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송행진곡 - 민음의 시 316 (양장)

장송행진곡 - 민음의 시 316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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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현

2009년《작가세계》를통해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집『글로리홀』『입술을열면』『김현시선』『호시절』『다먹을때쯤영원의머리가든매운탕이나온다』『낮의해변에서혼자』,산문집『걱정말고다녀와』『아무튼,스웨터』『질문있습니다』『당신의슬픔을훔칠게요』『어른이라는뜻밖의일』『당신의자리는비워둘게요』(공저)『다정하기싫어서다정하게』,소설집『고스트듀엣』이있다.제22회김준성문학상,제36회신동엽문학상을수상했다.

목차

자서(自序)

1부종소리
자신을위한시11
개15
물에젖은시집18
날개22
산그늘26
어둠의장막속으로31
돌과떡33
오이와사다리차38
활화산40
하나44
아내의엽서48
방학동은행나무51
인간에관하여54
뭐랄까57
덧없이덧없이덧없이쓰다보면덧없이는덧없이를잃고덧없이덧없이덧없이덧없이덧없이기차는먼곳을향해덧없이덧없이덧없이덧없이덧없이덧없이덧없이창밖을내다보면덧없이덧없이덧없이덧없이덧없이흔들리고덧없이덧없이덧없이덧없이날아오르고덧없이덧없이덧없이덧없이반짝여라덧없이덧없이덧없이덧없이덧없이역에내려덧없이거니네62
흑백기계류68
정말먼곳72
거제도75

2부종을떠난종소리
가정이있는삶83
한사람에대한나뭇잎86
사람의시90
아이콘111
사람이되어가는건왜이렇게조용할까114
회개하는얼굴로죄를짓고죄를짓는얼굴로회개하고122
러브포엠읽기126
앙팡테리블134
쉽게쓴시141
드론이시에미친영향에관하여서술하시오144
실물인간148
말띠여자152
그날저녁연옥은158
물의호흡으로162
슬픔의굿판167
간다172
느끼한시를쓰지않기로한한시인에관하여177
고귀한흰빛181

3부종과소리
손발189
섬190
심장192
윤곽194
viaairmail196
숨200
비가오면205
웃는상208
짧은시213
아내의마음216
잃어버린,219
티니타이니222
큐알코드225
겨울바람228
당신은늘이부분에서눈을감는다233
그슬픔236
일요일밤에우리는240
피에타243

추천의글?안희연(시인)249
최현우(시인)252

출판사 서평

■인간의낯이설어질때
희망을품지못하였을때를기억해보자.『장송행진곡』에는그런순간이유독생생하게기록되어있다.인간이인간에게경악하고절망했던순간.같은인간이라고하기에같은언어를쓰고있다고하기에참담해말문이막히던순간같은것이있다.시집안에서우리는이낯선인간의말을다시본다.혹은너무만연해서이제는놀랍지않아진말들을.이혐오는익숙하고증오는가속되며맞서는분노는뜨겁다.인간이인간과낯을붉히고몸을부딪혀야해서열이오른다.이쪽과저쪽에서서로맞서들끓던것들이펄펄끓고,불은자꾸만붙는다.붙이붙은채우리는낯선인간과대치하고있지만실은모두같은한덩어리에불과할지도모른다는슬픔에젖는다.그렇게모두타버리면,하얀연기와까만재로남은자리에서김현은몇번이고다시시작한다.“매번데이면서도/매번물집이잡히면서도”그자리에서비껴서지않으며,고백한다.“인간들이참더럽다그래도나는그눈동자를사랑하지”.이사랑은역시,이러나저러나인간인우리들을향한다.시인은울면서웃는얼굴로,“물집이터져쓰라린줄도모르고/터진자리를또데일거라는것알면서도/손을내밀고/다시내민다”.(「방학동은행나무」)

■잡아요끝까지
끝까지인간으로잘죽기위해김현이믿는것은끝까지잡고있는것이다.그것이시든손이든놓지않는것.시를붙들면떠나간누군가를위한장송행진곡을쓸수있고내손을붙들면누군가를위해기도할수있고다른손을붙들면“혼자울려고나왔다가”누군가와함께걸을수있게된다.“두팔을힘차게흔들며”.(「가정이있는삶」)그러므로시인에게놓지않는다는것,붙든다는것은잘죽기위해잘사는일이다.시와손이우리를걷게한다.못다슬퍼한것들을헤아려가며,시시각각태어나는슬픔을쫓아가게한다.붙드는것은외면하지않는것이고외면하지않는것은자꾸만말하는것이어서,시인은어떤죽음들을거듭말한다.“선채로/누운채로”죽어간사람들.“끼고깔리고물에빠져/죽은아이들”.“4월16일”과“10월29일”을.(「사람의시」)그리고,어떤삶역시거듭말한다.누군가는“또그성소수자얘기?”라고반문할법한삶과,“노동자가주인되는세상”(「러브포엠읽기」)얘기를.우리는김현이붙든것을붙든다.김현이우리에게건네는시에는악력이있어서,혼자서무심히터덜터덜걷고있던우리를긴장케한다.다시한번우리가걷는길을잘보라고,그의시는말한다.

추천사

안희연(시인)
그는꿈이깨지고사랑이부서진자리에서시를출발시킨다.시집제목인『장송행진곡』에모든힌트가들어있다.죽은이를장사지내는‘장송’의시간은그의시적현실이고,앞으로나아감의의미를품은‘행진’은그의시적지향을응축한다.“사람을지키기위해서가아니라”“사람으로부터무언가를지켜내기위해애쓰는이야기”(「티니타이니」)가필요한시대,“더크게자신을찢어야만도망칠수있”(「날개」)는존재의취약성을타개하기위해그가택한방법은희망의방향을바꾸는일이다.“사랑으로희망”하는것이아니라“오늘의제가/죽음으로희망하기를바란다면/그슬픔은어떻게저와맞설까요?”(「그슬픔」)라고슬픔에게대놓고묻는일.차라리죽음을,죽음의절대성과진실성에자신이가진모든패를거는일.

최현우(시인)
그가세계를걸어가는우리의서러운발등위에잠시나마덮어준이사랑과증오의음악이쇼팽의소나타‘장송행진곡’인지는불분명하지만,슈만이쇼팽에게압도당하며세상에던졌다던말을같은심정으로말할수있겠습니다.당신도이제는알게되었을겁니다.불협화음으로시작하여불협화음을거쳐또다시불협화음으로……오직김현만이이렇게시작하며이렇게끝낼수있다는것을.오직김현에게만걸어볼수있는실체를가진희망이아직우리에게있다는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