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걸 크러시 : ’남성’ 말고 ’여성’으로 보는 조선 시대의 문학과 역사
저자

임치균,강문종,임현아,이후남

홍익대학교국어교육과를졸업하고서울대학교대학원에서「연작형삼대록소설연구」로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한국학중앙연구원한국학대학원교수로재직중이다.주요논문으로는「<태원지>연구」,「조선후기소설에나타난청나라지배의중국에대한인식의변화와의미」,「「남홍량전」의서사구조와내용적특징」등이있고,지은책으로는『고전소설오디세이』,『고전소설의기초연구』,『조선조대장편소설연구』,창작소설『검은바람』등이있으며,옮긴책으로는‘조선왕실의소설’시리즈등이있다.

목차

『조선의걸크러시』를펴내며

1부|복수자들
검녀,조선의여성검객|윤혜빙,예의없는남편을거부하다|박문랑과박효랑,자매는용감했다|신태영과한여자,이혼을둘러싼사랑과전쟁|은애,나는음탕한여자가아니다|길녀,도적의손에죽느니내가도적을죽이리라|희천땅의며느리,원수를갚다

2부|영웅의기상
다모,조선시대여성경찰|방관주와영혜빙,내면으로완성한동성혼서사|윤희순,여자라고의병장이못되겠는가|정수정,남성과여성의경계를뛰어넘다|계월향,왜장을죽인평양기생|부랑,군복을입고전쟁터로달려간소녀|하옥주,조선여성이꿈꾼커리어우먼

3부|쓰고노래하다
김금원,여행을통해페르소나를벗다|이매헌,바느질과옷감짜기에흥미가없어라|김호연재,시는나만의‘스왜그’|김삼의당,조선의최고여성문장가|기각,여자로태어난것도한인데이룬것도없구나|이매창,시골기녀의시가문인들의마음을흔드네|이숙희,여성의배움에이유가필요하랴|전주이씨,소설가로이름을떨치다|사주당이씨,그녀는시대가규정했던조선여성이아니었다|빙허각이씨,베스트셀러작가로남다

4부|사랑을찾아서
환관의아내,이대로는살수없어요|어떤노처녀,내면이물리친추한외모와장애|순매,‘밀당’의고수|양백화,내남편은내가찾겠어|최랑,아,진짜내가책임질게|초옥,남자사람친구를꿈꾸다|향랑,못이룬사랑을찾습니다|옥영,사랑과가족은그녀의힘|무운,운대사로불러주시오

5부|뛰어난기개와재주
만덕,세가지기특함과네가지희귀함을가졌네|석개,조선최고의여가수,나는노래하리라|사부인,천하지도는내가완성하고말리라|김씨,방탕한남편을길들이다|강남홍,조선여성들의‘워너비’|삼월이,그녀는조선의페미니스트다|우하형의후처,내조의여왕

출판사 서평

예나지금이나삶은치열하다
변화하는세상속에서분투한이들의꿈과판타지

오늘날유행하는‘퓨전사극’의특징중하나는진취적이고주체적인여성주인공이다.시대에맞지않는캐릭터라는비판이나오곤하는데,실제로는어땠을까?1830년(순조30),한소녀가남장을한채집을나섰다.이때나이는고작열네살.충청북도제천의의림지를시작으로단양을거쳐금강산과설악산을누비고마침내한양의남산까지올랐다.19세기조선의시인김금원은지금보아도놀라운이여행을통해세상을만났다.

『조선의걸크러시』는조선시대의사회상을다양한시각에서보여준다.9년간의소송으로남편의이혼청구에저항한신태영의이야기는가부장제의민낯을드러낸다.여성들의사적복수를의롭다고칭찬한영조와정조에게서는법보다효를중시한위정자의자세를포착한다.또한소설「방한림전」의동성혼서사에서는태동하는여성주의를,소설「이춘풍전」에서는흔들리는남성우위를읽어내조선말의급변하는질서를살핀다.글마다함께수록된컬러도판은그생생함으로독자의이해를돕는다.

조선여성들이가녀리고연약했으리라는선입견을바로잡는1부‘복수자들’로시작하는『조선의걸크러시』는‘영웅의기상’,‘쓰고노래하다’,‘사랑을찾아서’,‘뛰어난기개와재주’까지총5부로구성된다.이책의등장인물들은군대를지휘해잔다르크처럼나라를구하기도하고,베스트셀러작가로이름을떨치기도하며,사랑을위해모든손해를감수하기도한다.스스로를엑스트라라고생각하는사람들에게이야기의주인공은당신이라는것을전해주는책.

책속에서

몸종은소응천에게평소주량이상의술을권한다.(……)술에취하지않고서는,소응천의정신상태로는자신의검술을감당할수없다는말이다.몸종이못난소응천의실상을제대로파악하고있음을보여준다.결국하늘과땅을오가는몸종의뛰어난검술을본소응천은덜덜떨다가자빠져정신을차리지못한다.몸종의담대한모습과기이하다고알려진소응천의우스꽝스러운모습을마지막까지대비해보여줌으로써선비들에관한외부의평가가얼마나부정확한것인지분명히한다.
---「검녀,조선의여성검객」중에서

일본인들이곧바로윤희순의집에찾아와시아버지유홍석의행방을캐물었다.윤희순의큰아들을붙잡아죽이겠다고위협하고나머지어린두아들에게도매질하면서말이다.일본인들은자식을인질로삼고있으니윤희순도여느어머니처럼벌벌떨면서시아버지가있는곳을곧바로말할줄알았다.(……)윤희순은조금도주눅들지않고쩌렁쩌렁한목소리로이렇게외쳤다.“자식을죽이고내가죽을지언정큰일을하시는시아버님을돌아가시게할줄아느냐?”
---「윤희순,여자라고의병장이못되겠는가」중에서

이숙희는조선의이름난여성문학가도아니요,문집을남긴여성도아니다.그렇다고뒤늦게배움을깨달아본격적으로학문을시작해남편에게학문에대한자세를일러준이름난여성도아니다.(……)다만이숙희에관해알수있는것은할아버지이문건의일기속에서보았듯그녀가배움의의지를표현한여아였다는것이다.이숙희는단지공부가하고싶었을뿐이다.배움의목적과깊이,결과는중요하지않다.이숙희가배우고싶다는데무슨대단한이유가필요하겠는가?
---「이숙희,여성의배움에이유가필요하랴」중에서

향랑은첫번째생에서자결한뒤에자신이열녀로칭송되는것을좋아하지않았다.그녀는처음부터열녀라는타이틀을원하지않았다.주변사람들의시선과억압적인사회구조가향랑이자결하고열녀가될수밖에없도록내몰았다.그렇기에혼령이된향랑은어떻게든인간으로환생해새로운삶을살기를원했다.원치않았던열녀가아닌자신이진정으로원하는다른무언가가되고싶었다.이때향랑은함께환생할여성들을모으려고한다.자신과뜻이맞는동반자를만들어함께환생하기위해서다.
---「향랑,못이룬사랑을찾습니다」중에서

1794년과1795년에제주지역은말그대로아비규환이었다.100년만에찾아온최악의흉년탓이었다.이때만덕은재산을털어굶주린제주백성을살려냈다.이일이정조에게알려지면서만덕은자신의소원대로왕실로초대되어조선시대제주여성으로는최초로한양과금강산을유람한다.가는곳마다사람들이만덕을구경하고그녀의의로운행동을칭찬했다.그리고당대의수많은선비와고위관리들도만덕을의로운여성으로칭송했다.
---「만덕,세가지기특함과네가지희귀함을가졌네」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