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만세 - 매일과 영원 6 (양장)

소설 만세 - 매일과 영원 6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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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소설가 정용준의 첫 에세이집

“소설을 쓰고 읽는 사람들에게 이 말을 하고 싶다.
그럴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그것은 그럴 가치가 있어요.

당신이 소설을 그렇게 지킨다면
소설 역시 당신을 그렇게 지켜 줄 것입니다.”
정용준은 2009년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래 『내가 말하고 있잖아』 『바벨』 『선릉 산책』 등 여덟 권의 소설책을 펴내며, 섬뜩하고 생생한 이미지와 서사, 세계로부터 외따로 떨어진 인물의 섬세한 감정, 문학의 실험적 재미 등 다채롭고 고유한 문학적 궤적을 그려 온 소설가다. 황순원문학상, 한무숙문학상, 젊은작가상, 문지문학상 등 굴지의 문학상 수상 이력은 그가 밟아 온 성실하고 치열한 시간을 짐작게 한다. 정용준은 소설을 “단 한 사람의 편에 서서 그를 설명하고 그의 편을 들어 주는 것.”이라고 정의하는 사람이며, “당신이 소설을 그렇게 지킨다면 소설 역시 당신을 그렇게 지켜 줄 것입니다.”라는 믿음을 지닌 사람이다. 그런 그가 첫 번째 산문집을 통해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 역시, 다름 아닌 소설과 문학이다.
소설가 정용준의 첫 에세이집 『소설 만세』가 민음사 ‘매일과 영원’ 시리즈로 출간되었다. ‘매일과 영원’은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문학적 순간을 길어 올리는 작가들이 내밀하고 친밀한 방식으로 써내는 자신의 문학론을 한 권의 책에 담아 펴내는 에세이 시리즈다. 『소설 만세』는 민음사 격월간 문학 잡지 《릿터》에 2021년 2월부터 1년 동안 연재되었던 결과물에 작가의 창작 원칙과 문학적 화두, 소설을 시작하던 때의 생생한 마음을 담은 글들을 더해 완성되었다. 연재 당시 『소설 만세』가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것은, 글이 전하는 커다란 용기와 위로 덕분이었다. 정용준의 글은 오직 소설에 대해서만 말하는데, 어떻게 그것이 수많은 독자들에게 용기와 위로의 표정을 띤 채 가 닿을 수 있었을까?
용기를 잃지 않기 위해 문장마다 마침표 대신 투명한 ‘만세’를 적는 마음이었다는 그의 일화처럼, 정용준이 소설을 대하는 태도는 절실하고 순전하다. 당신이 무한한 ‘만세’를 보내고 싶은 무언가를 마음에 품고 있는 사람이라면, 정용준이 써낸 고요하고 단단한 ‘만세’가 분명한 힘이 되어 줄 것이다.
저자

정용준

소설가.현재서울예술대학교문예창작학과교수로재직중이다.2009년[현대문학]신인추천으로등단하였다.저서로소설집『가나』,『우리는혈육이아니냐』,『선릉산책』,장편소설『바벨』,『프롬토니오』,『내가말하고있잖아』,중편소설『유령』,『세계의호수』등이있다.젊은작가상,황순원문학상,문지문학상,한무숙문학상,소나기마을문학상등을수상했다.

목차

프롤로그9

1부용기가필요한일
소설은허구가아니다15
단한사람의세계22
먼저울지않는사람32
그것은존재한다35
불가능한싸움42
당신이소설을그렇게지킨다면47
몸에좋은소설52
나만의서커스57

2부내가소설을쓸때
새로운제목을썼다65
「떠떠떠,떠」와『내가말하고있잖아』68
낙서로부터열리는74
새벽의목욕탕81
인물에게도내일이있다85
더욱인간인것91

3부창작수업
창작수업이도움이될까?99
나의선생님104
노력에관한몇가지생각122
‘꼭’해야하는지묻는다면133
스토리와스토리텔러139
서로고개를끄덕여주는사이145
새로움은어디에깃들까149
소설속인물들처럼용감하게158

4부뜨겁게좋아하는마음으로
인터넷없던그방165
고속버스와기차와지하철에서읽고쓰기170
어느새해다짐175
아는것과익히는것185
내가하려던그말191
구하기전에먼저원할것195
그게유령의삶이라면201

작가의말207

출판사 서평

정용준은2009년작품활동을시작한이래『내가말하고있잖아』『바벨』『선릉산책』등여덟권의소설책을펴내며,섬뜩하고생생한이미지와서사,세계로부터외따로떨어진인물의섬세한감정,문학의실험적재미등다채롭고고유한문학적궤적을그려온소설가다.황순원문학상,한무숙문학상,젊은작가상,문지문학상등굴지의문학상수상이력은그가밟아온성실하고치열한시간을짐작게한다.정용준은소설을“단한사람의편에서서그를설명하고그의편을들어주는것.”이라고정의하는사람이며,“당신이소설을그렇게지킨다면소설역시당신을그렇게지켜줄것입니다.”라는믿음을지닌사람이다.그런그가첫번째산문집을통해이야기하고자하는것역시,다름아닌소설과문학이다.

소설을썼다.그걸계속반복했다.

소설을썼다.소설이안써지면남의소설을읽었다.소설이안읽히면시나산문을읽었다.읽기든쓰기든아무것도안되면그냥잤다.그리고일어나면다시소설쓰기를시도했다.그걸계속반복했다.
-168쪽

정용준은20대중반부터소설을본격적으로쓰기시작했다.그는산문시가어떻게시일수있는지자신있게질문하던‘문학문외한’으로그시절의자신을묘사하고있지만,동시에그는온종일도서관에박혀문학만생각하던지독한소설가였다.그는문학강의시간이면지적인모습을보이고싶은욕심에어설프게읽어낸철학서를잔뜩인용하는성마른학생이기도했지만,오직소설을위해2년동안인터넷이되지않는방에부러머물기로하는꿋꿋한소설가였다.문학을너무도사랑하는데,아직그게어떤것인지잘모르겠으니일단열심을다하고보는마음.자신이다한열심이어디로가는지도모른채,어디로가도좋다는듯이,남김없이건네는마음.그것이정용준이소설을시작하던때의서툴고소중한마음이었다.

끝까지기다려주는소설

소설을만나더나은입술을얻었다.그입술역시온전치못해더듬기는매한가지지만차이가있다.소설은끝까지기다려준다.다시말하게해주고때로는했던말도고칠수있게해주며오늘말못하면내일말할기회를준다.그것이고맙다.
-72쪽

소설을이토록사랑하는그에게,소설은시간을선물했다.그가개인적인고난들로좌절할때,소설이마음처럼잘풀리지않아고민할때,적절한언어를정확한때에내뱉기가어려워오랫동안침묵할때,소설은변함없이그를기다려주고다시말하게해주었다.소설에게서넉넉한시간을건네받은정용준은이제소설의시간에대해서도생각하는사람이되었다.자신이소설안에서시간을보내며많은어려움들을거쳐왔듯이,소설속인물에게도당장의어려움이전부가아니라내일이있음을어느순간깨닫게된것이다.소설에게시간을선물받고,소설의시간에대해서도고민하면서그는“인물에게여유를주고내일을주고걸어갈길을보여주고문을열어주는”글을쓰고자하는소설가가되었다.소설을끝마치고작가가자신의일상으로돌아가듯,소설이끝난뒤에도정용준의인물들은제삶을살게된다.

한사람을사랑하듯소설을생각한다면

나는소설을한사람의삶에들어가그의마음과감정을살피는일이라고생각하고있다.객관적으로알고확인하는것을넘어알게된것에책임감을갖고그편에서서적극적으로그를믿고변호하는일이라고생각하고있다.
-45쪽

소설가정용준이소설을생각하는방식은한사람을온전히사랑하려는마음과닮았다.잘사랑하는법이무엇인지알기도전에일단열심을다하고,내마음의크기와상대의마음의크기가다른것같아슬퍼하고,곧내슬픔의깊이를살피기보다는상대를보다잘이해하고자하고,끝내서로가서로에게없어서는안될영원한관계가된다.그가소설과주고받은마음과태도에대한글들을읽어내려가다보면소설이라는것이어느순간살아움직여도이상하지않을것만같다.대상에게생명력을불어넣는것이사랑이라면정용준은소설을마침내잘사랑하게된것이겠다.『소설만세』의마지막페이지에서그가전하는안부인사처럼,그의‘만세’는자연스레또다른‘만세’들로이어질것이다.
“마지막으로이글을읽어준독자님들.감사합니다.여러분들의삶에서가치있고의미있다고믿는그것을언제나소중히간직하세요.그리고그것과함께살며자신있게만세!를외칠수있는행복한날들되세요.그럼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