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러운 페미니즘 - 민음의 비평 14

더러운 페미니즘 - 민음의 비평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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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더러움’을 자긍심 삼는
페미니즘 문학의 혁명성

‘진짜 페미니즘’을 구분하는
혐오와 배타주의를 넘어
‘페미니즘들’의 대화를 향하는
새로운 페미니즘 서사의 정치학
“너 페미야?” 네 음절이 상징하듯 한국 사회에서 페미니즘은 그 자체로 낙인이 되었다. 미투 운동 이후 페미니즘은 성차별적인 사회 구조를 변화시킬 이론이자 운동으로 부상했지만 곧 거대한 백래시가 이어졌다. 페미니즘에 대한 무분별한 혐오와 더불어 진짜 페미니즘과 가짜 페미니즘, 진짜 여성과 가짜 여성, 페미니즘을 말할 수 있는 이와 말해서는 안 되는 이를 구분하는 배타주의가 떠올랐다. ‘민음의 비평’ 시리즈로 출간된 문학평론가 심진경의 네 번째 비평집 『더러운 페미니즘』은 이처럼 페미니즘에 덕지덕지 붙어 있는 분노와 혐오의 말들에서 시작한다. 페미니즘 앞에 붙은 ‘더럽다’라는 수식어 앞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1999년 등단한 이후 꾸준히 페미니즘의 관점에서 문학비평을 써 온 심진경은 올바르고 순수한 페미니즘은 없으며, 다양한 입장과 정체성에서 나오는 ‘페미니즘들’을 긍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게 다양한 관점을 받아들일 수 있을 때, 여성 억압만이 아니라 성적, 정치적, 경제적 지형 속에서 발생하는 다른 모든 종류의 억압과 차별에 저항할 수 있을 때, 페미니즘 앞에 붙은 ‘더러운’이라는 수식어는 수치심이 아닌 자긍심을 불러일으키는 단어가 될 것이다.

1부의 글들은 마치 “페미니즘 표준 약관”이 있는 것처럼 ‘올바른 페미니즘’을 이야기하며 젠더 고정관념을 재생산하는 사회에서 새로운 페미니즘 서사의 정치학을 만들어 가려는 시도다. 심진경은 젠더 이분법을 교란하는 다양한 주체들을 그리는 동시대 문학작품들을 분석하며 성차별적 사회 구조를 바꿔 갈 새로운 관점들을 보여 준다. 문학 속에 페미니즘을 규정하는 답은 없으나, 다양한 이들의 다양한 페미니즘을 다루는 문학작품은 독자들에게 여러 페미니즘들 사이에서 파생되는 질문을 곱씹게 한다.

2부는 폭력과 여성 섹슈얼리티를 다룬다. 여성 섹슈얼리티가 금기시되거나 여성혐오적으로 재현되는 상황에서, 섹슈얼리티에 대한 새로운 재현은 또다시 폭력의 문제를 건드리고, 폭력을 이야기할 때 섹슈얼리티 문제를 피해 가기 어렵다. 2부의 글들은 폭력과 섹슈얼리티에 대한 새로운 재현의 시도들을 분석하며, 폭력과 섹슈얼리티가 어떻게 ‘여성’을 매개로 작동하는지 보여 준다. 3부에서는 김혜순, 한강, 황정은, 박솔뫼 등 자기만의 세계를 구축하며 지금 문학에 영향을 미친 작가들의 작품을 분석한다. 탈정념 주체, 심리적 현실로서의 환상 등의 개념으로 작품들을 섬세하게 독해해 나가는 비평은 작가들의 문학적 세계를 이해하는 하나의 길잡이가 될 것이다.

4부에서는 식민지 시대를 대표하는 여성 작가 나혜석, 김일엽, 김명순, 강경애 등의 소설과 삶을 보여 준다. 이는 여성과 여성 작가에 대한 틀에 박힌 재현에서 벗어나 자신과 여성들의 삶을 쓰기 위해 분투한 생존기다. 심진경은 강경애의 생애사를 들여다보고 나혜석과의 가상 인터뷰를 진행하는 등 다양한 형식을 통해 당시 여성 작가들의 작품세계를 그려 낸다. 5부에는 비평집 전체의 문제의식과 공명하는 리뷰와 작품해설, 인터뷰를 모았다. 근현대 여성 작가들의 작품세계를 톺아보며 동시대 작품들이 놓인 사회적 자리를 짚어 주는 『더러운 페미니즘』은 더 많은 페미니즘 서사의 필요성뿐 아니라 정치적, 사회적, 역사적 관점에 기반한 꼼꼼한 독해와 날카로운 비평의 필요성을 일깨운다.
저자

심진경

문학평론가.1968년인천에서태어났다.서강대학교영어영문학과를졸업하고,같은학교국어국문학과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1999년여름계간[실천문학]에「여성성,육체,여성적시쓰기」를발표한뒤평론활동을시작했다.[파라21],[문예중앙]편집위원을거쳐현재계간[자음과모음]편집위원이다.저서로,『여성,문학을가로지르다』,『떠도는목소리들』,『여성과문학의탄생』,『문학을부수는문학들』(공저),『한국문학과섹슈얼리티』등이,옮긴책으로『근대성의젠더』(공역)가있다.서강대학교,서울예술대학등에서강의한다.

목차

책머리에:‘더러움’이자긍심이되도록5

1부
새로운페미니즘서사의정치학을위하여15
이것은페미니즘이아닌것이아니다35
남성을넘어,여성을지나,떠오르는레즈비언―김멜라소설을중심
으로54
‘진짜페미니즘’을넘어서―윤이형의『붕대감기』가페미니즘‘들’에
대해말하는방법74
나는여자가아닙니까?―트랜스젠더트러블86

2부
무서운소설,무서운아이들97
여성과폭력,혹은쓰레기아마조네스116
성적순진함의역설―1990년대여성소설의섹슈얼리티와성폭력134
1990년대은희경소설의섹슈얼리티155
거울속에서아버지를보다―다시읽는오정희179

3부
홀로함께있음,도래할시의공동체―김혜순시집『피어라돼지』에기대어199
극장적세계와탈정념주체의탄생?217
황정은소설의환상과리얼―『百의그림자』와야만적인앨리스씨』를중심으로235
변신하는주체와심리적현실로서의환상―한강의『채식주의자』다시읽기259

4부
여성작가생존기―나혜석,김일엽,김명순의삶과문학273
꽃은지더라도또새로운봄이올터이지―나혜석과의가상인터뷰293
어둠속으로걸어들어가기―강경애소설을읽는다는것은303

5부
아직은모른다―권여선의『아직멀었다는말』과강영숙의『부림지구벙커X』317
어떤고독사(孤獨史)―구병모의『파과』읽기327
권여선과함께레가토를―거두절미식인터뷰340
어쩔수없이,사랑의불가능성―구경미의『라오라오가좋아』356
몰락이우리를구원할지니―최윤의『오릭맨스티』371

출판사 서평

1부의글들은마치“페미니즘표준약관”이있는것처럼‘올바른페미니즘’을이야기하며젠더고정관념을재생산하는사회에서새로운페미니즘서사의정치학을만들어가려는시도다.심진경은젠더이분법을교란하는다양한주체들을그리는동시대문학작품들을분석하며성차별적사회구조를바꿔갈새로운관점들을보여준다.문학속에페미니즘을규정하는답은없으나,다양한이들의다양한페미니즘을다루는문학작품은독자들에게여러페미니즘들사이에서파생되는질문을곱씹게한다.

2부는폭력과여성섹슈얼리티를다룬다.여성섹슈얼리티가금기시되거나여성혐오적으로재현되는상황에서,섹슈얼리티에대한새로운재현은또다시폭력의문제를건드리고,폭력을이야기할때섹슈얼리티문제를피해가기어렵다.2부의글들은폭력과섹슈얼리티에대한새로운재현의시도들을분석하며,폭력과섹슈얼리티가어떻게‘여성’을매개로작동하는지보여준다.

3부에서는김혜순,한강,황정은,박솔뫼등자기만의세계를구축하며지금문학에영향을미친작가들의작품을분석한다.탈정념주체,심리적현실로서의환상등의개념으로작품들을섬세하게독해해나가는비평은작가들의문학적세계를이해하는하나의길잡이가될것이다.

4부에서는식민지시대를대표하는여성작가나혜석,김일엽,김명순,강경애등의소설과삶을보여준다.이는여성과여성작가에대한틀에박힌재현에서벗어나자신과여성들의삶을쓰기위해분투한생존기다.심진경은강경애의생애사를들여다보고나혜석과의가상인터뷰를진행하는등다양한형식을통해당시여성작가들의작품세계를그려낸다.5부에는비평집전체의문제의식과공명하는리뷰와작품해설,인터뷰를모았다.근현대여성작가들의작품세계를톺아보며동시대작품들이놓인사회적자리를짚어주는『더러운페미니즘』은더많은페미니즘서사의필요성뿐아니라정치적,사회적,역사적관점에기반한꼼꼼한독해와날카로운비평의필요성을일깨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