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함기석 시집 『개안수술집도록』이 민음의 시 336번으로 출간되었다. 1992년 《작가세계》로 등단해 박인환문학상, 이형기문학상, 이상시문학상을 수상한 함기석 시인의 아홉 번째 시집이다. 함기석은 수학적 개념, 추상적 기표, 기하학적 이미지를 비롯해 탈언어적 언어와 전위적 형식으로 초현실적 시 세계를 만들고 갱신해 온 독보적인 시인이다. 2020년 여섯 번째 시집 『디자인하우스 센텐스』를 통해 움직이는 좌표 위에 지은 무한 공간 속에서 추상적 기호로서의 ‘죽음’을 펼쳐 보여 주었던 함기석 시인은 시집 『음시』 『모든 꽃은 예언이다』에 이르며 현실의 구체적인 사건으로서의 ‘죽음’을 탐구하기 시작했다. 무한 속에 유한을, 추상적 시공간 속에 물질적 실재의 사건인 ‘죽음’을 새기려는 시도이다. 그 새로운 시적 실험은 이번 시집 『개안수술집도록』에서 정점에 이른다.
‘죽음’은 시간과 장소, 주체를 특정하는 물질적 사건이다. 우리가 사는 동안 실제로 경험하는 상실이나 동시에 목격한 사회적 참사처럼 말이다. 시인은 『개안수술집도록』을 통해 이 무수한 ‘죽음’들을 무한 공간에 기록하려 한다. 하나의 죽음을 한 편의 시로, 한 편의 시라는 부동의 좌표점으로. 시인은 무수한 점들을 선으로 이으며 질문한다. 소멸해 사라질 물질인 ‘우리’가, ‘우리’와 함께 사라질 무형의 정념들이 시를 통해 무한에 기입될 수 있는지. 즉, 죽음 안에서 죽음을 돌이킬 수 있는지.
‘죽음’은 시간과 장소, 주체를 특정하는 물질적 사건이다. 우리가 사는 동안 실제로 경험하는 상실이나 동시에 목격한 사회적 참사처럼 말이다. 시인은 『개안수술집도록』을 통해 이 무수한 ‘죽음’들을 무한 공간에 기록하려 한다. 하나의 죽음을 한 편의 시로, 한 편의 시라는 부동의 좌표점으로. 시인은 무수한 점들을 선으로 이으며 질문한다. 소멸해 사라질 물질인 ‘우리’가, ‘우리’와 함께 사라질 무형의 정념들이 시를 통해 무한에 기입될 수 있는지. 즉, 죽음 안에서 죽음을 돌이킬 수 있는지.
개안수술집도록 (양장본 Hardcover)
$1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