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사람 : 허윤선 인터뷰집

읽는 사람 : 허윤선 인터뷰집

$22.00
Description
책으로 영감을 탐색하는
독서 생활자와의 대화

34명의 아티스트가 말하는
“내가 좋아하는 책”
책에 대한 이야기는 다만 책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책에 대해 말할 때 우리는 책을 통해 말한다. 책을 빌려, 책에 기대, 책이 아니었다면 전달할 수 없는 진심을 표현한다. 책에 대한 대화가 어떤 대화보다 더 진솔할 수 있는 이유다.
허윤선 인터뷰집 『읽는 사람』이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읽는 사람』은 문학잡지 《릿터》 인터뷰 코너에서 배우, 뮤지션, 영화감독, 작가 등 34명의 아티스트와 ‘독서’를 주제로 나눈 대화를 엮은 책이다.
《릿터》 창간부터 다년간 이 인터뷰 코너를 담당해 온 허윤선 작가는 패션 매거진 《얼루어 코리아》 피처 에디터이자 인터뷰어로 10여 년간 국내외 아티스트 커버와 화보 촬영, 인터뷰를 진행하고 문화예술 기사를 기획해 왔다. 이 책에 수록된 인터뷰들은 업계에서 소문난 다독가이기도 한 허윤선 작가가 ‘에디터와 아티스트’로 만났던 이들 중 책 좋아하기로 소문난 이들과 만나 ‘독서가와 독서가’로 나눈 이야기의 결실이다. 한 사람의 독자로서 보여 준 이들의 더없이 일상적이고 솔직한 표정과 말 들은 책을 매개로 하지 않았다면 쉽게 꺼내 보일 수 없었던 새로운 매력이다. 허윤선 작가가 포착한 진심의 순간은 우리에게 아낌없이 전달되어, 우리 마음에도 독서에 대한 새로운 애정과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읽는 사람』에서의 대화는 마치 독서처럼 때로는 유쾌하게, 때로는 진지하게 인터뷰이의 마음을 따라 다채로운 결로 펼쳐진다. 인터뷰이가 좋아하는 책을 주제로 이야기할 때 드러나는 자유로운 태도와 표정, 스스로도 예측하지 못한 책에 대한 아름다운 말들은 허윤선 작가의 기민하고 섬세한 감각이 닿아 만들어 낸 마법 같은 순간들이다.

문학잡지 인터뷰 코너에서 타 장르 아티스트의 개성 있고 아름다운 화보와 진솔한 대화를 소개하는 일은 그 자체로도 이례적이지만, ‘독서’로 인터뷰이 각각의 일과 삶을 조명해 나눈 대화의 내용은 더욱 이채롭다. 책 속 세계에 뛰어들어 이야기를 몸으로 느끼듯 상상하는 배우, 책에서 새로운 콘셉트를 그려 내는 뮤지션, 책과 스파링하듯 싸우고 위안받으며 나아가는 영화감독과 작가가 직접 들려주는 ‘독서 생활’에서는 이들의 책을 향한 사랑뿐 아니라 삶을 대하는 열정적인 태도와 진솔한 마음까지 고스란히 만날 수 있다.
서로 잘 알지 못하는 두 사람이 책을 두고 나눈 『읽는 사람』에서의 대화는 금세 가볍게 웃을 수 있는 농담부터 인생을 바꾼 철학까지 나눈다. 책을 따라 현실이 아닌 시공간을 상상해 보고,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했던 누군가의 마음을 고민한다. 『읽는 사람』에서의 대화가 편안하고 일상적이지만 하나하나 특별하게 다가오는 이유다. 오직 책으로만 가능한 이 대화에 우리는 흠뻑 빠져들게 될 것이다.
저자

허윤선

저자:허윤선
패션매거진《얼루어코리아》의피처디렉터,인터뷰어.동시대국내외아티스트의커버와화보,인터뷰를비롯한문화예술기사를진행해온에디터다.마감과출장틈새에서책을읽고책을쓴다.소설을읽는네이버오디오클립「사각사각」의공동진행자.지은책으로는『그림과문장들』,『훠궈:내가사랑하는빨강』이있다.

목차

프롤로그5

배우김새벽|어디에나있고어디에도없는10
배우박정민|글로쓴말말로쓴글18
비올리스트리처드용재오닐|소리의세계에서들려온이야기28
배우문가영|나를비추는초상화40
뮤지션매드클라운|온전한나의이야기를,50
영화감독김양희|제주의사랑62
코미디언유병재|유병재식으로농담하기76
배우배종옥|연기는나의힘90
뮤지션,작가요조|매일읽는삶104
뮤지션(GOT7멤버),배우박진영|미완의독서116
뮤지션,배우,번역가,작가혜림|모두가다른말들130
배우김태우|질문하는책140
배우최희서|움직이는삶에서154
배우이영진|마음의처방전168
작가김하나|독서의스펙트럼180
배우,작가봉태규|행간의진폭192
뮤지션,배우민서|하얗게우울한나의책206
배우이윤지|자기만의책장216
배우강한나|무대의독서법226
뮤지션(AOA멤버),배우찬미|예기치않은사건들238
배우이설|정말로좋아하는책248
뮤지션,배우,작가장기하|말로는다표현할수없는,262
배우박은빈|어디까지나성실한독서생활276
MBC아나운서임현주|좋아하는것을마음껏286
배우강말금|어제의읽기,내일의일상300
배우박지영|인생의또다른포만감314
배우임화영|사소하고완벽한행복326
영화감독김초희|고독한친구336
배우서지혜|시적인마음352
뮤지션,배우,작가전효성|보다그리고읽다364
배우김신록|책이궤도를흔든다376
배우,영화감독조은지|영화는이야기다388
배우이청아|시절인연402
배우홍경|예고편없는세계418

읽는사람의책432

출판사 서평

■『읽는사람』이만난책과작가

『읽는사람』을통해언급된책은총385권,작가는296명이다.한명의인터뷰이가소개한책은평균13권,가히‘책과책을넘나들며나눈대화’라고해도과장이아니다.책을사랑하는계기가되어준첫책부터지금의나를만들어준책,누군가와같이이야기를나누고싶은책등책에대한다양한질문으로부터시작되는『읽는사람』의대화는시,소설,에세이,희곡등국내외문학뿐아니라인문학,역사,경제,자기계발까지다양한장르의책을넘나든다.또한『읽는사람』의인터뷰를진행한2016년부터2022년까지6년동안한국사회에중요한변화가일어날때마다달라지는아티스트의성찰과고민,그로부터선택받은책들도눈여겨볼만하다.

2018년요조는자신이운영하는서점에“페미니즘과성소수자,인권에관한책의지분이제일커졌”다며『나쁜페미니스트』,『우리에게언어가필요하다』를추천하고,2019년봉태규는1980년대교양서인『가정대백과사전』을현재의관점에서다시읽은경험을소개하며‘시대가변했고,이제남성도함께변해야한다.’고말하며,2022년김신록은팬데믹을거치면서“세상의패러다임이넘어갔다”는느낌을받았다며알수없는“그다음세계”에대한고민을『숲은생각한다』를통해들려준다.

■『읽는사람』이책을읽는이유

서로다른장르에서각자의커리어를만들어가는사람들과의대화를담은『읽는사람』에서‘책’은그무엇보다가장넓고깊은영감의원천이다.하지만“그저외로워서읽어요.”라는김새벽의말,“기분좋게잘수있어서”라는장기하의말처럼『읽는사람』이책을읽는이유는우리가책을사랑하는바로그이유와다르지않다.홀로만끽할수있는고요함과위안,이세상에존재하는책의종류만큼이나다양한즐거움,세계를향한즐거운호기심,삶의지평을넓힐새로운관점이그것이다.『읽는사람』에는이들이걸어온삶의길목마다친구처럼,라이벌처럼,때로는선생님처럼곁에머문책들이담겨있다.이들한사람한사람곁에놓인책을통해우리는과거의나를지금의나로이끌어준내곁의책들을차례차례돌아보고,앞으로만나게될미지의책들을새록새록궁금해하며그려보게될것이다.

■『읽는사람』이자기만의길을만들어가는방식

『읽는사람』의인터뷰를하나하나읽어보면,사람과책이가진고유한매력과깊이가단번에느껴진다.매드클라운은“솔직하고필터가없”는찰스부코스키의시와“역사상가장시끄러운소음들만모아놓은음악”인힙합을나란히두며자신의음악적정체성인“아름다운소음”을말하고,박은빈은루시언프로이트의“모든작품은자서전이다.”라는말을통해아역부터평생이어온자신의연기인생을“한권의박은빈”으로소개한다.메리셸리의『프랑켄슈타인』을인생책이라고꼽으며“아티스트는미적감각에대한진리를추구하는사람”이라고자신의철학을밝힌비올리스트리처드용재오닐,현실에대한불안과꿈을안고쓴글은친절할수없기에“불친절한책”이좋다는영화감독김초희의말이보여주듯『읽는사람』에는삶과예술에대한이들의철학이가장자연스럽고본연에가까운말투로고스란히드러나있다.

책속에서

사람들의관계나삶에대한태도를타인에게서배워요.오늘나는실수도많이하고맘에안드는것도많은데오늘보다는내일이나아졌으면좋겠어요.책을쓴사람들이먼저경험하고쓴것이니까,제연기나삶에도움이될거라고생각해요.그리고무엇보다외로워서읽어요.예전에는책뒤에꽂혀져있는도서관대출증을좋아했어요.모르는사람이지만소통하는것같고,그럴땐혼자있는것같지않아요.
---「배우김새벽」중에서

아티스트는미적인것,이상적인것만추구하는것이아닌,깊이가있어야한다고생각해요.그러려면죽음,어두움,추함을이해해야해요.그런부분에서예술은엔터테인먼트와는달라요.아티스트는미적감각에대한진리를추구하는사람이에요.어두움과밝음을모두정확하게이해해야하죠.바로그런경험을문학이제공해요.문학이저의세계를더넓게만들어주었어요.
---「비올리스트리처드용재오닐」중에서

30대초반에이혼을하고,30대중반을넘으면서배우로사는삶에대한심각한고민을했던거죠.(……)저는그런단순함이있어요.누군가의한마디나책의한문장이저를크게변화시켜요.어떤책에서는주인공이“배부른돼지가되느니나는저별빛을따라그곳에갈거야.”라고해요.그걸읽고저는미국에공부하러갔어요.책의글귀가저에게희망과용기를주고이정표가되어준거죠.
---「배우배종옥」중에서

저는혼자있는걸좋아하는데,혼자있지말아라,생각많이하지말아라,요즘시대에안맞는다는말을너무많이들어서한때는그게스트레스였어요.(……)『혼자있는시간의힘』이라는책은그런제게위안이되더군요.내가문제가있나싶어서자괴감에싸여있던때에그책을읽게됐어요.밀란쿤데라의『느림』도좋았어요.정말말그대로‘느림’.빠른현시대를살아야하는사람들에게느리게살아야한다고말하는책같았어요.제가엄청느리거든요.
---「뮤지션(GOT7멤버),배우박진영」중에서

기본적으로문학작품의모든캐릭터들은매력적이라고생각해요.제가생각하는매력있는캐릭터는끝에서처음을돌아봤을때변화와성장을겪은인물인데,문학작품의캐릭터는성장을하잖아요.그게매력인것같아요.
---「배우최희서」중에서

저만의좋은에세이상은있어요.가사쓸때도똑같이해당되는얘기인데.솔직한마음을담아야한다는것과주접떨지말아야한다는것.(웃음)오버하면안된다,거창한얘기하면안된다……안된다는게많긴하네.그리고남에게상처주는말은되도록피하자.그런데100퍼센트달성됐는지는모르겠어요.
---「뮤지션,배우,작가장기하」중에서

외우고있는문장이하나있어요.루시언프로이트가했던말.‘모든작품은자서전이다.’(……)이걸저한테대입을해보니까,저도작품을할때그때당시의생각,감정,가치관을담아서연기를하고있더라고요.그래서어떻게보면저도작품을통해그시기의저를반추할수있어요.예를들면2019년의저는「스토브리그」의이세영이었고2020년은「브람스를좋아하세요?」의채송아로남을것이고…….그런식으로저의20대를기억하고있거든요.그래서작품이모두모이면한권의박은빈이될수있다는생각이들었어요.
---「배우박은빈」중에서

그래서페르난두페소아를좋아하는것같아요.그사람은그걸(꿈을)끌어안고사는사람이거든요.제가그의작품을절박하고힘들때보지않았다면그렇게좋아했을까싶어요.(……)얼마나치열하게자신을들여다보고불안에대해고민했을까요.욕망이있으니까불안해요.불안은욕망의그림자같은거예요.그런책이있다는게큰위로가돼요.
---「영화감독김초희」중에서

제가만나는사람만으로는제가체험하는세상이너무적어요.책은내가친하고싶은사람이랑나혼자내적친밀감을키울수있어요.관계맺음인것같아요.책이새로운세계에대한첫시동을걸어준다고할까요.
---「배우이청아」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