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시착한여기에서
운석이떨어지고
거실바닥이패였다
원한적없는모양으로
―「불시착」에서
원한적없던선물이도착했다.지붕에큰구멍을내며떨어진운석.아무나찾아와뻥뚫린집안을들여다보려고하는것만같은어수선함이지나가고,나는“악의라고는한톨도없이”지붕의구멍너머로아름다운야경을본다.뒤늦은슬픔이찾아오지만나보다먼저우는것은거실에드러누운“회색먼지뭉치를굳힌것같은”운석이다.나도운석도원한적없었던불시착.여기가신이인의시가출발하는지점이다.
불시착한세계에서주로일어나는일은기다림이다.해설에서전승민평론가가말하듯,시인은“소외의상황에서슬픔으로직진하지않”고오히려이를“자신의고유한실존적양태의일부로돌출시킨다.”화자는자신만의비밀을간직한채기다린다.그러다가나의이상함을놀이하듯꺼내보이며말한다.“이것이나의무기다”(「배교자의시」)이상하다며소외된상황,서로가낯선지금이자리에서시인은너와나와우리가함께만들어내는이상하고아름다운난장을이것봐,하며아무렇지않게보여준다.
■엉망진창을끌어안기
오리너구리를아십니까?
오리너구리,한번도본적없는
―「작명소가없는마을의밤에」에서
오리도너구리도아니지만오리너구리라고불리는것은신이인시세계에사는존재들의괴상함을보여준다.이세계에는“오리도아니고너구리도아니나진짜도될수없었던”“안에도밖에도속하지못한”이들이주렁주렁달려있다.부리가있는데날개가없고,알을낳지만젖을먹인다는,반은여자고반은남자라는소문만횡행한가운데나는“밖과안을기우며”의연하게말한다.“요괴는그런식으로태어나는겁니다”
이상한것은내안에도있는데,가령“징그럽고뻔뻔한개구리”(「펄쩍펄쩍」)처럼,나의생각을비웃으면서자꾸튀어나가려는마음이다.그마음의배를갈라죽이고싶다고나는못된생각을하지만,진짜나쁜건펄쩍펄쩍하는마음을못보고지나치는사람들이다.나는두려움과미움마저내보이는솔직함으로어지럽고들끓는것들을향해팔을벌린다.불시착한이곳,엉망진창인세계의사랑은가장소중한것을숨기지않고표적처럼매달고다니는일,내던져졌기때문에모른척했던것을끝내꺼내서선물처럼건네는일이다.내보이면서어쩔수없다는듯이말해보는것이다.“아,이상해.”(「작명소가없는마을의밤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