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미국인 (양장본 Hardcover)

조용한 미국인 (양장본 Hardcover)

$19.00
Description
“순진함은 일종의 광기다.”

열강에 짓밟힌 베트남의 참상과 이념 갈등의 허상을 고발한,
20세기 최고의 거장 그레이엄 그린의 대표작
“그들은 총에 맞아 죽기를 바라지 않아요. 하루하루 무사히 지내기만을 원한다고요. 이념은 사치예요. 당신 생각에는 하루 일과를 마치고 밤이 되어 토담집으로 돌아간 농민들이 자리에 앉아서 신과 민주주의에 관해 명상할 것 같아요?” -본문에서

나는 스스로를 잘 알고, 내가 얼마나 속속들이 이기적인 인간인지 분명히 안다. 나의 가장 큰 소망은 마음 편한 삶이며 다른 사람이 겪는 고통을 눈으로 보거나 귀로 듣거나 감촉으로 느낄 때면 나는 그저 불안하고 속이 몹시 메스꺼워져서 견디기가 어렵다. 때때로 순진한 사람들은 이런 반응을 박애주의 정신이라고 착각하지만, 내 행동은 기껏해야 훨씬 더 큰 어떤 선을 위해 작은 선 하나를 희생했던 데에 불과했으니, 오직 나 자신만을 생각해야 할 때에 조금이나마 마음의 평화를 얻고자 행한 선심의 시늉에 지나지 않았다. -본문에서

20세기 문학을 대표하는 거장이자 순수 문학과 장르 문학의 경계를 넘나들며 정교한 문장과 완벽한 구성, 시대정신과 사회 문제, 인간 조건의 핵심을 명철히 통찰해 낸 작가 그레이엄 그림의 대표작이자 문제작 『조용한 미국인』이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특히 베트남 전쟁을 몸소 경험한 안정효의 생생한 번역과, ‘《타임》 선정 100대 영어 소설’에 이름을 올린 제이디 스미스의 서문까지 더해진 판본이라 더욱 뜻깊다. 그레이엄 그린은 흔히 ‘가톨릭 작가’라고 불리지만 동시대의 그 어느 누구보다도 복합적이고 이색적이며 변화무쌍한 면모를 보여 준 희귀한 인물이다. 이를테면 그린은 문학성을 중시하는 노벨 문학상 후보에 수차례 지명되는 동시에 스스로 ‘오락물’이라 칭한 대중 소설의 영역에서도 굉장한 성공을 거둔 유일무이한 작가일 뿐 아니라, 한평생 치명적인 우울증에 시달리고 돌연히 가톨릭교로 개종하고 2차 세계 대전 동안 전 세계의 벽지와 험지를 방랑하면서 첩보원으로 활약하고, 사회 참여와 개인적 번뇌 사이에서 끊임없이 실존을 탐구하는 등 대단히 복잡다기한 내력을 지닌 작가다. 따라서 그의 작품 역시 한 가지 주제나 장르, 시각과 태도로 뭉뚱그릴 수 없는 경이로운 다양성을 품고 있다. 이토록 거대하고 장엄한 그린의 스펙트럼은 때때로 조화하거나 불화하면서 시대나 상황에 얽매이지 않는 문제의식을 제시하고, 늘 독자로 하여금 삶 속에 깊이 뿌리내린 모순과 기만을 직시하도록 부추긴다.
저자

그레이엄그린

격변의20세기거의대부분을살면서소설가,극작가,평론가로시대와인간을기록했던영국의문인그레이엄그린은세계문학사에서20세기의가장중요하고복합적인인물로평가받는다.한때공산주의에공명하고,세계대전중에MI6(비밀정보부)에서첩보원으로활동했으며,국교회가지배적인나라에서가톨릭교로개종하는등독특한이력의소유자였던그는당대에폭발적인대중의인기와문단의찬사를동시에누린희귀한작가이다.그린은명망있는집안에서태어났으나학창시절괴롭힘과극심한우울증에시달리면서몇차례자살을기도했다.정신과의사에게치료의한방편으로권유받은글쓰기는그린에게있어절망에서벗어나려는자기구원의방식이자실존의문제가된다.〈더타임스〉에서편집기자로일하던1929년,그린은첫장편소설『내부의나』로호평받자신문사를사직하고창작에전념한다.그러나이어출간한작품들이좋은반응을얻지못하면서좌절에빠졌다가대중소설『스탐불특급열차』를발표하면서다시명성을얻는다.이후그린은‘스릴러적인요소가공존하는’순수문학과‘고도로윤리적이고심미적인’오락물등장르의경계를초월한다양한작품들을선보임으로써20세기스토리텔링의패러다임을바꾸어놓았다.

목차

서문(제이디스미스)
친애하는르네와후엉에게

1부
2부
3부
4부

작품해설(안정효)

출판사 서평

“그들은총에맞아죽기를바라지않아요.하루하루무사히지내기만을원한다고요.이념은사치예요.당신생각에는하루일과를마치고밤이되어토담집으로돌아간농민들이자리에앉아서신과민주주의에관해명상할것같아요?”-본문에서

나는스스로를잘알고,내가얼마나속속들이이기적인인간인지분명히안다.나의가장큰소망은마음편한삶이며다른사람이겪는고통을눈으로보거나귀로듣거나감촉으로느낄때면나는그저불안하고속이몹시메스꺼워져서견디기가어렵다.때때로순진한사람들은이런반응을박애주의정신이라고착각하지만,내행동은기껏해야훨씬더큰어떤선을위해작은선하나를희생했던데에불과했으니,오직나자신만을생각해야할때에조금이나마마음의평화를얻고자행한선심의시늉에지나지않았다.-본문에서

20세기문학을대표하는거장이자순수문학과장르문학의경계를넘나들며정교한문장과완벽한구성,시대정신과사회문제,인간조건의핵심을명철히통찰해낸작가그레이엄그림의대표작이자문제작『조용한미국인』이민음사에서출간되었다.특히베트남전쟁을몸소경험한안정효의생생한번역과,‘《타임》선정100대영어소설’에이름을올린제이디스미스의서문까지더해진판본이라더욱뜻깊다.그레이엄그린은흔히‘가톨릭작가’라고불리지만동시대의그어느누구보다도복합적이고이색적이며변화무쌍한면모를보여준희귀한인물이다.이를테면그린은문학성을중시하는노벨문학상후보에수차례지명되는동시에스스로‘오락물’이라칭한대중소설의영역에서도굉장한성공을거둔유일무이한작가일뿐아니라,한평생치명적인우울증에시달리고돌연히가톨릭교로개종하고2차세계대전동안전세계의벽지와험지를방랑하면서첩보원으로활약하고,사회참여와개인적번뇌사이에서끊임없이실존을탐구하는등대단히복잡다기한내력을지닌작가다.따라서그의작품역시한가지주제나장르,시각과태도로뭉뚱그릴수없는경이로운다양성을품고있다.이토록거대하고장엄한그린의스펙트럼은때때로조화하거나불화하면서시대나상황에얽매이지않는문제의식을제시하고,늘독자로하여금삶속에깊이뿌리내린모순과기만을직시하도록부추긴다.

살다보면세월이약이되는경우가적지않건만너무나많은경우에그약은쓰디쓰기만하다.무엇인가를이해하려고애쓰는대신어느누구도다른인간을전혀이해하지못하는세상이므로가령아내는남편을,바람둥이남자는불륜의상대인여자를,부모는자식을제대로이해하기어렵다는사실을받아들이는편이차라리우리모두에게더편한일이아니겠는가?어쩌면그렇기때문에인간이신을―이해할줄아는능력을갖춘존재를발명했는지도모른다.-본문에서

『조용한미국인』은의심의여지없이,“우리시대의인간의식과불안을완벽하게그려낸최고의작가”(윌리엄골딩)이자“인간의사악함과잔인함과비정함과악독한우매함의애매한경계들을넘나들며다양한차별화를도모한대가”(제이디스미스)인그레이엄그린의정수가담긴작품이다.그린이앞서여러장르문학에서선보인기교와박진감넘치는스토리텔링,『권력과영광』그리고훗날발표하는『말기환자』등의굵직한작품들에서섬뜩할정도로신랄하게그려낸기만과모순으로점철된인간의민낯을완벽히종합해낸『조용한미국인』은지극히‘그린다운방식’으로격동하는현대사와공명하며커다란울림을전한다.두차례의파괴적인전쟁끝에도래한탈식민주의의물결과,구세계유럽의해체,이념으로분열된냉전시대의대두,가톨릭신앙과실존주의와공산주의이념에이르기까지당대의모든사건과현실에연루되어있고,또어떤방식으로든참여할수밖에없었던그레이엄그린은『조용한미국인』속의세인물,즉냉소적이고기만적인‘영국인’파울러,신념과이상의노예가되어실재하는고통을외면하는이기적인‘미국인’파일,구세계와신세계그리고사상과이데올로기가첨예하게대립하는현장에서가까스로살아가는‘베트남인’후엉을통해2차세계대전이후의불길한암운을예언적으로간파한다.이작품이1955년,가령참혹한한국전쟁(6.25전쟁)이겨우휴전을맺고냉전이라는새로운제국주의가본격화하던시점에,바로그증상으로서나타난베트남전쟁과거의함께발표되었음을고려하면그레이엄그린의통찰이얼마나정확했는지놀라지않을수없다.게다가그린은얼핏삼각관계(후엉을둘러싼파울러와파일)를다룬여느연애소설처럼보이는거죽아래과거열강(영국과프랑스)의만행과무책임,그럴싸한명분으로자기잇속을차리고자또다시베트남을침략하고유린하는냉전국가들,특히미국의패권주의적횡포(혹은그맹아)를잔인할정도로적나라하게담아냄으로써자칫교조적으로흐를수있는주제를보편적인인간조건의문제와절묘하게결합해내는데,제이디스미스의지적대로이토록예민하고정치적인내용을“질서정연하고,뚜렷하고,심지어재미있도록엮어낼만한작가는그린밖에없”을터다.

“그래서난관여하지않겠다는겁니다.”
“이건이성이나정의의문제가아녜요.감정이북받치는순간에우리는누구나얽혀들기마련이고,그런다음에는결코빠져나오지를못하죠.전쟁과사랑,그두가지는항상비교대상이었어요.”-본문에서

2차세계대전이후,그동안프랑스의지배아래에놓여있던베트남은해방과독립의열기로달아오른다.각기이념은다르지만자주(自主)를부르짖는베트남사람들,지금껏제국주의를주도해온프랑스와영국,이제새로운패권국가로대두한미국,그에맞선공산주의진영의소련과중국등복마전을이룬온갖세력들은푸른대지를핏빛으로물들인인도차이나전쟁의기나긴포화속에서저마다자신만의이권과목표를쟁취하고자격돌한다.영국《더타임스》의기자토머스파울러는바로이러한혼란한정세를취재하기위해날마다폭탄이날아들고논밭에서살육이자행되는베트남으로특파된다.그러나파울러의위태로운극동파견에는개인적인,어쩌면이기적인이유가있었으니이를테면삶의권태로부터,어리석게자초한불행으로부터허겁지겁도주해온것이었다.세상만사에심드렁하고자기중심적이고냉소적인파울러는별다른사명감없이기사를송고하며그저매일매일베트남여인후엉의품에안긴채아편을태울뿐이다.자기몫의인생을외면하고,심지어우연한축복처럼전장에서죽기를바라는파울러의눈앞에,어느날낯선사람하나가나타난다.막학생티를벗은혈기왕성한젊은이,올든파일,그러니까‘조용한미국인’말이다.새로운세계질서를수립하고미국의이상을온세상에전파해야한다고굳게믿는파일은현실이아니라책속의사상에심취한채혼란한베트남의한복판을천연덕스럽게누빈다.그런와중에파일은간절히결혼상대를찾는후엉을만나게되고,동정혹은연민에사로잡혀별안간사랑에빠지고만다.안그래도서로다른가치관탓에사사건건마찰을빚던파울러와파일은급기야후엉을두고더욱격하게충돌하기에이른다.한편프랑스세력이패퇴하고,베트밍과지방토호와사이비종교와이루헤아릴수없는무장단체까지창궐하면서급박하게변화하는베트남상황을취재하던파울러는,이토록죽음으로얼룩진참혹한표면아래에더거대한암투가도사리고있음을불현듯이눈치챈다.그러면서차차‘조용한미국인’파일의정체를의심하게되고,순진함이지닌잔인한광기를비로소깨닫는다.여태선택과책임을방기하고,오로지도망치기에급급했던파울러는파일과의만남을계기로스스로의기만적인태도를반성하고이미세계와연루되어있음을자각하며결국‘참여’의기로에서게되는데…….

추천사

“20세기인간의식과불안의궁극적연대기.”윌리엄골딩
“가장좋아하는소설을하나고르라고하면단연『조용한미국인』이다.”-이언매큐언
“완벽하게구성된,훌륭하고경이로운소설.”-제이디스미스
“그레이엄그린은세계문학의반열에오를만한재치와우아함,개성과필력,인간에대한초월적공감능력을가지고있다.”존르카레
“현대소설가중가장기발하고독창적이며흥미로운,그리고인간의초상을생동감넘치게그려내는최고의이야기꾼.”V.S.프리쳇
“스토리텔링의거장.”≪더타임스≫
“20세기소설가중그레이엄그린만큼대중의상상력을철저히파고들고,조형해낸작가는없다.”≪타임≫
“이제껏『조용한미국인』만큼베트남문제를진지하고심도있게다룬소설은없었다.”≪하퍼스≫
“열강들의패권다툼속에스러진베트남의참상을고발한최고의소설.”≪시카고선타임스≫
“『조용한미국인』이출간된이래,이작품에비견될만한소설은아직나오지않았다.”≪데일리익스프레스≫
“그레이엄그린의정교한문장과상상력의절정.”≪뉴욕타임스≫
“그린은인간의보편적문제인순진함의무시무시한위험성과대가를생생하게그려냄으로써,그독선적순진함뒤에자리한무의식적오만함과도덕적맹목을통렬히고발했다.”≪애틀랜틱먼슬리≫
“오늘날가장훌륭하고충격적인소설.”≪새터데이리뷰≫
“모든언어를막론하고가장뛰어난작가.”≪워싱턴포스트≫
“그레이엄그린은우리에게당대의사회적,경제적맹점을직시하라고설파한다.그리고끊임없이새로운눈으로서로를마주하라고강조한다.그의문제의식과영향력은결코사라지지않으리라.”≪인디펜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