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는자라난다,널리퍼진다
눈처럼하얀,가시장미,라푼첼,푸른수염등전세계동화의원조.
그림형제가14년간독일전역을다니며모은
웃기고슬프고어리석고지혜롭고이상하고잔혹한200가지이야기.
그림형제의생전마지막판본인1857년7판정본완역!
동양여성최초로괴테금메달을받은전영애역자,
한국과독일문학의가교로활약하는김남희역자의번역
스위스민담,동화연구가알프레드메설리교수자문
하버드클래식스100선선정,오토우벨로데삽화400여개수록
전영애역자가들려주는34개의구연동화큐알영상
“행복은종종문앞에있어서문을열기만하면되거든.”
─『그림동화』에서
“미소가지켜지는곳에서동화들은살고있다.”
─그림형제
■동화같은번역뒷이야기:생태찌개한접시
알프레드메설리선생과전영애,김남희역자의인연
“이제우리는자물쇠가완전히풀리고소년이뚜껑을열때까지기다려야해.
그러면상자안에어떤놀라운것들이들어있는지알게될거야.”
─『그림동화』에서
전영애,김남희.한국의두독문학자는어떻게해서『그림동화』를번역하게된걸까.동화‘같은’번역뒷이야기를전하면다음과같다.전영애역자는‘여백서원’이라는책의집을지어지키고있다.(KBS다큐인사이트‘인생정원,일흔둘,여백의뜰’방영)매월마지막주토요일은일반공개일인데재작년10월,키가크고인상이좋은독일인한분이불쑥대문을열고들어섰다.이전에독문학학회에서만난적있고,2019년가을서원에방문한적있는알프레드메설리전스위스취리히대학교문화사회학과교수였다.서원을둘러본그분은전영애역자에게다음번유럽에올때취리히에꼭들르라고간곡히당부했다.얼마뒤전영애역자는독일본강연을마치고오스트리아인스부르크로가는도중취리히에잠시들렀다.사흘간머문메설리교수집에서전영애역자는놀라운환대를받았는데김치가나오는가하면급기야생태김치찌개가주요리로나오는지경에이르렀다.떠나기전날밤이유별난환대에대한수수께끼는풀린다.메설리교수가고운케이스에든두꺼운책세권을꺼냈는데,그책이바로『그림동화』완판본이었다.오랫동안민담과동화연구에매진한메설리교수는『그림동화』에대한애정이지극했고,그책이한국에서도원형대로,좋은역자의손을거쳐,정본으로나와주기를바란것이다.그리고그적임자로전영애역자를지목한것.괴테전집번역에바쁜전영애역자는고심했다.그러나돌아와생각하니그날의환대,생태김치찌개접시그림이머릿속을맴돌아결국은만만찮은『그림동화』번역을시작하게되었다.
김남희역자의동화‘같은’번역뒷이야기는2017년으로돌아간다.설악에서열린심포지엄의기조강연자로알프레드메설리교수가초대되었는데,김남희역자는이‘이야기의이야기꾼’을경북대학교로초청해‘이야기의힘’에대해강연해달라고청한다.이어두분은독문학학회에서전영애역자를만나게되고,2018년에김남희역자는메설리선생과의인연으로한국,독일,스위스독문학계학자들과취리히에서『그림동화』와한국수용을주제로일주일간워크숍을연다.그뒤메설리교수는전영애,김남희역자에게『그림동화』의한국어판정본번역을제의하고,두분은고심끝에이책을번역하게된것이다.동화에는세번의법칙이있다고했던가!스위스먼나라에서메설리교수는전영애,김남희역자를‘동화’처럼연결해주었다.1권을번역한전영애역자는2권공역에서는앞에서부터번역해나가고,김남희교수는뒤에서부터번역하며중간쯤에서만나기로약속한뒤5년가까이매주번역본을주고받으며완간의결실을맺었다.옮기는도중기회만되면어린이들,어른들앞에서번역문을낭독해가며의견을들었고,전영애역자는동화의생생함을전달하기위해유튜브에구연동화영상을34편업로드한다.
“한국에서『그림동화』를번역할적임자로전영애역자와김남희역자만큼유능하고경험많은번역가를바랄수있을까.두분의번역은정확할뿐아니라읽기에도아주친숙할것이다.독일어는물론독일문화에친숙할뿐아니라텍스트를변증법적으로다룰능력이있는역자이기때문이다”─알프레드메설리
“『그림동화』는세계문학사에서큰자릿값을갖는책이므로이제는널리알려진각색된판본대신그림형제가펴낸원본에충실한번역이좋은세계문학전집안에자리잡아야할때다.그런만큼번역에서는─가독성을소홀히할수야없지만─원문에최대한충실한것에중점을두었다.”─전영애역자
■올곧은이야기의‘순수함’그대로담긴그림형제의민담집
‘이이야기를들려준이의입은여전히따뜻하다’
“아,소름끼쳐,아소름끼쳐,여보!아,이제알겠어,소름끼친다는게뭔지알겠다고!”
―「무서움을배우러나선소년이야기」에서
『그림동화』는그림형제가아이들을위하여엮은민담집이지만,그안을자세히들여다보면웃기고슬프고어리석고지혜롭고이상하고잔혹하기그지없다.어떤이야기는황당무계하고,어떤이야기는완결미가떨어지거나,어떤이야기는지나치게잔인하다.어째서일까.그림형제가서문에서밝히듯,오래전부터구전되어내려오는이야기들을그림형제가종교적,사회적잣대등을기준으로검열하지않았기때문이다.이책에수록된민담은그야말로당시살던소박한지역민이들려준이야기를‘전해들은그대로’옮겨적었다.그렇기때문에동화안에는서민의삶,지역색,가난한이들의소망,신분의차이,신분세탁,신화적상상력등기쁨과슬픔,지혜와풍자,비탄과환상등이의인화하거나풍자화한이야기가모두담겨있다.그림형제는민담을수집한의도가신화의역사에봉사하는것이아니라살아있는시(詩)자체가작용하는교육서로쓰이길바라서라고말한다.부모님이동화의내용을읽고당황할것도이미예상하는데,그경우가려뽑아읽히라고당부한다.그러면서그림형제는내면적으로이문학을관통하는것으로‘순수함’을꼽는다.그것은‘등뒤에어떤부당함도감추지않은올곧은이야기의진실가운데있는순수함’이다.
“건강한오성을위해서는그런선별은불필요하다.무엇보다우리를더잘옹호해주는것은이꽃과잎들을그색깔과모습으로자라게한자연자체다.뭔가특별한욕구가있는사람이라도그런자연이몸에해롭다면서자연더러다른색이되고다른모습이되라고요구할수는없을것이다.(……)동화를바르게사용하면아무런나쁜것도찾아내지못한다.그것은좋은말한마디와똑같이우리심성의증언이다.아이들은두려움없이별들을가리키며풀이한다.반면어른들은민중신앙에따라서만해석하며천사들을모욕한다.”─그림형제
그림형제가들려주는이야기를담아편집자가읽은『그림동화』후기는이러하다.
△후렴구가반복되는이야기가많아요.동요처럼이어지며운율감을전달해요.
“라푼첼,라푼첼,나에게네머리카락을내려다오.”(12「라푼첼」)
“만체,만체,팀페테,넙치야,바닷속넙치야,내아내가,일제빌이나와는바라는게다르구나.”(19「어부와그의아내」)
“흔들어라나무야,털어라나무야,금을,은을내위에떨어뜨려다오.”(21「재투성이」)
“풋내기작은아가씨,쪼그랑다리,쪼그랑다리작은개쪼그랑,이리저리”(63「깃털세개」)
“아,아,바람아,퀴르드헨의모자를가져가렴,그애도함께쫓아가게해,내가머리를땋아다시올릴때까지.”(89「거위치는하녀」
△화자가직접개입해서들려주는말이많아요.직설적으로표현해서재밌고따듯하고통쾌해요.
“보이지,세상사어떻게돌아가는지.”(2「고양이와생쥐」)
“내이야기는끝났어.저기생쥐한마리가달려가네.저걸잡는사람은커다랗고커다란털모자를만들어도되겠다.”(15「헨젤과그레텔」)
“얼마전에이이야기를들려준이의입은여전히따뜻하다.”(27「브레멘시립음악대」)
“염소가어디로가버렸는지는지금이시간까지아무도모른다.”(36「식탁아차려져라,황금나귀,몽둥이야자루에서나와」)
“너와나,우리도거기함께있었으면좋았을텐데.”(52「지빠귀수염왕」)
“거위들이기도를끝냈더라면동화가계속되어야겠지만거위들은여전히멈추지않고기도중이다.”(86「여우와거위들」)
“분명당신도모자란사람들이더사랑스러울거야.”(104「똑똑한사람들」)
“이걸믿지못하는사람은1탈러를내야해.”(114「똑똑한새끼재단사」)
“저기생쥐한마리오네,이야기끝났네.”(127「무쇠난로」)
△바보한스,어벌벌,곰가죽을뒤집어쓴사람,재투성이,엄지소년등겉으로는바보같고모자라고약해보이지만실은꾀가넘치고재치있는이들이등장해요.이들은악마를만나거나사형에처해지거나어려운상황에서도지혜롭게헤쳐나가요.
△사물과동물들의소리를풍자하는이야기,동식물의유래를풀이해주는흥미로운이야기들이많아요.(18「밀짚,숯,콩」,171「울타리왕굴뚝새」,172「가자미」,173「알락해오라기와후투티」,174「올빼미」,175「달」,194「곡식이삭」등)
△돗바늘장인,재단사,수공업도제,직업군인,사냥꾼등당시사람들의직업이나신분의차이,시대적상황을동화들을통해알수있어요.
△반짝이는보석을좋아하는난쟁이(땅난쟁이),마법을거는늙은마녀,황금머리카락이달린악마,거인,그라이프새,물귀신등비현실적인캐릭터들이난무해요.
△동화속이야기는권선징악도있지만그렇지않은경우도많아요.가난과슬픔,억울함을지혜롭게이겨내는이야기들이많아요.인과응보를바라거나,환상적인결말을통해가난에서벗어나고신분상승하고억울함에서벗어나기를바라는이들의바람이동화속에담겨있어요.
△구애하는왕자에게수수께끼를풀게하고,못풀면목을베는공주가등장하는이야기는오페라<투란도트>의모태가되는이야기(22「수수께끼」,114「똑똑한새끼재단사」),어리석은왕이두딸의입바른말에속아왕위를물려주고거지가되지만지혜로운셋째딸이구해주는이야기(12「생쥐가죽공주」,179「우물가거위치는소녀」)는셰익스피어「리어왕」의모태가되는이야기예요.이밖에도눈처럼하얀,엄지아이,지멜리산등디즈니애니메이션등에서만난동화속이야기들이많이소개되어있어요.
△결말이허무하거나개연성에맞지않는경우도있고,대화가아닌문장으로요약적으로설명하는부분도있어요.구전된민담이라서그런듯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