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  앨리 스미스 계절 4부작 (양장)

여름 - 앨리 스미스 계절 4부작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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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영국 《타임스》의 문예 부록인 《타임스 리터러리 서플먼트》 선정 “현재 영국에서 가장 중요한 작가”로 뽑힌 앨리 스미스의 ‘계절 4부작’ 한국어판이 마침내 완간되었다. 계절 4부작은 브랙시트 이후 격변하는 영국 사회의 현재를 담기 위해 앨리 스미스가 펭귄 출판사와 기획한 야심 찬 프로젝트로, 브랙시트 찬반 국민 투표가 실시된 2016년 첫 권인 〈가을〉이 출간되었고,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이 한창인 2021년 여름 완간되었다.
계절 4부작 시리즈는 “최초의 포스트 브랙시트 소설”로 자리매김했고, 마지막 작품 〈여름〉은 최고의 정치 소설에 수여되는 조지 오웰 상을 받았으며, 〈가을〉은 맨부커상 최종 후보에 올랐고, 네 권의 책 모두 앨리 스미스의 작품으로는 처음으로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고 유수의 언론들로부터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는 등 영국에서는 그야말로 문학적 현상이 되었다.
〈여름〉은 〈가을〉과 〈겨울〉의 이야기가 한데 합쳐지는 동시에, 새로운 등장 인물인 사샤와 로버트 그린로 남매가 등장한다. 정치와 환경 문제에 대한 깊은 고민을 지닌 십대 소녀 사샤는, 영재에 가까운 총명함을 지녔으나 최근 다소 엇나가기 시작한 남동생 로버트 때문에 골치를 썩는다.
로버트는 우주와 시간의 관계를 고찰하고 아인슈타인을 사랑하는 똑똑한 소년이지만, 독특한 성향 때문에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고 그때부터 인터넷에서 익힌 위악과 찌질한 태도로 어머니와 누나를 곤란하게 한다. 사샤의 부모님은 이혼했는데, 어머니는 두 아이와 살고 아버지는 여자 친구와 함께 그 옆집에 산다. 아버지의 여자 친구는 브랙시트가 몰고 온 충격으로 인해 실어증에 걸려 있는데, 로버트는 그녀의 마음을 이해하면서도 겉으로는 냉소적으로 구는데….
저자

앨리스미스

1962년스코틀랜드의인버네스에서태어났다.애버딘대학교를졸업하고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박사과정을밟은뒤1995년발표한단편집『자유연애(FreeLoveandOtherStories)』로데뷔작에게주어지는샐타이어상을수상하면서문단의주목을받기시작했다.1997년발표한첫장편소설『좋아해(Like)』에이어두번째로출간한『호텔월드(HotelWorld)』(2001)는언론과평단의열렬한지지와더불어맨부커상과오렌지상최종후보에올랐고,스코틀랜드예술협회도서상과앙코르상을수상했다.2005년에쓴『우연한방문객(TheAccidental)』역시맨부커상과오렌지상최종후보에오르는동시에휘트브레드상을수상하며앨리스미스의영향력을다시한번실감하게했다.이후이피스신화를토대로재구성한『소녀소년을만나다(GirlMeetsBoy)』(2007)로클레어맥클린상과르프린스모리스상후보에올랐다.2011년『그리고사라진(ThereButForThe)』을발표했으며,2017년‘사계절4부작’의첫권인『가을(Autumn)』을출간해문단과언론으로부터뜨거운찬사를받았다.

목차

1·11
2·173
3·339

감사의말·507

출판사 서평

브랙시트이후의영국,트럼프이후의세계에보내는메시지
앨리스미스의‘계절4부작’완간

영국《타임스》의문예부록인《타임스리터러리서플먼트》선정“현재영국에서가장중요한작가”로뽑힌앨리스미스의‘계절4부작’한국어판이마침내완간되었다.계절4부작은브랙시트이후격변하는영국사회의현재를담기위해앨리스미스가펭귄출판사와기획한야심찬프로젝트로,브랙시트찬반국민투표가실시된2016년첫권인『가을』이출간되었고,코로나19로인한팬데믹이한창인2021년여름완간되었다.순환하는계절이라는영원불멸한자연의시간속에서현재진행중인시급한현안이담긴,각각독립적인장편소설을집필해제목에해당하는계절에출간한다는것이스미스의아이디어였다.

하루에도몇번씩토픽이바뀌고중대한이슈가또다른이슈로대체되는SNS시대에소설이라는장르는무엇을할수있을까?작가의제안에펭귄출판사에는‘계절4부작팀’이꾸려졌고,원고입수부터편집과디자인에이르기까지총력전을방불케한작업이오년에걸쳐계속되었다.이같은노고가아깝지않게계절4부작시리즈는“최초의포스트브랙시트소설”로자리매김했고,마지막작품『여름』은최고의정치소설에수여되는조지오웰상을받았으며,『가을』은맨부커상최종후보에올랐고,네권의책모두앨리스미스의작품으로는처음으로베스트셀러1위에오르고유수의언론들로부터“올해의책”으로선정되는등영국에서는그야말로문학적현상이되었다.

누나에게시간을선물해줄게

‘계절4부작’의마지막작품『여름』은『가을』과『겨울』의이야기가한데합쳐지는동시에,새로운등장인물인사샤와로버트그린로남매가등장한다.정치와환경문제에대한깊은고민을지닌십대소녀사샤는,영재에가까운총명함을지녔으나최근다소엇나가기시작한남동생로버트때문에골치를썩는다.로버트는우주와시간의관계를고찰하고아인슈타인을사랑하는똑똑한소년이지만,독특한성향때문에학교에서왕따를당하고그때부터인터넷에서익힌위악과찌질한태도로어머니와누나를곤란하게한다.사샤의부모님은이혼했는데,어머니는두아이와살고아버지는여자친구와함께그옆집에산다.아버지의여자친구는브랙시트가몰고온충격으로인해실어증에걸려있는데,로버트는그녀의마음을이해하면서도겉으로는냉소적으로군다.

오늘도사샤는TV리모컨을숨겨두고사라진로버트를찾아나서는데,해변에서만난로버트는환경문제로지구의시간이얼마남지않아애달파하는누나에게‘시간’을선물하고싶다며사샤의손에강력접착제를바른달걀삶기타이머시계를붙이고도망간다.유리타이머를손에붙인채곤경에빠진사샤를한젊은커플이돕는다.『겨울』에등장했던아서와샬럿이다.사샤는친절한두사람을집으로데려오고,로버트는우아하고아름다운연상의샬럿에게홀딱반하며,아이들의어머니는교양있고유머러스한젊은커플에게호감을갖게되어서,어찌하다보니그린로가족세사람은아서와샬럿의여행길을충동적으로따라나서게된다.

아서가만나려는사람은『가을』의등장인물인노인대니얼글럭이다.병상에누운그의의식은이제그가청년이었던2차세계대전시기로돌아가있다.그는아버지와함께영국의수용소에갇혀있다.전쟁기간동안적성국인독일출신이민자들을한데모아감시하기위한곳이다.그곳에서그는국경과증오를넘어서는사랑과예술의힘을생각하게되고,동시에독일에홀로남겨진총명한여동생한나를걱정하고그리워한다.

모든아름다운것들은결국
한곳으로수렴된다

앨리스미스의계절4부작에등장하는인물들은주로세상에실망하여냉소와무관심으로무장한채마음을닫으려하지만결국자신과타인을나누는벽이허상임을깨닫고세상에다가가게되는사람들(『겨울』의아서와『봄』의브리터니,『여름』의로버트),늘세상에대한근심과애정으로고군분투하는사람들(『가을』의엘리자베스,『겨울』의샬럿과아이리스와럭스,『봄』의패디와블로렌스,커피트럭여인,『여름』의사샤),그리고마지막으로생의황혼기에접어들어지난세월과역사를반추하는사람들(『가을』과『여름』의대니얼,『겨울』의소피아,『봄』의리처드)이다.크게분류하면이세가지유형의인물들이,포스트브랙시트시대의영국사회속에서서로부딪히고갈등하며,결국엔서로에게서아름다움과희망을발견하는과정을담은하모니다.

앨리스미스는이아름다운만남과헤어짐,엇갈림의플롯을펼쳐내면서셰익스피어와찰스디킨스,캐서린맨스필드,조각가바버라헵워스와화가터시타딘,영화감독로렌차마체티,찰리채플린등과거와현재의예술가들을소환하여이들의예술이인간에게미친영향을고찰한다.2차세계대전과홀로코스트를겪은대니얼과그의가족,1968년의핵반대시위와평화운동의현장에있었던아이리스와소피아자매,아일랜드노동계급출신의시나리오작가패디,브랙시트라는문앞에서좌초한젊은세대아서와샬럿,사샤등을한데엮고소통하게하는자리엔늘예술이있었다.

또한계절4부작엔숨겨진주인공이있는데,바로자연이다.자연은환경파괴를근심하는인물들의염려와걱정의대상이기도하지만,바로이자연의힘.사계절의순환이가져다주는변화와위로를통해사람들은새삶을살아갈힘을얻는다.낙엽지는가을의흐릿한오후,폭설이내린외딴시골,만물이소생하는봄과초목이우거진잉글랜드의평화로운여름들판.등장인물인아서가자연의변화를고찰하는과정을담은웹사이트의이름인‘아트인네이처(ArtinNature)’는작가가숨겨둔계절4부작의주요테마를암시하고있다.

서로다른정치적사고방식과사회적처지,계급을뛰어넘어,오늘의우리가예술과자연을통해화합하는이계절4부작이야기에는셰익스피어의희극에담긴유머와장난의씩씩한정신,E.M.포스터가장인적솜씨로담아낸계급간의갈등과화합,찰스디킨스의따뜻한인류애가담겨있다.이같은의미에서,앨리스미스는단순한한사람의현대소설가가아니라,영문학의위대한전통을잇는올곧은계승자다.『여름』이가장뛰어난정치적메시지를담은소설에게주는오웰상을수상한것도이런맥락이다.

만약우리가연결될수만있다면

모두가말했다.‘그래서?’
‘그래서어쨌다고?’라고하듯.어깨를으쓱하거나‘그래서나더러어떻게해달라는건데?’

『여름』의첫문장은위와같이시작된다.부패한정치인이권력을장악하고,다국적기업들이환경을파괴하고,브랙시트가유럽의화합이라는메시지를깨는동시에이민자를배척하고,극우파와좌파가머리가터지도록싸우며,거기에코로나바이러스라는전지구적재난이닥친상황이라면,대부분의우리는아마도웬만한일에는‘그래서나보고어쩌라는건데?’라는냉소적이고방관적인태도를취하게될것이다.앨리스미스의소설은이런냉소의벽을,마치겨울의눈을봄의햇살이녹이듯이서서히허문다.‘만약우리가연결될수만있다면’.

아서와샬럿커플을따라여행을떠났던그린로가족은저도모르게대니얼글럭의과거와연결된다.아서는엘리자베스에게이끌리고,존재하는지조차몰랐던아버지를만난다.샬럿은아서와이별하며진정한자신과마주하기시작한다.사샤의어머니는젊은시절,한여름을만끽하는풋풋한여배우였던자신을떠올리고,대니얼은총명한로버트에게서이미세상을떠난여동생한나의모습을본다.과거에수용소에갇힌대니얼이부치지못한편지를통해여동생한나와연결되었듯이,현재의사샤는정치적망명을요청하며이민국에감금된얼굴도모르는베트남운동가에게편지를보내며연결된다.이렇듯,우리는홀로일때보다함께일때더강해지고아름다워진다.

사샤와로버트와샬럿이밤하늘의별들을바라보며우주의아득함과인연의신비함을만끽하는장면에서계절4부작은대단원의막을내린다.코로나바이러스가영국을덮쳐많은사람들이서로를만나지못하며그리워하던시절에앨리스미스는『여름』을써내려갔다.이렇게예술을통해우리는만나고,연결되고,사랑하게된다.스미스의계절4부작은고단한삶을살아가는바로이시대우리에게바치는인류애와화합에대한빛나는찬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