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는 그림 (류신 비평집)

말하는 그림 (류신 비평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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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말 없는 시를 말하는 그림으로 이미지를 포착하는 기민한 상상력
이야기를 추출하는 비평의 감각 ‘이미지텔러’ 류신의 세 번째 비평집
2000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비평 활동을 시작한 문학평론가 류신의 세 번째 평론집 『말하는 그림』이 ‘민음의 비평’ 시리즈의 아홉 번째 도서로 출간되었다. 두 번째 평론집 『수집가의 멜랑콜리』 이후 8년 만이다. ‘민음의 비평’은 한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당대 문학을 비평하는 테마 비평집 시리즈다. 류신은 세 번째 비평집 『말하는 그림』의 테마로 ‘그림’을 전면에 내세운다. 그는 시의 이미지를 이야기로 번역하고, 시의 이야기를 이미지로 구현한다. 류신의 시 비평에서 도드라지는 작업은 바로 시를 그림처럼 연상하는 것이다. ‘말 없는 시’를 ‘말하는 그림’으로 이해하는 것. 이러한 비평 작업을 정확히 수행하기 위해, 그리고 이를 독자에게 정확히 전달하기 위해 그는 도형, 회화, 이야기라는 튼튼한 세 다리를 세운다. 우리는 노련한 ‘이미지텔러’ 류신의 안내와 함께, 그가 세워 놓은 비평의 가교를 건너 시를 만나게 될 것이다.
저자

류신

1968년인천에서태어났다.중앙대학교독어독문학과를졸업하고,2004년독일브레멘대학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중앙대학교유럽문화학부독일어문학전공교수로재직중이다.2000년《경향신문》신춘문예평론이당선되어등단했다.한국문학과독일문학을비교하고시와회화,도시공간과인문학의접점을모색하는문학비평가로활동하고있다.저서로『장벽위의음유시인볼프비어만』,『독일신세대문학』,『통일독일의문화변동』,『서울아케이드프로젝트.문학과예술로읽는서울의일상』,『색의제국.트라클시의색채미학』,『시와시평』과평론집『다성의시학』,『수집가의멜랑콜리』가있다.2015년한국독일어문학회<올해의논문상>을수상했다.

목차

책머리에5

1부시는도형처럼
낭만주의육각형-임선기『꽃과꽃이흔들린다』23
포에티카옥타곤-이시영『경찰은그들을사람으로보지않았다』58
은유마름모-손택수『나무의수사학』93
멜랑콜리아삼각형-김행숙,심보선,진은영,이장욱,김민정,황병승102
시적에토스의오각형-2000년대시의윤리학136
언어의코드(chord)-김명수『언제나다가서는질문같이』152

2부시는회화처럼
납작한당신의등과어깨-이기인『어깨위로떨어지는편지』173
백적흑청사색시학-강기원『지중해의피』190
숭고의제사장-김언희의시세계207
허공의미궁-김충규『라일락과고래와내사람』232
속도의시학,주름의미학-김재홍『주름,펼치는』242
표현주의돌격대,미래주의특전사-조인호『방독면』263
흑해로가는길-장석주『몽해항로』275
직유와사랑-김병호『검은구두』285
모든것은빛난다-이병일『아흔아홉개의빛을가진』306

3부시는이야기처럼
사막에서보낸편지-이응준『낙타와의장거리경주』325
촛불을든성냥팔이소녀-이설야『우리는좀더어두워지기로했네』341
디제이울트라는이렇게말했다-장석원『역진화의시작』361
안티오이디푸스시극-서상영『눈과오이디푸스』374
반서정의잔혹극-김경후『그날말이돌아오지않는다』404
슬픈사랑시로쓴아방가르드시론-박상순「무궁무진한떨림,무궁무진한포옹」422
더적은것이더많은것이다-시와소설의상호텍스트성427

에필로그:걸어가는시443

출판사 서평

도형을든수학자처럼,캔버스를마주한화가처럼,이야기를짓는소설가처럼
온감각으로응시하는총동원의시비평

시의이미지는처음부터또렷하고선명하게다가오는것은아니다.류신은스스로가세운비평의테제에보다정확히도달하기위해,그리고불가해한시의이미지를독자가이해할수있도록‘비평의언어’로번역하기위해세가지의다리를세운다.첫번째는도형,두번째는회화,세번째는이야기다.1부는‘시는도형처럼’이라는부제를달고있다.류신은점,선,면,입체혹은이들의집합으로이루어진도형을이용해너무나무한해서막막한시의이미지를일정한물리적크기안에담아낸다.도형이시의본질을구현하는이미지의모형으로적합하다고믿기때문이다.1부에실린글은삼각형(멜랑콜리시학),마름모(손택수의시),오각형(2000년대시의윤리),육각형(임선기의시),팔각형(이시영의시),현(김명수의시)등이다.

2부의부제는‘시는회화처럼’이다.류신은선이나색채로평면에그려진형상인‘회화’가시가지닌이미지를친근하고생생한이미지로전환시킬수있다는점에서활용도가높다고보았다.2부의수록된글들을살펴보면류신이포착한,시와회화가상응하는장면들이있다.이기인시의영혼은세밀한감정선으로소묘된에곤실레의초상화에서그윤곽이선명해진다.장석주시의드넓은품은독일낭만주의화가카스파다비트프리드리히의풍경화로체현된다.강기원의시는요제프알베르스의색체구성화로,김언희의시는르네마그리트의초현실주의그림으로,김충규의시는마크로스코의색면추상화로,조인호의시는에밀놀데의표현주의그림으로변환될수있다는것이다.류신은2부의글들을통해‘시혼의미술관’을열고싶었다고말한다.

3부의부제는‘시는이야기처럼’이다.3부의글들에서류신은이미지가품은다채로운이야기들이발아되는순간을포착한다.시적이미지에내재한서사를소설과희곡형식으로풀어본글들이3부에수록되어있다.사막에서낙타가보낸사해문서(이응준의시)에대한이야기부터니체의차라투스트라가쓴이상한이야기(장석원의시),광장에서촛불을든성냥팔이소녀의동화(이설야의시)까지.신경을난도질하는잔혹극(김경후의시)도,가족극형태의아방가르드시극(서상영)도있다.천일동안이야기가끊이지않았다던어느왕의방처럼이야기가흘러넘친다.

책머리에서류신은시인존드라이든의“이미지를만든다는것은그자체로시의생명이자정점이다.”라는말로인해시의침묵에대해회심(回心)을갖게되었다고고백한다.이전까지시의내부에숨은메시지를파악하는것,예리한분석으로시와의완전한소통에성공하는것이그가시를대하는태도였다면,이후그의비평작업은시를이해하지않고도전달하는,또는전달하기위한방향으로접어든다.애초부터무엇을말하지않는시,그런시와는대화가아니라응시가필요하다고류신은말한다.그는도형을다루는수학자처럼,회화를다루는화가처럼,이야기를자아내는소설가처럼시를비평한다.비평집『말하는그림』은그런그의비평관을성실히,고스란히실천한결과물이며,그가사랑한시들에대한고백의산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