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되풀이 : 문학으로 되감아 보는 세계의 작동 방식 - 민음의 비평 15 (양장)

세계의 되풀이 : 문학으로 되감아 보는 세계의 작동 방식 - 민음의 비평 15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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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현실의 비밀을 품은 문학이 우리에게 도착할 때,
느리고 찬찬한 문학의 방식으로 현실을 검산할 때,
비로소 풀이되고 기입되는 세계의 진실

현실을 딛고 선 문학을 마주하고 다시 문학으로 현실을 디뎌 볼 때,
끝없이 이어지는 도돌이표 같은 걸음으로 구축되는 문학적-세계
2018년《현대문학》을 통해 비평 활동을 시작한 문학 평론가 조대한의 비평집 『세계의 되풀이』가 민음의 비평 15번으로 출간되었다. 『세계의 되풀이』에 묶인 글들을 쓰는 동안 조대한은 문학잡지 《자음과모음》의 편집위원으로 잡지를 기획하고, 비평그룹 ‘요즘비평포럼’에 함께하며 동시대에 탄생하고 향유하는 문학의 경향과 지형을 파악하며, 가장 성실한 현장 비평가로서 활동했다. 조대한이 발견해 낸 담론과 키워드는 동시대의 작가와 독자가 첨예하게 고민하고 중요한 만큼 끈질기게 다뤘던 이 세계의 문제점들이다. 그는 발표된 시와 소설을 누구보다 빠르게 일별하고 갈무리하며 그 안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거나 독특하게 두드러지는 문학적 키워드를 재발견하고 되돌아본다. 질병, 재난, 여성, 비인간, 미래 등 세계로부터 포착되어 문학의 세계에서 다시 한번 그려진 유구하고 시대 징후적인 현상들을 정교하게 뜯어 보고 나란히 놓아 본다. 조대한의 깊은 관찰 아래 세계의 규칙과 불균형, 문학의 아름다움과 개성은 긴밀한 관계가 되어 우리로 하여금 문학과 현실 양쪽을 이해시키는 일말의 진실로 작용한다.

비평집의 수록 원고에 대한 소개와 비평가의 태도 혹은 문학적 주제를 안내하는 ‘서문’에서 조대한은 자신의 문학론을 말하기 위해 웹소설 『전지적 독자 시점』을 소환한다. 비평가 피에르 바야르가 고안해 낸 개념인 ‘예상 표절’을 설명하며 웹소설의 줄거리와 캐릭터를 예로 든 것이다. 세계와 자신과 문학, 그 삼각형이 주고받은 되풀이, 혹은 읽기와 쓰기라는 형태의 되새김질과 그 중요성을 말하기 위해서다. 책을 펴면 처음으로 마주하는 서문에서 선택한 텍스트에서 알 수 있듯, 조대한은 세계를 이해하는 텍스트와 콘텐츠를 향유하는 데 누구보다 부지런하고 경계가 없다. 그는 문화를 경유한 호기심으로 세계를 본다. 발표되는 소설과 시부터 웹소설, 드라마, 만화영화, 음악까지 문화 전반에 대한 호기심이 그를 이끈다. 각 장르는 고유한 영토를 지니면서도 서로의 영토를 받아들이거나 반사시키며 세계를 반영한다. 세계를 반영한 텍스트들이 또다시 세계에 기입된다. 조대한은 그 무수한 영향력 사이에서 문학의 속도로 그것들을 다시 읽고, 다시 쓴다. 한 편의 글로 재탄생하는 삶과 독서 감각을 곱씹으며.

1부의 글들은 젠더와 성차, 동물과 타자, 재난과 미래, 주체와 인칭 등의 논의 주제를 다루고 있다. 세계를 되짚듯 탄생하는 작품들 중 눈에 밟히는 연결고리를 찾다 보면 세계의 불합리한 조건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고 조대한은 말한다. 2부의 글들은 김수영, 서정주, 윤동주, 이상 등 현재로부터 시간의 격차가 비교적 큰 작가들의 텍스트들을 주로 다루고 있다. 현장 비평의 장보다는 아카데미에서 익숙하게 만나게 되는 작가와 작품들이지만 시간을 이기고 여전히 읽히는 남은 작가들을 다시 한번 중요하다고 독해하게 만드는 것 역시 끊임없는 문학에의 되풀이이자 비평가의 역할일 것이다. 과거의 텍스트들이지만 새로운 인식의 지반과 나란히 겹쳐 읽으면 여전한 현재성을 지니고 있기에 더욱 그렇다. 3부부터 5부까지는 작가론, 혹은 작품론에 가까운 글들이거나 단행본 또는 수상 작품집의 해설에 실렸던 원고들이다. 조대한은 서문에서 자신의 글쓰기의 시작은 순수하고 치열한 작품에의 매혹이었다고 밝힌다. “좋아하는 작가의 글을 읽은 감상”에 대해 “친구들과 종일 그 작품에 대해 떠들던” 원형에 가까운 즐거움, 동경의 마음으로 쓰인 글들이 담겼다.

조대한이 가장 힘껏 애정을 드러내는 순간 역시 한 작가에 대한 작품론을 쓸 때다. 황인찬과 이규리, 유수연과 박상수, 한여진과 이은규의 시집에 더한 비평에는 조대한의 그런 특기이자 장기가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작가가 한 시절을 고스란히 담아 펴낸 작품집에 그는 다감한 애호의 마음을 숨기지 않고 드러낸다. 조대한은 시인이 구축하고 싶던 시적 세계를 놓치지 않고 따라가 보고, 작품이 마련한 정서의 공간 안에서 충분히 시간을 보낸 뒤 자신이 느낀 만족감의 촉감과 양감과 질감을 비평의 언어로 정리하고자 한다. 각기 다른 작품으로부터 받은 각기 다른 만족감을 다시 작품의 개성에 맞게 복원하기. 그것이 아마도 조대한이 비평을 쓰는 작업의 과정이며 삶을 되짚는 방식이 아닐까 싶다. 문학이 주는 감각은 삶의 감각을 재편성하고, 조대한은 글이 모습을 바꾸면 삶을 되살 수 있다고 믿는다. 그 믿음은 무겁고 오래 간다. 그의 글이 조금씩 오래 나아가는 것과 닮았다. 그러니까 그의 글은 삶과 닮았다. 자신이 사는 방식을 쓰는 방식으로 매번 되짚어 보는 느린 걸음을 지닌 평론가가 미덥지 않기는 어려울 것이다.
저자

조대한

저자:조대한

1986년남해출생.서울과기대문예창작학과를졸업하고한양대국어국문학과에서박사과정을수료했다.2018년《현대문학》을통해비평활동을시작했다.함께쓴책으로『시,인터-리뷰』가있다.

목차

서문5
그리움의두발13

1부
남성캐릭터재현양상과서사적재배치에관한소고―장류진과강화길의소설19
근래의시적주체들에게서나타나는동물-언어31
소녀는마스크를벗지않는다50
사회적재난과미학적주체의대응67
‘나’의응답―2000년대시를경유한일인칭의진폭83
반복은우리를어느곳으로이끄는가―유진목시집『작가의탄생』98

2부
김수영의시와김현의편파적사심에부치는글111
가장특별한순간의시집―윤동주시집『하늘과바람과별과시』118
‘책임없는아름다움’―서정주의시124
이상과카프카의서로다른‘변신’129
낯선몸으로속삭이기140

3부
도착하지않은사랑의되풀이―황인찬시집『사랑을위한되풀이』159
당신의안과밖―이규리시집『당신은첫눈입니까』173
아직끝나지않은이야기―이기리시집『그웃음을나도좋아해』188
사람의슬픔과사랑의그릇―유수연시집『기분은노크하지않는다』203
일상과아름다움의단짠단짠레시피―박상수시집『오늘같이있어』216
아름다운이야기의미로―우다영소설집『앨리스앨리스하고부르면』230

4부
이토록낯설고익숙한세계―문보영시집『배틀그라운드』249
그토록사랑했던세계―임국영소설집『어크로스더투니버스』255
웃는바위와부끄러운대식가염소이야기―유계영의시263
새와인간―서이제소설「두개골의안과밖」269
낙차―김멜라소설「나뭇잎이마르고」275

5부
열도의부피―김금희소설집『오직한사람의차지』285
거꾸로걷는나―이설빈의시289
끝나지않을노래―신동옥시집『앙코르』294
미선언니와나―한여진시집『두부를구우면겨울이온다』300
봄의꽃점―이은규시집『오래속삭여도좋을이야기』319

출판사 서평

현실을딛고선문학을마주하고다시문학으로현실을디뎌볼때,
끝없이이어지는도돌이표같은걸음으로구축되는문학적-세계

2018년《현대문학》을통해비평활동을시작한문학평론가조대한의비평집『세계의되풀이』가민음의비평15번으로출간되었다.『세계의되풀이』에묶인글들을쓰는동안조대한은문학잡지《자음과모음》의편집위원으로잡지를기획하고,비평그룹‘요즘비평포럼’에함께하며동시대에탄생하고향유하는문학의경향과지형을파악하며,가장성실한현장비평가로서활동했다.조대한이발견해낸담론과키워드는동시대의작가와독자가첨예하게고민하고중요한만큼끈질기게다뤘던이세계의문제점들이다.그는발표된시와소설을누구보다빠르게일별하고갈무리하며그안에서공통적으로나타나거나독특하게두드러지는문학적키워드를재발견하고되돌아본다.질병,재난,여성,비인간,미래등세계로부터포착되어문학의세계에서다시한번그려진유구하고시대징후적인현상들을정교하게뜯어보고나란히놓아본다.조대한의깊은관찰아래세계의규칙과불균형,문학의아름다움과개성은긴밀한관계가되어우리로하여금문학과현실양쪽을이해시키는일말의진실로작용한다.

비평집의수록원고에대한소개와비평가의태도혹은문학적주제를안내하는‘서문’에서조대한은자신의문학론을말하기위해웹소설『전지적독자시점』을소환한다.비평가피에르바야르가고안해낸개념인‘예상표절’을설명하며웹소설의줄거리와캐릭터를예로든것이다.세계와자신과문학,그삼각형이주고받은되풀이,혹은읽기와쓰기라는형태의되새김질과그중요성을말하기위해서다.책을펴면처음으로마주하는서문에서선택한텍스트에서알수있듯,조대한은세계를이해하는텍스트와콘텐츠를향유하는데누구보다부지런하고경계가없다.그는문화를경유한호기심으로세계를본다.발표되는소설과시부터웹소설,드라마,만화영화,음악까지문화전반에대한호기심이그를이끈다.각장르는고유한영토를지니면서도서로의영토를받아들이거나반사시키며세계를반영한다.세계를반영한텍스트들이또다시세계에기입된다.조대한은그무수한영향력사이에서문학의속도로그것들을다시읽고,다시쓴다.한편의글로재탄생하는삶과독서감각을곱씹으며.

1부의글들은젠더와성차,동물과타자,재난과미래,주체와인칭등의논의주제를다루고있다.세계를되짚듯탄생하는작품들중눈에밟히는연결고리를찾다보면세계의불합리한조건들을이해할수있게된다고조대한은말한다.2부의글들은김수영,서정주,윤동주,이상등현재로부터시간의격차가비교적큰작가들의텍스트들을주로다루고있다.현장비평의장보다는아카데미에서익숙하게만나게되는작가와작품들이지만시간을이기고여전히읽히는남은작가들을다시한번중요하다고독해하게만드는것역시끊임없는문학에의되풀이이자비평가의역할일것이다.과거의텍스트들이지만새로운인식의지반과나란히겹쳐읽으면여전한현재성을지니고있기에더욱그렇다.3부부터5부까지는작가론,혹은작품론에가까운글들이거나단행본또는수상작품집의해설에실렸던원고들이다.조대한은서문에서자신의글쓰기의시작은순수하고치열한작품에의매혹이었다고밝힌다.“좋아하는작가의글을읽은감상”에대해“친구들과종일그작품에대해떠들던”원형에가까운즐거움,동경의마음으로쓰인글들이담겼다.

조대한이가장힘껏애정을드러내는순간역시한작가에대한작품론을쓸때다.황인찬과이규리,유수연과박상수,한여진과이은규의시집에더한비평에는조대한의그런특기이자장기가고스란히드러나있다.작가가한시절을고스란히담아펴낸작품집에그는다감한애호의마음을숨기지않고드러낸다.조대한은시인이구축하고싶던시적세계를놓치지않고따라가보고,작품이마련한정서의공간안에서충분히시간을보낸뒤자신이느낀만족감의촉감과양감과질감을비평의언어로정리하고자한다.각기다른작품으로부터받은각기다른만족감을다시작품의개성에맞게복원하기.그것이아마도조대한이비평을쓰는작업의과정이며삶을되짚는방식이아닐까싶다.문학이주는감각은삶의감각을재편성하고,조대한은글이모습을바꾸면삶을되살수있다고믿는다.그믿음은무겁고오래간다.그의글이조금씩오래나아가는것과닮았다.그러니까그의글은삶과닮았다.자신이사는방식을쓰는방식으로매번되짚어보는느린걸음을지닌평론가가미덥지않기는어려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