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노말리 (양장)

아노말리 (양장)

$18.00
Description
2020년 공쿠르상 수상작
공쿠르 수상작 중 가장 많은 화제와 판매를
기록한 놀라운 작품!
파리-뉴욕 간 여객기가 석 달이라는 시간 차를 두고 도플갱어처럼 똑같은 사람들을 싣고 동일 지점에서 난기류를 겪은 전대미문의 사건을 그린 2020년 공쿠르상 수상작 『아노말리』가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아노말리’는 ‘이상’, ‘변칙’이라는 뜻으로, 주로 기상학이나 데이터 과학에서 ‘이상 현상’, ‘차이 값’이라는 의미로 쓰인다. 『아노말리』는 예년처럼 11월 첫 주 파리 드루앙 레스토랑에서 공쿠르상 수상작으로 발표되지 못했다. 코비드19로 인한 록다운 때문에 영업이 불가해진 동네 서점들에 연대하는 뜻으로 발표가 유예된 것이다. 공쿠르상은 상금이 10유로밖에 안 되지만 수상작이 되면 날개 돋친 듯이 팔리기 때문에, 공쿠르 시즌은 프랑스 서점가의 대목이다. 에르베 르 텔리에는 예년보다 석 주 늦게, 거리 두기 방침에 따라 온라인 줌으로 수상자의 영예를 안았다. 1991년부터 단편, 장편, 희곡, 시 등 장르를 넘나들며 작품을 쓰고, 수학자, 언어학자, 과학 기자, 만평가, 라디오 프로그램 고정 출연자 등 다방면으로 활동해 온 작가의 여덟 번째 장편소설에 주어진 상이었다.

에르베 르 텔리에는 레몽 크노, 조르주 페렉, 이탈로 칼비노 등 세계적 작가들과 마르셀 뒤샹 같은 예술가들도 함께한 실험적인 문학 창작 집단인 ‘울리포(잠재 문학 작업실)’의 회원이자 2019년부터는 모임의 회장직을 맡고 있기도 한데, 『아노말리』는 울리포 작가로는 처음 공쿠르상을 탄 작품이자 르 텔리에가 울리포에 바치는 오마주 같은 작품이기도 하다. 그러나 『아노말리』는 울리포 특유의 난해함이 장벽으로 작용하지 않는 소설이다. 청부 살인 업자, 소설가, 나이지리아 뮤지션, 어린 미국인 소녀, 비행기 기장, 미국인 변호사, 노년으로 접어든 건축 설계사와 그의 연인인 젊은 영화 편집인 등 접점이 없는 이들의 이야기가 제각기 펼쳐지다가 전대미문의 SF적 상황을 통해 인간 실존이라는 주제를 대면하는 과정이 마치 ‘미드’처럼 속도감 있게 전개된다. 문학성은 물론 이런 대중성 때문에 『아노말리』는 평균 40만 부라는 공쿠르 수상작 판매 부수를 훨씬 뛰어넘는 110만 부 이상이라는 수치를 기록했다. 또한 『아노말리』는 미국, 영국, 독일, 중국, 스페인, 이스라엘, 일본 등 전 세계 45개 국가에 판권이 팔렸으며, 독일에서는 출간된 그 주에 10만 부 판매를 기록하며 《슈피겔》 집계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고 미국에서도 《뉴욕타임스》 집계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등 ‘전 세계적인 현상’이 되었다.
선정 및 수상내역
- 2020년 공쿠르상 수상작

저자

에르베르텔리에

1957년파리에서태어났다.소설,희곡,시를쓰는작가이자수학자이며,기자,언어학박사이다.국제적실험문학집단인울리포(OuLiPo)의회원이며,2019년부터울리포회장직을맡고있다.2020년여덟번째장편소설『아노말리』로공쿠르상을수상했다.이책은같은해메디치상,르노도상,데상브르상후보에올랐다.『아노말리』는프랑스에서만110만부이상의베스트셀러를기록했으며,전세계45개국가에서번역,출판되었다.그밖에『사랑에대해실컷말한』(2009),『액체로된이야기』(2012,블랙유머대상수상),『모든행복한가족』(2017),『나와프랑수아미테랑』(2016)등의작품이있다.

목차

1부
하늘처럼검은(2021년3월~6월)9

2부
삶은한낱꿈이라고들하네(2021년6월24일~6월26일)189

3부
무(無)의노래(2021년6월26일이후)305

감사의글473
옮긴이의말475

출판사 서평

“무슨말인지모르겠습니다.
동일한승객들을태운동일한비행기가두번착륙했다고요?”

그들은동전이앞뒷면이나오고,똑바로설확률까지계산했다.
그런데은하계어딘가에서던져진동전이허공에멈춰버렸다!

2021년3월,파리에서출발해뉴욕으로향하는에어프랑스여객기가예고에없던난기류를만나위기를겪은후무사히착륙한다.승객들은공포로가득했던기억을뒤로하고일상으로돌아간다.단한사람,프랑스인소설가빅토르미젤을제외하고는.그는파리로돌아가『아노말리』라는소설의원고를탈고한후편집자에게보내고발코니에서투신해죽는다.그리고문제의비행이있은지세달뒤인6월,동일한여객기가동일한지점에서난기류를만나동일한기착지를향해날아간다.도플갱어처럼똑같은기장과승무원,승객들을싣고서…….이전대미문의사건을인지한미국정부는여객기를뉴저지공군기지로비상착륙시키고,극비리에과학자들을소집한다.이로써9?11사태이후국가비상사태를위해개발한수많은프로토콜중한번도실행되지않았고영영실행될것같지않았던‘프로토콜42’가발효된다.
성실한가장이라는가면을쓰고이중생활을하는청부살인업자,자살후명성을얻은소설가,시한부를선고받고투병중인비행기기장,동성애자임을숨긴채활동하는나이지리아뮤지션,석달이라는시간사이에연인의아기를가진변호사,사랑의시효가임박한연인들,그리고아무에게도말할수없는비밀을간직한소녀.석달이라는시간차를두고사는3월승객과6월승객들은자신의‘분신’을대면하면서자기삶의진실과마주하게된다…….

다종다양한장르와인물들을통해자신과대면하길주문하는
‘미드’의리듬으로전개되는울리포소설

『아노말리』는문제의비행이있기전각등장인물들의삶을그린1부,전대미문의사건이일어난후미국정부가과학계,종교계및세계주요정상들과대책을강구하고미공군기지격납고에억류된승객들이겪은사흘을그린2부,그리고결정적분기를지나고변한주인공들의삶과이사건을받아들이는사회상을그린3부로이루어져있다.각부의제목을이루는‘하늘처럼검은’,‘삶은한낱꿈이라고들하네’,‘무(無)의노래’는울리포작가레몽크노의시에서따온구절들이다.
시공간에생긴오류로똑같은사람들이탄똑같은비행기가두번착륙한다는황당한사건을통해작가가말하고자한주제는결국‘자신과의대면’이다.거울상도아닌제3자인나를만나는것은과연어떤경험일까?에르베르텔리에는온갖종류의사람들,다양한연령과인종,성을가진이들이자신과대면하길바랐고,그결과청부살인업자와소설가,뮤지션,변호사,백인과흑인,남성과여성,그리고동성애자,노년에접어든장년과중년,미성년을아우르는다종다양한인물들이소설에등장하게되었다.
또한작가는각인물에걸맞은장르를부여해이야기를풀어나아가는데,이는르텔리에의정체성이라할울리포적장치이기도하다.에르베르텔리에는한매체와의인터뷰에서다시금시작되는열개이상의소설로이루어진(역시울리포작가인)이탈로칼비노의『어느겨울밤한여행자가』와『아노말리』를비교해언급하며,자신은장르소설이아닌‘장르들로이루어진소설’을쓴것이며,독자가『아노말리』를읽으며완전함이라는감정을느끼길바란다고말했다.그런데이같은‘문학적제약’이라할울리포적장치가오히려생동감있는리듬을부여해『아노말리』는마치‘미드’처럼읽힌다.살인청부업자블레이크의이야기로문을여는소설은미스터리장르로시작되었다가,전국가적인비상사태에불려나가기전두수학자의밀고당기는로맨스를그리는부분에서는칙릿으로,자신의복제본과대면하는등장인물들의이야기에서는철학소설로장르를탈바꿈한다.

불확실하고연약한인간삶을상징하는아름다운결말,
그리고그안에숨겨진비밀

모든기억과경험을공유한또다른나와대면하는장면들은이소설의백미다.누군가는자신의늙음에연민을느끼고,또누군가는이제자기만의것이아니게된추한비밀에자기혐오에빠지고,또누군가는스스로부인했던정체성을기꺼이껴안을정도로또다른자신을받아들인다.석달이라는시간동안운명이완전히뒤바뀐이들의이야기는운명과죽음에의순응에대해성찰하게한다.
소설은울리포의시그니처와도같은캘리그램으로끝을맺는다.작가는원래의텍스트를비밀에부친채각국번역가들에게알아서텍스트를창조하고모래시계에서모래가떨어지는모양으로글자를지우고해체한후‘끝’이라는글자만남겨줄것을주문했다고한다.우리의삶이란불확실함으로가득차있으며또한연약한것이라는『아노말리』의메시지가이마지막페이지에담겨있다.그리고번역가이세진이창조한그문장은원문과마찬가지로비밀로남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