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 기행

동유럽 기행

$16.00
Description
만국의 프롤레타리아들이여, 단결하…라?!?

소설가, 저널리스트이자 남미 최고의 풍자가 마르케스가
솔직 담백 유쾌하게 담아낸 촌철살인과 요절복통의 사회주의 여행기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콜롬비아 최고의 작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가 1950년대 말, 철의 장막이 갓 드리운 동유럽과 소비에트연방을 두루 다니며 겪은 이야기들을 담은 여행 에세이 『동유럽 기행』이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서독에 머물던 젊은 작자이자 기자 마르케스는 친구가 우연히 중고차를 구입한 후, 그 차를 몰고 아우토반을 신나게 달렸다. 그러던 어느 날, 프랑크푸르트의 술집에서 갑자기 동독을 가보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고, 마르케스와 그의 유쾌한 친구들은 ‘미친 척’하며 동독 국경을 넘어 철의 장막으로 들어간다. 이 같은 우연은 곧 모스크바에서 열린 ‘세계청년축전’ 같은 필연으로 이어져, 마르케스가 이렇게 동유럽과 소련을 다니며 남긴 기사이자 기록은 한 권의 책으로 엮이게 되었다.
저자

가브리엘가르시아마르케스

GabrielGarciaMarquez
1927년콜롬비아의아라카타카에서태어나외조부의손에서자랐다.스무살에콜롬비아대학교에서법률공부를시작하지만정치적혼란속에서학교를중퇴하고자유파신문인《엘에스펙타도르》에서기자생활을시작한다.1954년특파원으로로마에파견된그는본국의정치적부패와혼란을비판하는칼럼을쓴것을계기로파리,뉴욕,바르셀로나,멕시코등지로자발적망명생활을한다.1955년첫작품『썩은잎』을출간한다.그후『아무도대령에게편지하지않다』,『불행한시간』등저항적이고풍자정신이넘치는작품을발표한다.1967년그의대표작『백년의고독』을집필하고로물로가예고스국제문학상을수상한다.1982년노벨문학상을수상한다.자신의작품세계와라틴아메리카의현실을통찰한수상연설「라틴아메리카의고독」을통해전세계문인들로부터‘마술적사실주의의창시자’라는헌사를받는다.이후발표한『콜레라시대의사랑』을통해다시금작품성과대중성을동시에인정받았다.그밖의작품으로『족장의가을』,『순박한에렌디라와포악한할머니의믿을수없이슬픈이야기』,『미로속의장군』,자서전『이야기하기위해살다』등이있다.평단의찬사와독자의사랑을받으며끊임없이현역으로글을써오던그는2014년향년여든일곱살로타계했다.

목차

‘철의장막’은빨간색과흰색으로칠한나무방책7
베를린,황당함그자체25
몰수당한사람들이모여그들의괴로움을말하다41
체코여자에게나일론스타킹은보석과도같다63
프라하에서사람들은모든자본주의국가사람들과마찬가지로반응한다83
두눈을크게뜨고끓어오르는폴란드바라보기103
소비에트연방:2240만제곱킬로미터안에코카콜라광고판이하나도없는곳143
모스크바:세상에서가장큰마을163
붉은광장의영묘에서스탈린은양심의가책없이잠을잔다185
소비에트사람들은양극화에피곤해하기시작한다211
“나는헝가리에가서보았다”227

출판사 서평

■미친척하고한번넘어가볼까,
철의장막을

1954년초,스물일곱살의가브리엘가르시아마르케스는보고타에있는《엘에스펙타도르》신문사에서편집기자로근무하는동시에소설가로경력을쌓기시작했다.1955년7월에제네바에서‘서유럽4대강국회의’가열리자신문사는가르시아마르케스를유럽으로파견한다.이후로하스피니야군사독재정권이《엘에스펙타도르》를폐간하자가르시아마르케스는그냥유럽에머물게된다.마르케스와그의친구는진보주의성향과사회주의에대한환상을지니고있었고,그래서동유럽을몹시가보고싶었다.게다가1년전인1956년에흐루쇼프가스탈린을비난하고,소련군이헝가리를침공하는격변이일어나동유럽과소련에더많은관심이생겼던그들은실제사회주의를두눈으로직접보고이해하겠다고마음먹었다.

그들은라이프치히부터시작하여하이델베르크와프랑크푸르트에서잠시정차했다.그리고프랑크푸르트에서동독으로계속차를몰았다.이렇게시작된여행의기록은가르시아마르케스가쓴취재기사로남았다.이기사들은‘철의장막에서보낸90일’이라는제목의특집으로콜롬비아시사주간지《크로모스》와베네수엘라시사주간지《순간》에게재되었다.베네수엘라잡지에는주로소비에트연방과헝가리에관한글이,콜롬비아잡지에는소비에트연방을비롯해헝가리를제외한다른동유럽국가의취재기사가게재되었다.

이기사들이책으로편집되어콜롬비아에처음으로출간된것은1978년이다.당시책제목은『사회주의국가여행:철의장막에서보낸90일』로,동독,폴란드,체코슬로바키아,옛소비에트연방과헝가리를방문하면서쓴기사를엮었다.사실『동유럽여행』은그냥소설가의글이아니라저널리스트의관점에서쓰인글이라는점을염두에두어야한다.이기사를쓰던시절,마스케스는『썩은잎』(1955)을발표했으나소설은그리큰반향을일으키지못했고,그래서여행하는동안그는유명인이아니었다.동유럽국가에서는그를알지도못했고,이는그에게장점이자단점이되었다.그는공식초대손님이아니었고이동도자유롭지않았지만,그덕분에민중의자연스러운세계를더자세히목격하게된다.서구세계의손님들에게보여주기위해평상복보다좋은(아마도정부로부터지급받았을)파자마를입고열차플랫폼을어슬렁거리며이것이그들의관습이라고말하는순박하고도복잡한사람들.마르케스는그들의옷과음식같은외양과일상을묘사할뿐아니라그들에게삶의커다란질문들,가령‘당신은행복합니까’같은단순하면서도예리한질문을던진다.



■동유럽과소비에트연방
그곳은인민의천국일까,아니면전체주의의초현실적무대일까

‘철의장막’은장막도아니고철로돼있지도않다.
그것은빨간색과흰색으로칠한나무방책인데,꼭이발소간판같다.
그장막안에석달동안머무르고서,나는철의장막이정말로철의장막이기를바라는건
일반상식이모자란결과라는걸깨달았다._본문에서

위와같은촌철살인의문장으로시작하는이책은동유럽국가한곳한곳의특징을짧은글속에날랜솜씨로그려낸다.길하나건너면정치체제가바뀌는동베를린의사람들이겪는물질적,정신적혼란,독실한가톨릭인동시에열혈사회주의자라는정체성에아무런혼란을느끼지않는폴란드인들의높은자긍심,서유럽못지않은아름답고밝은환경에서실속을단단히챙기는체코슬로바키아,소련의공격으로쑥대밭이되어공포에떨면서도뒷골목주점에선활기를잃지않은헝가리사람들,2240제곱킬로미터안에코카콜라광고판이하나도없고자본주의의꽃인광고의원리조차이해하지못하는소비에트연방의사람들.그들이처한기이한현실과말없는체제순응,그리고그럼에도진실과자유를간절히원하는인민들의모습이짠하면서도유머러스하게담겨있다.

아직작가로명망을날리기전,가르시아마르케스는동유럽사람들을관찰하고그들과한데섞여어울리면서자신이직접보고들은것만으로판단하겠다는저널리스트로서의자질과날카로운통찰을여지없이보여준다.또한작가로서의여정을시작하는단계였던그의정치적입장과관점도살필수있다.청년시절의작가마르케스는자본주의서유럽과공산주의동유럽으로나뉜유럽의정치적현실을날카롭게증언하는동시에,동독이건,폴란드건,체코슬로바키아건,소비에트연방이건,헝가리건그곳에는‘사람’이살고있었다는단순하면서도잊기쉬운사실을이기묘하고서글프면서도유머러스한글들을통해독자에게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