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의 준비 - 매일과 영원 10 (양장)

에세이의 준비 - 매일과 영원 10 (양장)

$16.00
Description
‘나의 것’에 대한 회의, 진실의 존재 여부를 겨눈 의심,
문학의 통념에 건네 보는 농담,
무한한 유예 속에서 피어난
시인이자 문학평론가 강보원의 창작(준비)론
시인이자 문학평론가 강보원의 첫 산문집 『에세이의 준비』가 민음사 에세이 시리즈 ‘매일과 영원’으로 출간되었다. 강보원은 2016년 《세계일보》 평론 부문으로 등단하였으며, 2021년 시집 『완벽한 개업 축하 시』를 출간하는 등 장르를 자유로이 거닐며 독창적인 문학관을 구축해 왔다. 이 책에는 저자 자신에게 커다란 영향을 주었던 다종다양한 글들을 경유하여, 글쓰기의 이유부터 형식, 좋은 작품과 작가의 면모, 그리고 그사이를 오랫동안 헤매 온 저자의 시간들이 오롯이 기록돼 있다.
강보원은 『에세이의 준비』가 두 가지 면에서 실용적이고 현실적이기를 원한다. 먼저 스스로 이 책을 계기로 무언가를 쓰게 되는 것, 다음으로는 이 책을 읽는 다른 누군가에게 무엇인가를 쓰게 하는 것. 오늘날의 문학이 내어 줄 수 있는 가치, 그리고 쓰기를 계속해 나가기 위한 태도에 대한 견해를 촘촘한 논리와 유머로 엮은 열두 편의 탁월한 글은 결국 ‘준비’라는 말로 귀결된다. 무언가를 위한 준비의 과정에 든든한 동행자가 되어 줄 『에세이의 준비』와 함께라면, 저마다의 길로 한 발짝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너무 무겁지 않은 발걸음으로, 결코 농담을 잃지 않는 마음으로.
저자

강보원

저자:강보원
시인,문학평론가.시집『완벽한개업축하시』를출간했고,『셋이상이모여』(공저)에산문으로참여했다.

목차


1화아무것도아닌것과어떤것9
2화인생에서벗어나는순간은없다23
3화모조마음49
4화말의내용은얼마든지바뀔수있으며,심지어아무말이없더라도괜찮다53
5화눈을감은채로걷기69
6화너는지구와상관이있고,나도사과와상관이있어85
7화호랑이도장미꽃도공작새도다가짜라는거안다103
8화비평가선생들께서이모든것을잘알고있다는사실을명심하시오123
9화이런일은우리들이사랑하는사람에게매우종종일어난다139
10화끝이없음에대한지루함은잊어버려야한다153
11화우리가예상하거나원하는것보다훨씬더많은171
12화실제로는하나도맛이없는술189

작가의말205

출판사 서평

‘준비’라는형식

작가에게당신은왜계속글을쓰나요?하고물었을때그이유를명확히답할수있는이는없거나매우드물것이다.대부분의작가에게글쓰기는이미하나의의무가된것으로,그는그저계속쓴다.그렇게계속쓰기위해서필요한것이있다면바로‘형식’이다.『에세이의준비』라는책제목에서도눈치챌수있듯이,강보원은다름아닌‘준비’를형식으로삼는다.준비가곧형식이될때에는다음과같은이점이있다.준비는무언가를실제로는하지않으면서,무언가를하고있다는감각을준다.이는지금아무것도하지않고있다는무력감보다는글쓰기에도움이된다.

또한준비는사실상모든행위를그안에품을수있다.글쓰기를위한정리정돈하기,쓰기에참조할만한다른책읽기,허리건강을해치지않을수있도록운동하기,머리를식혔다다시제대로임할수있도록티브이시청하기까지세상모든일이곧준비라는형식안에담길수있다.마지막으로,준비는현실을바라보게한다.준비안에세상의거의모든것이포착될수있고그것을다시쓰기의영역으로옮겨가야한다면우리는현실을낱낱이관찰할수밖에없게된다.『에세이의준비』를함께읽어나가며준비라는형식이우리에게쥐여주는이점들을누려보자.그것은당신의글쓰기에도실질적인도움이되어줄것이다.

거리의벤치처럼놓여있는어떤글들에대하여

준비라는형식에는글쓰기에도움이될만한좋은글읽기역시포함되므로,『에세이의준비』에는강보원이제시한,글쓰기의이상에가까운작품들이등장한다.강보원은좋은작가에대해이렇게정의한다.“좋은작가들은자신만의확고한진실을만들고나서그것이남들에게천대받고부서지도록놔둔다.자신만의확고한진실을손에쥔채,자신을포함한나머지모든것이그나름대로돌아가도록내버려두는것이다.이렇게생각하면아무런어려움이없다.”시인최정례의「이불장수」라는시의화자는시장에서속아서산이불을덮고자면서,이것이자신이원하던이불도아니고,이불의화려한무늬가환상에불과하다는것도알고있지만말을아낀다.시인찰스부코스키의「약속」이라는시의화자는자신의그림마흔점을도둑질해가는여자를목격하고도그를추궁하는대신그저그림을더그려야겠다고결심한다.

이작품들의공통점이있다면마치거리의벤치처럼놓여있어어딘가태평만만한기운을풍기면서도이용자들이자신의입맛에알맞게활용하는것이가능하며,그렇게활용되는것에벤치입장에서어떤불만도제기하지않는다는것이다.이고요한존재양식은독자에게묘한자유로움을준다.문학이줄수있는수많은가치중‘자유로움’을빼놓을수는없을것이다.『에세이의준비』에제시된몇몇의자유로움을지나쳐가며우리는각자의글이선사할수있는감각과그글에글쓴이로서어떤태도를지니고있는지새삼스레고찰해보게된다.그리고그돌아봄은우리를분명어떤변화의길로인도할것이다.

영원을담은매일의쓰기,문학론에세이시리즈‘매일과영원’

하루하루지나가는일상과,시간을넘어오래기록될문학을나란히놓아봅니다.매일묵묵히쓰는어떤것,그것은시이고소설이고일기입니다.우리의하루하루는무심히지나가지만그속에서집요하게문학을발견해내는작가들에의해우리시대의문학은쓰이고있으며,그것들은시간을이기고영원에가깝게살것입니다.‘매일과영원’에담기는글들은하루를붙잡아두는일기이자작가가쓰는그들자신의문학론입니다.내밀하고친밀한방식으로쓰인이에세이가,일기장을닮은책이,독자의일상에스미기를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