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소 이야기 (거리 이름에 담긴 부와 권력, 정체성에 대하여)

주소 이야기 (거리 이름에 담긴 부와 권력, 정체성에 대하여)

$18.00
Description
○ 《타임》 선정 올해의 필독서
○ “서문을 읽는 순간 정신없이 빠져드는 책!”
-박상현(칼럼니스트, 《오터레터》 발행인)

도시계획부터 부동산, 학군, 선거 참여, 계좌 개설, 전염병 추적까지
인간의 삶과 공동체의 틀을 형성하는
주소의 세계를 탐사하는 매혹적인 여행

주소의 기원과 역사를 탐색하고 주소 체계와 거리 이름에 담긴 다양한 사회 정치적 이슈를 탐구하는 『주소 이야기』가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저자인 디어드라 마스크는 미국 전역뿐 아니라 영국, 독일, 오스트리아 등 유럽 지역과 한국과 일본, 인도, 아이티, 남아프리카 공화국까지 전 세계의 사례를 취재하고 인터뷰하여 주소에 관한 다채로운 이야기를 생생하게 그려 낸다. 더불어 왓스리워즈와 구글 플러스코드 등 디지털 주소의 등장으로 변해 갈 주소의 미래를 점쳐 본다. 장소와 권력, 공간과 정체성의 교차점을 고찰하면서 일견 평범해 보이는 주소에 담긴 놀라운 역사와 의미를 풀어내는 책이다.
저자

디어드라마스크

저자:디어드라마스크
작가이자변호사.하버드대학교를졸업한후옥스퍼드대학교와하버드로스쿨에서공부했다.아일랜드국립대학교에서석사과정을마쳤다.《하버드로리뷰》편집자,미국연방법원서기로일한경력이있으며런던정치경제대학(LSE)에서학제간사회과학과정을,하버드대학교에서논픽션글쓰기를가르쳤다.《뉴욕타임스》,《애틀랜틱》,《가디언》등에글을발표했고현재영국런던에살고있다.주소와거리이름에대한사람들의다종다양한생각에흥미를느껴,세계방방곡곡을돌아다니며취재하고탐사한끝에『주소이야기』를집필했다.

역자:연아람
한국외국어대학교영어교육학과를졸업한후서강대학교와영국런던정치경제대학에서각각국제관계와인권학을공부하고이주정책및청소년교육관련공공기관에서근무했다.한국외국어대학교통번역대학원에서번역학석사학위를받았으며영미권도서를우리말로옮기는작업에매진하고있다.옮긴책으로『생명가격표』가있다.

목차

들어가며:주소는왜중요할까?11

개발
1콜카타:주소는빈민촌을어떻게바꾸는가?35
2아이티:주소가전염병을막을수있을까?65

기원
3로마:고대로마인들은어떻게길을찾아다녔을까?99
4런던:거리이름은어떻게만들어졌을까?119
5빈:주소는권력이다149
6필라델피아:미국에는왜숫자로된도로명이많을까?178
7한국과일본:도로명주소와번지주소의차이207

정치
8이란:혁명후에거리이름이바뀌는이유는?227
9베를린:나치시대의거리이름이말해주는독일의과거사극복252

인종
10플로리다주할리우드:거리이름을지키려는자,바꾸려는자277
11세인트루이스:마틴루서킹거리가고발하는미국의인종문제301
12남아프리카공화국:거리이름의주인은누구인가?320

계급과지위
13뉴욕맨해튼:주소의가치는얼마나될까?355
14노숙자문제:주소없이살수있을까?382

나가며:주소의미래403

감사의말427
주431

출판사 서평

내가사는곳이나를말해준다?
공간에가치를부여하는주소의정치경제학

주소는단순히위치를지정하는수단에그치지않는다.바로인접한토지도서로다른행정구역에편입되는순간가치가달라진다.연구에따르면영국에서는‘스트리트(street)’에있는주택이나건물이‘레인(lane)’에있는건물에비해절반가격에거래되었고,미국에서주소에‘레이크(lake)’가들어간주택은전체주택가격의중앙값보다16퍼센트높았다.오스트레일리아빅토리아주에서는저속하거나우스운이름의거리에있는건물가격이다른거리의건물가격보다20퍼센트낮다는조사도있었다.
중심지의부동산가격이상상을초월하는뉴욕에서는심지어공식적인주소를사고팔수도있다.시당국이주소변경신청권을판매하기때문이다.도널드트럼프를비롯한개발업자들은주소가훌륭한마케팅수단이된다는사실을일찌감치깨달았고,예를들면센트럴파크처럼‘비싸보이는’주소를건물에붙여조금이라도부동산가치를높이려애써왔다.부동산,학군등경제적이해와주소가밀접한관계가있는한국도사정은비슷해보인다.
주소가지니는상징적가치때문에주소개정을둘러싼논쟁도전세계에서빈번하게발생한다.무엇을기념하고기념하지않을것인가하는문제에는사회구성원들의정치적,종교적,역사적가치관이깊게배어있다.혁명이나큰사건후에주소명개정이뒤따르는이유이기도하다.이처럼주소개정은갈등의축소판이자기억의전장이기도하지만,이로써과오를극복하고사회변화를추동하는방아쇠가되기도한다.나치시대에지어진주소,노예제도나아파르트헤이트를지지하고옹호한인물의이름이들어간주소를바꾸려는노력처럼말이다.

도로명은정체성과부에관한문제이며인종문제이기도하다.결국이모든것은권력에관한문제다.이름을짓고,역사를만들고,누가중요하고중요하지않은지,왜중요한지를결정하는권력말이다.어떤책들은연필이나이쑤시개와같이사소한물건이어떻게세상을바꾸었는지이야기한다.이책은그런종류가아니다.그보다는도로에이름을짓고번호를붙이는계몽사업이어떻게인간의삶과사회를개혁한혁명이되었는지에관한복잡한이야기다.?본문에서

도시는무엇으로이루어지는가?
복잡한도시생활의필수요소,주소

주소도지도도없던시절,사람들은어떻게길을찾아다녔을까?고대로마인들은거리이름이나번지없이도원하는곳에가는데아무런문제가없었다.대다수는살아보고가본범위내에서공간을상상할수있었고,온갖소리와냄새가뒤섞인골목을청각과후각을동원해찾아다녔다.‘시장입구에서보이는언덕을올라가면사원이있고,사원바로옆에무화과나무가있는골목길을따라가면디아나신전이보이는데거기에서우회전하면된다’(테렌티오스의희곡「형제들」)는식으로길을묻고답해도충분할만큼머릿속에그리는공간의범위가작았다.
하지만문명이발달하고사회가복잡해지면서주소의출현은불가피해졌다.대화참여자모두가가본적없는장소를가리키거나서신과물건을정확한장소에보내기위해우리가사는공간을보다체계적으로구획할필요가생긴것이다.게다가자연발생적으로지어진거리이름들은도시가확장되면서중복되기일쑤여서혼란을줄일수단이절실했다.파리,베를린,빈,런던,뉴욕등세계각지의대도시에서일제히모든집에번지를달기시작했다.1770년오스트리아의마리아테레지아는집마다번호를매기고거주자를파악해참전가능한‘병사’를징집하라는명령을내렸다.19세기런던에서는우편제도개혁과함께대대적인도로명개편사업을펼치면서번지가표준화된주소로정착되었다.미국의도시들은비교적최근에성립된만큼주소도계획적으로도입되었다.(미국에숫자가붙은거리이름이많은배경이다.)
흔히‘도시계획’하면도로정비,신축건물,시민을위한공공용지등눈에보이는시설물을떠올린다.그러나도시는“아름답게꾸미기이전에정리가필요하다.”시가지정비나도시미화사업은일부지역이나주민들에게영향을미치지만간결하고효율적인주소체계는도시전역의전계층사람들이혜택을본다.보이지않는인프라인주소체계를정비하는데헌신한사람들덕분에현대의복잡한도시생활이가능해진것이다.

오랜세월에걸쳐주소는우리정체성의상징이자,정부가권력을미치는수단이며,사회구조를반영하고또개선해나가는방법이되었다.코로나19장기화로거주공간의의미가어느때보다부각되는지금도,온라인공간이삶에서차지하는비중이더욱커질미래에도‘나는어디에있는가’를묻는본질적고민은그치지않을것이다.『주소이야기』는이러한고민에흥미로운나침반이될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