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보르헤스, 마르케스와 함께 현대 문학 3대 거장으로 꼽히는
이탈로 칼비노의 대표작
온전히 자기만의 방식으로 살아낸 어느 이상적 인간의 삶
이탈로 칼비노의 대표작
온전히 자기만의 방식으로 살아낸 어느 이상적 인간의 삶
“이탈리아가 폭발하고 영국이 불타고 세계가 멸망하는 동안
이탈로 칼비노만큼 내 곁에 두고 읽을 더 훌륭한 작가는 없을 것이다.” _살만 루슈디
“보르헤스와 가르시아 마르케스처럼 이탈로 칼비노는 우리를 위하여 완벽한 꿈을 꾼다.
세 작가 중 칼비노는 가장 낙관적이며, 인간 진실에 대한 호기심을
매우 다양하고 부드럽게 보여 준다.” _존 업다이크
칼비노는 20세기 이탈리아의, 그리고 유럽의 가장 훌륭한 작가 중 하나이다. _《뉴욕 타임스》
현대 이탈리아 문학의 거장, 소설의 미래를 예견한 선구적 작가
이탈로 칼비노 탄생 100주년 기념 특별판 『나무 위의 남작』
보르헤스와 마르케스와 함께 현대 문학 3대 거장으로 꼽히는 작가, 현실과 환상을 정밀하게 짜 넣으며 동방적 지혜와 예지를 교묘히 작품에 침투시킨, 모든 측면에서 “미래의” 소설을 예견케 한 작가 이탈로 칼비노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민음사에서 『나무 위의 남작』 특별판을 출간했다. 이탈로 칼비노는 20세기 중반에 이미 인간중심주의에서 탈피해 인간 ‘이후’(포스트 휴먼) 시대를 조망하고 환경 오염의 위험성을 간파하고 생태주의를 주장한 선구적 작가이자, 네오리얼리즘부터 환상 문학, 울리포 실험 문학까지 한계를 두지 않은 실험적 작품들로 여전히 수많은 작가에게 영감을 주고 있는 작가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기후 위기와 AI를 필두로 한 첨단 과학과 고도로 발달한 자본주의가 오히려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이 시대에 우리가 인간다움을 견지하기 위해 세대를 넘어 거듭 읽어야 할 작가이기도 하다.
누나가 만든 달팽이 요리를 먹기 싫어 나무 위로 올라간 뒤 죽을 때까지 내려오지 않은 코지모의 이야기를 그린 『나무 위의 남작』은 이탈로 칼비노의 가장 사랑받는 작품 중 하나이자 작가를 이해하기 위해 꼭 읽어야 할, 칼비노 작품 세계에 입문하기 가장 좋은 작품이다. 민음사가 작가 탄생 100주년 기념 특별판으로 『나무 위의 남작』을 선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탈리아 대사관 주관 제1회 번역상을 받은 이현경 선생이 번역한 『나무 위의 남작』은 1997년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다가 2004년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에 포함되면서 원문에 더욱 충실할 뿐 아니라 우리말로도 더 매끄럽게 번역이 개정되어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았다. 2000부 한정으로 제작되는 이번 특별판에는 역자의 탄생 100주년 기념 해설이 실려 작가와 작품의 이해를 돕는다.
나무 위라는 특수한 공간에서 인간을 고찰하고 현실에 참여한 남작의 일대기
동화적 상상력으로 그려 낸 인간과 사회의 갈등과 그에 대한 깊은 통찰
코지모 디 론도는 열두 살이 되던 해에 나무로 올라가 일생을 그 위에서 살기로 결심한다. 그가 이런 결심을 하게 된 계기는 누나가 만든 달팽이 요리이다. 도저히 먹고 싶지 않은 달팽이 요리를 먹으라고 계속 강요하는 아버지에 반발해 그는 나무 위로 올라가는데, 사실 이것은 표면적인 이유에 불과하다. 코지모는 이미 권위적이고 시대에 뒤진 아버지로 상징되는 귀족 사회에 환멸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는 나무 위에 올라간 후 발견한 것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인간들을 괴롭히는 문제들을 ‘거리를 가지고’ 바라보면 그에 대한 명확한 비전과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 후로 코지모 디 론도 남작이 평생을 나무 위에서 살아가면서 겪는 갖가지 역경과 모험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나무 위에서 자급자족하며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로빈슨 크루소』처럼 삶에 대한 창의적인 투쟁을 그리고 있어 경이감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로빈슨 크루소와는 달리 코지모는 나무 위에서 여러 가지 방법으로 땅 위의 삶에 깊게 관여한다. 자신의 영지 사람들을 위해 기발한 편의를 고안해 내기도 하고, 끊임없는 독서와 연구를 통해 지식의 영역을 확대해 나아간다. 자연이라는 질서에 때로는 순응하고 때로는 맞서며 살아가기 위해서는 폭넓은 지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은 그는 나무 위에서 다방면의 공부에 몰두하면서 당대의 철학자, 과학자들과 서신 교류를 통해 전 유럽에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린다. 또한 프랑스에서 일어난 혁명을 자신이 사는 지방 사람들에게 알려 귀족과 공화국의 폭정에 대항하게 한다. 코지모는 이렇게 시대의 움직임에 관여할 뿐 아니라 기술 개발이나 지역 사회 행정에 참여하기도 하고, 여성들과 사랑을 나누기도 한다. 계몽주의적인 이성을 높이 평가하는 코지모는 사랑을 하면서도 항상 감정보다는 이성을 우위에 둔다. 이 때문에 바로크적이고 낭만주의적인 충동을 지닌 첫사랑 비올라와 안타깝게도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에게 사랑 역시 자기 자신을 온전히 던지는 것이 아닌, 자기 자신을 지키면서 적절한 거리를 유지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코지모는 숨을 거두기 직전 하늘에 뜬 열기구에 매달려 동생과 옴브로사 사람들의 눈에서 사라지는 순간까지 초인간적인 고집으로 독특하고 고독하게 나무 위에서 살아간다. 시인이자 탐험가, 혁명가의 삶을 살았던 그의 일생은 비문에 적힌 말로 요약될 수 있다. “코지모 피오바스코 디 론도-나무 위에서 살았고-땅을 사랑했으며-하늘로 올라갔노라.”
현대 사회라는 미궁 속을 살아가는 우리
소설가는 그 ‘미궁의 지도’를 그리는 사람이어야 한다
이탈로 칼비노는 2차 세계 대전 당시 이탈리아 파시스트 정권에 대항해 레지스탕스 활동을 한 경험을 녹인 네오리얼리즘 소설 『거미집으로 가는 오솔길』로 작가의 길에 들어섰다. 네오리얼리즘은 당시 이탈리아 문단의 주류 사조였는데, 칼비노는 그 한계를 곧바로 깨닫고 방향을 바꾸기로 한다. 우화적이면서 환상적인 색채로 소설을 쓰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 『반쪼가리 자작』, 『나무 위의 남작』, 『존재하지 않는 기사』 로 이루어진 ‘우리의 선조들’ 3부작을 발표하고, 이 작품들로 세계적인 작가의 반열에 오른다. 그런데 왜 환상 문학이었을까? 칼비노는 한 강연에서 21세기에도 문학이 살아남으려면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 주기보다는 거울에 비춰 보여 주는 가벼움이 필요하다.”고 한 바 있다. 그는 복잡한 현대 사회가 ‘미궁’이며, 우리 인간은 그 미궁에서 길을 잃은 물질의 노예로 보았다. 그리고 작가인 자신은 투명하고 논리적인 언어로 미궁의 지도를 그리고, 그곳을 빠져나갈 수 있도록 안내해 주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소설을 읽음으로써 독자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태도를 스스로 깨우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문학에 대한 그의 믿음이었다. 그리고 비록 그 미궁이 다른 미궁으로 이어지더라도 그 도전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탈로 칼비노가 그린 정확한 미궁의 지도 『나무 위의 남작』
혼돈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실마리가 되어줄 소설
『나무 위의 남작』은 칼비노가 그린 더할 나위 없는 미궁의 지도이다. 현실을 상징하는 ‘땅’과 이상을 상징하는 ‘하늘’ 사이에 있는 나무 위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남작 코지모를 주인공으로 설정하고, 또 그런 코지모를 바라보는 동생 ‘나’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서술되는 것도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지도를 정확히 그리기 위해 한발 물러서야 한다는 작가의 의도로 읽힌다. 칼비노는 두 번의 세계 대전을 거친 후 더 복잡해진 20세기 중반 서구의 현실을 들여다보는 렌즈로 18세기라는 시대를 택한다. 광기의 시대를 통과한 작가가 계몽의 시대였던 18세기를 택한 건 어쩌면 필연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소설의 배경이 되는 18세기 말에서 19세기 초는 계몽주의와 프랑스 혁명, 나폴레옹 시대, 왕정복고 등과 같은 역사적인 사건들로 격동하던 시기이다. 이탈리아 계몽주의자와 자코뱅 당원에 대한 역사학자들의 연구는 칼비노의 환상을 자극하는 자극제가 되었다고 한다. 그가 보기에 계몽주의 시대는 현대가 이상으로 삼는 많은 꿈을 지닌 시대였다. 이 때문에 『나무 위의 남작』에서는 18세기에 일어난 사건들이 언급되며, 루소나 디드로, 나폴레옹처럼 당대의 유명 인물도 등장한다.
물론 『나무 위의 남작』은 역사 소설이 아니고 사건들 또한 모두 역사적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칼비노는 모든 사건을 실제처럼 보이게 하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작품의 배경이 되는 가상의 공간 옴브로사 역시 작가가 성장한 산레모의 메리디아나 저택을 모델로 한 것으로, 수많은 나무들과 숲속 동식물의 생태에 대한 정교한 묘사에서 칼비노의 해박한 지식이 빛을 발한다.
18세기 유럽이라는 다소 낯선 배경을 가지긴 했지만 무엇보다 『나무 위의 남작』은 남작 코지모의 흥미진진한 모험 이야기이자 사랑 이야기이자 성장 이야기이다. 주인공이 아닌 그 동생의 목소리로 서술되어 동화적이면서도 천진한 색채가 가득하며, 코지모의 심리를 직접적으로 들여다볼 수 없기에 긴장감이 더해지고 인물에 신비로움이 더해져 서스펜스마저 느껴진다. 이 소설을 통해 칼비노는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인간형, 이상적인 지식인 상을 제시했다. 그것은 바로 기존의 사회 규범과 관습에서 과감하게 벗어나 온전히 자기만의 방식으로 살아내는 사람이다. 흥미진진하게 그려지는 코지모의 일생을 따라가면서 독자는 예측 불가한 이 혼돈의 시대에 오롯한 개인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의미 있는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탈로 칼비노만큼 내 곁에 두고 읽을 더 훌륭한 작가는 없을 것이다.” _살만 루슈디
“보르헤스와 가르시아 마르케스처럼 이탈로 칼비노는 우리를 위하여 완벽한 꿈을 꾼다.
세 작가 중 칼비노는 가장 낙관적이며, 인간 진실에 대한 호기심을
매우 다양하고 부드럽게 보여 준다.” _존 업다이크
칼비노는 20세기 이탈리아의, 그리고 유럽의 가장 훌륭한 작가 중 하나이다. _《뉴욕 타임스》
현대 이탈리아 문학의 거장, 소설의 미래를 예견한 선구적 작가
이탈로 칼비노 탄생 100주년 기념 특별판 『나무 위의 남작』
보르헤스와 마르케스와 함께 현대 문학 3대 거장으로 꼽히는 작가, 현실과 환상을 정밀하게 짜 넣으며 동방적 지혜와 예지를 교묘히 작품에 침투시킨, 모든 측면에서 “미래의” 소설을 예견케 한 작가 이탈로 칼비노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민음사에서 『나무 위의 남작』 특별판을 출간했다. 이탈로 칼비노는 20세기 중반에 이미 인간중심주의에서 탈피해 인간 ‘이후’(포스트 휴먼) 시대를 조망하고 환경 오염의 위험성을 간파하고 생태주의를 주장한 선구적 작가이자, 네오리얼리즘부터 환상 문학, 울리포 실험 문학까지 한계를 두지 않은 실험적 작품들로 여전히 수많은 작가에게 영감을 주고 있는 작가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기후 위기와 AI를 필두로 한 첨단 과학과 고도로 발달한 자본주의가 오히려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이 시대에 우리가 인간다움을 견지하기 위해 세대를 넘어 거듭 읽어야 할 작가이기도 하다.
누나가 만든 달팽이 요리를 먹기 싫어 나무 위로 올라간 뒤 죽을 때까지 내려오지 않은 코지모의 이야기를 그린 『나무 위의 남작』은 이탈로 칼비노의 가장 사랑받는 작품 중 하나이자 작가를 이해하기 위해 꼭 읽어야 할, 칼비노 작품 세계에 입문하기 가장 좋은 작품이다. 민음사가 작가 탄생 100주년 기념 특별판으로 『나무 위의 남작』을 선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탈리아 대사관 주관 제1회 번역상을 받은 이현경 선생이 번역한 『나무 위의 남작』은 1997년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다가 2004년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에 포함되면서 원문에 더욱 충실할 뿐 아니라 우리말로도 더 매끄럽게 번역이 개정되어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았다. 2000부 한정으로 제작되는 이번 특별판에는 역자의 탄생 100주년 기념 해설이 실려 작가와 작품의 이해를 돕는다.
나무 위라는 특수한 공간에서 인간을 고찰하고 현실에 참여한 남작의 일대기
동화적 상상력으로 그려 낸 인간과 사회의 갈등과 그에 대한 깊은 통찰
코지모 디 론도는 열두 살이 되던 해에 나무로 올라가 일생을 그 위에서 살기로 결심한다. 그가 이런 결심을 하게 된 계기는 누나가 만든 달팽이 요리이다. 도저히 먹고 싶지 않은 달팽이 요리를 먹으라고 계속 강요하는 아버지에 반발해 그는 나무 위로 올라가는데, 사실 이것은 표면적인 이유에 불과하다. 코지모는 이미 권위적이고 시대에 뒤진 아버지로 상징되는 귀족 사회에 환멸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는 나무 위에 올라간 후 발견한 것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인간들을 괴롭히는 문제들을 ‘거리를 가지고’ 바라보면 그에 대한 명확한 비전과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 후로 코지모 디 론도 남작이 평생을 나무 위에서 살아가면서 겪는 갖가지 역경과 모험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나무 위에서 자급자족하며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로빈슨 크루소』처럼 삶에 대한 창의적인 투쟁을 그리고 있어 경이감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로빈슨 크루소와는 달리 코지모는 나무 위에서 여러 가지 방법으로 땅 위의 삶에 깊게 관여한다. 자신의 영지 사람들을 위해 기발한 편의를 고안해 내기도 하고, 끊임없는 독서와 연구를 통해 지식의 영역을 확대해 나아간다. 자연이라는 질서에 때로는 순응하고 때로는 맞서며 살아가기 위해서는 폭넓은 지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은 그는 나무 위에서 다방면의 공부에 몰두하면서 당대의 철학자, 과학자들과 서신 교류를 통해 전 유럽에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린다. 또한 프랑스에서 일어난 혁명을 자신이 사는 지방 사람들에게 알려 귀족과 공화국의 폭정에 대항하게 한다. 코지모는 이렇게 시대의 움직임에 관여할 뿐 아니라 기술 개발이나 지역 사회 행정에 참여하기도 하고, 여성들과 사랑을 나누기도 한다. 계몽주의적인 이성을 높이 평가하는 코지모는 사랑을 하면서도 항상 감정보다는 이성을 우위에 둔다. 이 때문에 바로크적이고 낭만주의적인 충동을 지닌 첫사랑 비올라와 안타깝게도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에게 사랑 역시 자기 자신을 온전히 던지는 것이 아닌, 자기 자신을 지키면서 적절한 거리를 유지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코지모는 숨을 거두기 직전 하늘에 뜬 열기구에 매달려 동생과 옴브로사 사람들의 눈에서 사라지는 순간까지 초인간적인 고집으로 독특하고 고독하게 나무 위에서 살아간다. 시인이자 탐험가, 혁명가의 삶을 살았던 그의 일생은 비문에 적힌 말로 요약될 수 있다. “코지모 피오바스코 디 론도-나무 위에서 살았고-땅을 사랑했으며-하늘로 올라갔노라.”
현대 사회라는 미궁 속을 살아가는 우리
소설가는 그 ‘미궁의 지도’를 그리는 사람이어야 한다
이탈로 칼비노는 2차 세계 대전 당시 이탈리아 파시스트 정권에 대항해 레지스탕스 활동을 한 경험을 녹인 네오리얼리즘 소설 『거미집으로 가는 오솔길』로 작가의 길에 들어섰다. 네오리얼리즘은 당시 이탈리아 문단의 주류 사조였는데, 칼비노는 그 한계를 곧바로 깨닫고 방향을 바꾸기로 한다. 우화적이면서 환상적인 색채로 소설을 쓰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 『반쪼가리 자작』, 『나무 위의 남작』, 『존재하지 않는 기사』 로 이루어진 ‘우리의 선조들’ 3부작을 발표하고, 이 작품들로 세계적인 작가의 반열에 오른다. 그런데 왜 환상 문학이었을까? 칼비노는 한 강연에서 21세기에도 문학이 살아남으려면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 주기보다는 거울에 비춰 보여 주는 가벼움이 필요하다.”고 한 바 있다. 그는 복잡한 현대 사회가 ‘미궁’이며, 우리 인간은 그 미궁에서 길을 잃은 물질의 노예로 보았다. 그리고 작가인 자신은 투명하고 논리적인 언어로 미궁의 지도를 그리고, 그곳을 빠져나갈 수 있도록 안내해 주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소설을 읽음으로써 독자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태도를 스스로 깨우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문학에 대한 그의 믿음이었다. 그리고 비록 그 미궁이 다른 미궁으로 이어지더라도 그 도전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탈로 칼비노가 그린 정확한 미궁의 지도 『나무 위의 남작』
혼돈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실마리가 되어줄 소설
『나무 위의 남작』은 칼비노가 그린 더할 나위 없는 미궁의 지도이다. 현실을 상징하는 ‘땅’과 이상을 상징하는 ‘하늘’ 사이에 있는 나무 위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남작 코지모를 주인공으로 설정하고, 또 그런 코지모를 바라보는 동생 ‘나’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서술되는 것도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지도를 정확히 그리기 위해 한발 물러서야 한다는 작가의 의도로 읽힌다. 칼비노는 두 번의 세계 대전을 거친 후 더 복잡해진 20세기 중반 서구의 현실을 들여다보는 렌즈로 18세기라는 시대를 택한다. 광기의 시대를 통과한 작가가 계몽의 시대였던 18세기를 택한 건 어쩌면 필연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소설의 배경이 되는 18세기 말에서 19세기 초는 계몽주의와 프랑스 혁명, 나폴레옹 시대, 왕정복고 등과 같은 역사적인 사건들로 격동하던 시기이다. 이탈리아 계몽주의자와 자코뱅 당원에 대한 역사학자들의 연구는 칼비노의 환상을 자극하는 자극제가 되었다고 한다. 그가 보기에 계몽주의 시대는 현대가 이상으로 삼는 많은 꿈을 지닌 시대였다. 이 때문에 『나무 위의 남작』에서는 18세기에 일어난 사건들이 언급되며, 루소나 디드로, 나폴레옹처럼 당대의 유명 인물도 등장한다.
물론 『나무 위의 남작』은 역사 소설이 아니고 사건들 또한 모두 역사적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칼비노는 모든 사건을 실제처럼 보이게 하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작품의 배경이 되는 가상의 공간 옴브로사 역시 작가가 성장한 산레모의 메리디아나 저택을 모델로 한 것으로, 수많은 나무들과 숲속 동식물의 생태에 대한 정교한 묘사에서 칼비노의 해박한 지식이 빛을 발한다.
18세기 유럽이라는 다소 낯선 배경을 가지긴 했지만 무엇보다 『나무 위의 남작』은 남작 코지모의 흥미진진한 모험 이야기이자 사랑 이야기이자 성장 이야기이다. 주인공이 아닌 그 동생의 목소리로 서술되어 동화적이면서도 천진한 색채가 가득하며, 코지모의 심리를 직접적으로 들여다볼 수 없기에 긴장감이 더해지고 인물에 신비로움이 더해져 서스펜스마저 느껴진다. 이 소설을 통해 칼비노는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인간형, 이상적인 지식인 상을 제시했다. 그것은 바로 기존의 사회 규범과 관습에서 과감하게 벗어나 온전히 자기만의 방식으로 살아내는 사람이다. 흥미진진하게 그려지는 코지모의 일생을 따라가면서 독자는 예측 불가한 이 혼돈의 시대에 오롯한 개인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의미 있는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나무 위의 남작 : 이탈로 칼비노 탄생 100주년 특별판 (양장)
$16.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