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업계인, 철학자, 스파이

작가, 업계인, 철학자, 스파이

$17.00
Description
베테랑 문학편집자가 읽은
소설의 복잡하고 미묘한 표정들,
인생의 단순하고 명료한 비밀들
작가가 쓰고
업계인이 만든 책을
철학자가 사유할 때
스파이가 움직인다
김영준의 첫 번째 에세이가 출간되었다. 출판사 열린책들에서 편집이사를 지내고 김영사, 을유문화사 등에서 근무하며 존 르카레, E. M. 포스터, 줄리언 반스 등의 책을 만든 베테랑 문학편집자의 이야기다. 그는 도스토옙스키, 보르헤스, 토마스 만과 같은 작가들의 일화를 새롭게 읽어내고, 출판계에서의 경험을 사유로 엮어낸다. 유연한 사고와 미묘한 유머로 업계인의 사정을 ‘스파이’ 같은 매력과 기술로 풀어내는 책이다.

“전부터 김영준의 글을 흠모해 왔다. 그는 작가를 둘러싼 이야기들에서 균열을 포착하고, 그로부터 부드럽게 새로운 결론에 이른다. 그의 글을 읽는 소중한 경험을 하고 나면, 어쩐지 나는 그전까지 당연하다고 여겼던 것을 철학자처럼 사유하고 스파이처럼 의심하는 사람이 되어 있다. 작가이자 업계인, 철학자이자 스파이의 첫 책을 천천히 음미하며 읽기를 권한다.” ─ 장강명(작가)

책의 제목 ‘작가, 업계인, 철학자, 스파이’는 첩보소설의 대가 존 르카레의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에서 차용한 것이다. 언제나 독자들의 관심을 사로잡는 ‘작가’들의 이야기를 ‘업계인’으로서 서술하는데, ‘철학자’의 생각과 ‘스파이’의 관찰이 글에 깊이를 더한다. 페터 한트케가 전범 밀로셰비치의 장례식에 참석한 일, 도스토옙스키가 등장하는 가짜 에피소드, 카프카의 「변신」 다시 읽기, 윌리엄 트레버의 문체 분석, 한국에서 존 르카레를 처음으로 정식 출판할 때의 회상 등등. 이 모든 글은 삶의 한계 속에서 분투하면서 자신만의 작전을 수행하는 ‘개인’이라면 누구나 끌릴 법한 정확하고 매력적인 문장으로 엮여 있다.
저자

김영준

1968년서울에서태어났다.고려대학교사학과를졸업하고열린책들,SK텔레콤,김영사,을유문화사등에서근무했다.열린책들편집이사를지냈다.E.M.포스터,줄리언반스,존르카레,줄리언시먼스,에릭앰블러등의책을기획하거나편집했다.2019년부터한겨레‘크리틱’란에칼럼을,기타매체에서평이나에세이를기고하고있다.현재가족과함께서울에서살고있다.옮긴책으로는체스터브라운의『너좋아한적없어』(2005)가있다.『작가,업계인,철학자,스파이』는그의첫에세이집이다.

목차

들어가는말

1부작가
2부업계인
3부철학자
4부스파이

감사의말
출전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소설의재미가
미친듯이상승할때
인생의진짜주제가
마침내밝혀진다

세계문학을기획하고편집하는일을오래해온김영준의글을따라가다보면소설이문득충격적으로재미있어진다.평범한등장인물이처음보는표정을짓는다.역사와철학,영화와음악을,업계의안과밖을오가는특유의시선때문이다.

어느해의프랑크푸르트국제도서전.프랑스작가의초대로각국의편집자들이저녁식사를하게되었다.참석자는모두프랑스말을잘하지만,한국인인‘나’를배려해영어를쓴다.그런데늦게도착한어느유럽인이이미아는사람들과프랑스말로이야기하기시작한다.이제테이블은프랑스어사용자대영어로대화하려애쓰는사람들로나뉘게된다…….이도서전일화에서김영준은‘진짜주제’를찾아낸다.“어떤상황에서든우정을참지못하며,이세상을친구가모인놀이터,확장된동문회장으로보는태도는우리에게낯설지않”다는것.(「타자가들어온방에서」)손님이있는자리에서‘나’에게만친한체를하거나,공적인자리에서‘선배님’‘선생님’호칭을쓰는이러한태도는과연우리가일상에서흔히보는모습이다.세속적인일상에서미처생각하지못한의미를건져내는김영준특유의글쓰기다.

“우리는소설을통해서지식을얻는다.그런데그지식은약간진기한종류의것으로다른데서는찾을수없다.그것은작가가이미알고있던지식이아니라새로운상황에서,소설을쓰는과정에서비로소발견하게된지식이기때문이다.”(「전지적작가」)김영준또한글을쓰는과정에서발견하게된지식을쓴다.미리정해진결론으로질주하기보다“생각의커브와교체를보존하고있는울퉁불퉁한글”은독자에게잊을수없는독서의경험을선사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