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나는 가벼워지고 싶은 걸까 무거워지고 싶은 걸까.”
공격하지도 도망치지도 않는 청춘의 시간들
바라는 것은 오지 않고 엉뚱한 것만이 들이치는
돌풍과 안개 속을 묵묵히 걷는 앳된 팔과 다리
공격하지도 도망치지도 않는 청춘의 시간들
바라는 것은 오지 않고 엉뚱한 것만이 들이치는
돌풍과 안개 속을 묵묵히 걷는 앳된 팔과 다리
2019년 《실천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소설가 최미래의 소설집 『모양새』가 출간되었다. 이십 대 내내 소설을 써 온 작가는 자신과 비슷한 시기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이름 지어지는 ‘청춘’이라는 시간이 실은 얼마나 지루하고 멀뚱멀뚱한지 알고 있다. 그때의 우리가 각자의 청춘을 어떻게 견뎠으며 얼마나 관찰자적이었는지 밝히는 데 탁월하다. 겁이 없고 능력이 있으며, 야망이 있고 의욕적인 이미지로 청춘은 얼마나 오해되고 오래 이용되어 왔는지. 최미래가 보여 주는 청춘의 경로는 어쩐지 물이 많이 섞인 물감으로 채워진 것 같다. 젊은 날의 생기 있는 몸과 낭만적 무계획은 알록달록한 물감, 깊은 우울과 불안은 탁한 물. 최미래는 그 둘을 적절히 섞어 인생의 초여름 같은 날들의 질감을 되살려 낸다. 최미래식 청춘을 깊이 탐색하는 시간은 알록달록하지만 먼지의 빛깔이 묻어나 마냥 유쾌하지 않으며, 선명한 장면 군데군데 스민 얼룩이 못내 신경 쓰일 것이다. 젊음이 자리한 양지와 음지를 동시에 보는 일, 생각보다 성숙하지 않고 유치함이나 이기심이 묻은 그때를 인정하는 일. 최미래의 소설을 읽는 일은 한 시절에 대한 이해의 해상도를 올리는 일과 같을 것이다.
모양새
$1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