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고선 없는 지도를 쥐고 - 매일과 영원 8 (양장)

등고선 없는 지도를 쥐고 - 매일과 영원 8 (양장)

$14.00
Description
“어느 날 문득 나는 친구가 재밌게 읽을 만한 글,
읽고서 좋아할 만한 글이 쓰고 싶어졌다.”

시에 대해 묻기보단 자신만의 시를 선언하는
씩씩하고 쓸쓸한 시인의 문학 일기
201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후 시집 『베개는 얼마나 많은 꿈을 견뎌냈나요』 『꿈을 꾸지 않기로 했고 그렇게 되었다』를 출간하며 꿈과 생의 생성과 소멸에 대한 강렬한 작품을 선보여 온 권민경 시인의 첫 번째 산문집 『등고선 없는 지도를 쥐고』가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시인으로서의 자신을 ‘칼잡이’라 정의 내리며 자신만의 꿈 찾기를 끝까지 밀고 나가는 그의 시 세계가 지금과 같이 뚜렷한 형태를 갖출 수 있었던 데에는 ‘여정’이라는 말이 어울릴 법한 숱한 시간들이 바탕에 있다. 『등고선 없는 지도를 쥐고』에는 권민경 시인이 친구가 재밌게 읽어 주기를 바라며 처음 문학적인 글을 써 보기로 했던 순간부터, 글에 점차 스스로를 투영해 가며 자신만의 형식을 깨닫는 순간, 그리고 그 순간들에 보이지 않는 영향을 끼친 유년 시절의 기억까지 촘촘히 깃들어 있다. 권민경 시인의 시종 담담하고 씩씩한 태도는 흔히 쓸쓸함이나 고독함이라 떠올리기 쉬운 문학의 얼굴에 가뿐한 웃음을 띄운다.
만일 당신이 당신만의 여정을 겪어 내는 도중 빼곡하게 들어찬 뜻밖의 등고선을 마주했다면, 『등고선 없는 지도를 쥐고』를 펼쳐 보자. 이 책과 함께라면 웃음을 잃지 않고도 아득한 언덕길을 넘어갈 수 있다. 『등고선 없는 지도를 쥐고』는 즐거움으로부터 시작되어,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 담담함을 바탕에 두고 씩씩하게 이어지고 있는, 다름 아닌 권민경 시인의 문학론이기 때문이다.
저자

권민경

2011년《동아일보》신춘문예에당선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집으로『베개는얼마나많은꿈을견뎌냈나요』『꿈을꾸지않기로했고그렇게되었다』가있다.

목차

프롤로그9

1부내친구가좋아해줄이야기
최민이재밌어할이야기115
오래달리기할때떠오르는이름21
최민이재밌어할이야기226
수색33
최민이재밌어할이야기337
어느외로운사람이목격한색채43
사람에게총을겨누지마세요47
겨울양말51
노동요라는소음속에55
최민이재밌어할이야기460

2부너와나의말발굽
자기전안녕69
너와나의말발굽72
언덕을구르는아이들75
걷기의시작79
Youbegood.Seeyoutomorrow.Iloveyou.83
우리가아니라시간이빠른거야87
아직알아가고있어요104
인생의프랙털111
움직이는좌표118
선량한사람들의크리스마스121

3부나의나도슨트
빨간물음표127
즐거운나의시134
내시에든것146
TMI가득한권민경의일상과유구한종이책152
어여쁜혹들163
초신성166
나의나도슨트172
베개는얼마나많은꿈을견뎌냈나요189
언니의언니195
501호208

에필로그211

출판사 서평

친구가좋아하는것들을가득넣은바구니를들고

어느날문득나는최민이재밌게읽을만한소설,읽고서좋아할만한소설이쓰고싶어졌다.
-26쪽

문학이라는장르의기원을논할때‘유희’를빼먹을수는없다.권민경시인의문학도즐거움으로부터피어났다.고등학생시절열린백일장,권민경시인은자신과이름이같아‘최민’으로불리던친구가소설로우수상을수상했던것을기억한다.친구는모두가귀찮다는얼굴로수필을써내려갈때30분만에완성한소설로우수상을거머쥐었다.그친구의소설을무척이나재미있게읽었던권민경시인은어느날문득,그에게도읽는즐거움을선사해주고싶다는열망에휩싸이고,곧친구가좋아하는것들을잔뜩넣어소설을써보겠다는마음을먹는다.그렇게친구가좋아하는가수도한스푼집어넣고,친구가즐겨읽던작품들의발랄함과엉뚱함도한스푼씩섞은,오직한사람만을위한소설이완성된다.좋아하는친구를위해,친구가좋아하는것들만잔뜩집어넣어즐거운마음으로써내려간작품은과연어떤모습일까?마치「반지의제왕」의프로도가그러하였듯아름답고경쾌한마을을닮은마음으로부터출발한권민경시인의문학은어디를향해나아갈까?

바깥에서안쪽으로걸어들어가는길

시간이흘러간다.그감각은문득나를자유롭게했다.
깨달음이란뜬금없이찾아온다.그것은깨달음이너무도단순하기때문일것이다.
-27쪽

친구를좋아하는마음으로글을쓰기시작했던권민경시인은점차문학속에서자기를발견하기시작한다.문학을통해담아내고자하는자기만의것,그리고그에어울리는자기만의형식을고민하며권민경시인은시와가까워진다.혼자있을때면끝을모르고내달리던생각은시에서의빠른이미지와장면전환으로적용되고,뚜렷한원인을모른채거듭죽음에대해생각하던버릇은시에서꾸준히다뤄온주제로연결된다.이런식의깨달음이“너무도단순”한것이라고표현할만큼,권민경시인은무엇이든과장하는법이없다.대충그려진지도탓에여행중뜻하지않은언덕길을무수히넘게될지라도,모두자신의선택이므로마주하게될모든순간을기꺼이,기왕이면즐겁게받아들이며씩씩하게나아간다.“간절히원하던것들은이루어지지않았다.반면별기대도않던행운들이찾아왔다.뜻대로되지않는것이삶이라는걸절감하며자랐다.지금도자라고있다.”라는그의말이체념이아니라미래를도모하는말로들리는것은,즐거움으로부터피어난그의문학이여전히그태도를잃지않고나아가고있는덕분이다.유희로부터시작된문학이우리에게줄수있는가장큰선물이자유로움이라면,권민경시인의문학또한자유로움을향해걷고있는게아닐까.때때로찾아오는쓸쓸함을애써부정하지않는가뿐한발걸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