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시대 - 매일과 영원 1

일기시대 - 매일과 영원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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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일기가 창작의 근간이 된다는 말은 흔하지만
사실 일기가 시나 소설이 되지 않아도 좋다.
무언가가 되기 위한 일기가 아니라 일기일 뿐인 일기,
다른 무엇이 되지 않아도 좋은 일기를 사랑한다.”

매일 쓰고 가꾼 일기로부터
열매처럼 맺히는 시와 소설
어느 일기주의자가 건네는
묵묵하고 건강한 창작의 기쁨
저자

문보영

시인.매니큐어가마를때까지잘기다리지못하는인간이다.1992년제주도에서태어났다.고려대학교교육학과를졸업했다.바람이많이부는제주도에선모자위에납작한돌을얹고다녔다.2016년[중앙일보]로등단했다.2017년시집『책기둥』으로김수영문학상을수상했고상금으로친구와피자를사먹었다.일상을사는법을연습하기위해유튜브채널‘어느시인의브이로그’를시작했으며,시와소설,일기...

목차

서문11

1부
내방에서살아남기17
모방자23
내방에물건두고가지마30
처천재이야기38
책에그림이많았으면좋겠어44
당신은사랑받기위해태어난사람151
당신은사랑받기위해태어난사람259
옷안입고하루살기67

꿈전시장:진짜문제75

2부
시인기期1-낙엽인간과의만남79
시인기期2-三代의시수업85
시인기期3-동아리를사랑해93
좋은시가뭔데요?98
나의거짓말102
줄거리작가109
조금씩이사가기114
문보영자기소개서120

꿈전시장:공포꿈128

3부
도서관가는두가지길133
도서관은이렇게생겼다1138
도서관은이렇게생겼다2146
선넘기는기본메뉴박기는사이드메뉴151
운전중이므로나중에연락드리겠습니다158
예술가의똥167
짧은시쓰기177
큰공책에큰시쓰기184
미래에불태워버릴어떤작품에관하여192

꿈전시장:MBTI가바뀌었다200

4부
콜링포엠209
잠자는사람과꿈에관하여215
비밀머저리224
앞으로달리는것으로과거수리하기232
편지광기239
포장의달인249
내가떠나온책상258
평지걷기265
내방에서탈출하기273

출판사 서평

■사실은문학을사랑해:어느일기주의자의고백
2016년중앙신인문학상을받으며등단하였고,2017년시집『책기둥』으로김수영문학상을수상한시인문보영의에세이『일기시대』가민음사의에세이시리즈‘매일과영원’으로출간되었다.문보영을설명하는단어중하나는단연‘일기딜리버리’다.손으로직접쓴일기를구독자들에게우편으로부치는신개념문학구독서비스.이것은문보영이스스로창조해낸조어이며시스템이다.그는「잭과콩나무」속콩나무가쑥쑥자라나는듯한기세로,없던구조를만들며스스로의위치를그려넣는다.마르지않는샘처럼매일글을써내는일,그마법같고대단한일을가능하게하는것은바로그가책을읽은,문학을사랑해온시간이다.시인은머릿속에온갖책들을담아두고필요할때꺼내자유자재로일상에첨가한다.밋밋한날들에는상상을,상처입은날들에는웃음을발라일기를쓴다.그렇게탄생한일기에서는시가발생하거나,소설이파생한다.시인이사랑하는것은시가되는일기,소설이되는일기이기도하지만무엇보다일기그자체인일기다.『일기시대』는일기주의자문보영이남기는‘일기론’이자사랑하는한시절에대한기록이다.

●현실을오리고붙이는재단사

나는주로새벽5시가넘어서잠든다.따라서새벽5시까지방에서살아남아야한다.밖은위험하고5시까지갈곳이없기때문에.
-「내방에서살아남기」,18쪽

모두가잠든시간에잠들기가힘들었던시인은자정부터동틀녘까지일기를쓴다.일기는그가직접그린방그림으로시작한다.방그림은대체로그구조가동일하지만시인의기분이나그날의상태에따라아주미세하게달라지며,그림에는보이지않지만책상밑과옷장속혹은창문바깥에서작가가숨겨둔비상식량이나용도가무엇인지모를천사조각,그리고상상의친구가불쑥불쑥튀어나온다.책장에서는카프카와브르통과제발트가뒤섞인다.그의일기속에서방은『해리포터』속필요의방처럼늘어나고줄어들며변한다.시간역시마찬가지다.일기를쓰는시간은자정부터새벽다섯시까지일지라도,일기에는며칠전다녀온산책과어린시절동경했던친구이야기,그날읽은책과오래전읽은책이뒤섞여새로운‘일기의시간’이탄생한다.작은방의작은책상에놓인더작은일기장을마주하고앉아시간과공간을자르고꿰매는분주한한일기장인의모습을상상해보자.그리고그의완성품,『일기시대』를확인해보자.그것의봉제선은깔끔하고장식은개성넘치며,누구에게나신기할정도로맞춤일것이다.

■사랑했던한시절을기록하는역사가

지금돌이켜보면가끔쑥스럽다.시가세상의전부라고믿던시절이.
-「시인기記3-동아리를사랑해」,96쪽

시인은자신이삶에처음시를심었던때,친구들로인해시가자라고오로지시를기르는일에만몰두했던때를천천히돌이켜살핀다.과거의한시절을기록하는문보영의키워드는‘친구’,그리고‘시’다.시를처음접하고열렬히빠져들어시를사랑하는사람들사이에서‘숨이쉬어지는듯한’느낌을받았던때.종각에서언주이모,희숙할머니,봉익삼촌과함께시를썼던날들.쓰고싶지않은것은안써도된다는새로운원칙과‘재미있다’는말은‘슬프다’는말과같다는새로운언어를배우며시수업노트를적던날들.이렇듯시인은‘문보영문학’을담는책『일기시대』에서빼놓을수없는시기를‘시인기記’라는제목아래남기며말한다.사랑하는것이시밖에없던시절이아직도마음깊은곳에보물처럼자리하고있다고.그리고과거보다조금더단단하고건강한얼굴로스스로의역사에대한역사가로서의견을덧붙인다.어느시인에게슬픈날들만이시로기록되던시기는이제지나갔으며이제는무탈한날에도쓰는사람이되었다고.과거의자신을가득채웠던사랑과슬픔의역사를남김없이기록하며문보영은더없이생생한지금의시인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