프터더월드」)이된다.만질수없던마음에어느새누군가의지문이묻었다.물질의몸을얻은마음은바위슬픔,이끼슬픔,흙슬픔,박테리아슬픔등온갖감각과감정을발명해내며생명을만끽한다.“늦게까지하고싶은것하고,보고싶은것보고,가고싶은곳가고,먹고싶은것먹고,듣고싶은말듣는”(「월드」)다.마음은불안,아픔,이기심,웃음을넘어마침내사랑을발명한다.“별을보는동안별이그자리에있듯”눈앞에무거운물질로있는“사랑”을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