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기억해
Description
한국과 캐나다 수교 60주년 기념 기획

한국과 캐나다 작가 8인이 모여
언어와 생각의 경계를 넘어
새로운 자유, 새로운 모험을 상상하다
한국과 캐나다의 수교 60주년을 기념하여 두 나라 8인의 작가가 한 권의 책으로 만났다. 한국의 작가 김멜라, 김애란, 윤고은, 정보라 그리고 캐나다 작가 리사 버드윌슨, 얀 마텔, 조던 스콧, 킴 투이가 그들이다. (사)와우컬처랩의 기획으로 ‘다양성 그리고 포용과 연대’라는 주제를 두고 2023년부터 이들이 구상하고 집필하기 시작한 여덟 작품이 마침내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기억해』로 출간되었다. 여덟 작품이 한자리에 모여 발산하는 다양한 울림들의 연계와 의미의 해설은 문학 평론가 박혜진이 맡았다. 한국에서 먼저 출간된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기억해』는 캐나다에서도 곧 출간될 예정이다.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기억해』는 서로 다른 지역, 언어, 문화 속에서 살아가는 8인의 작가들이 경계, 다양성, 고립, 차별 등 삶을 규정하는 기본적인 조건들이자 삶을 위협하는 실존적인 조건들을 문학적으로 형상화한 작품들을 수록했다. 외국인 노동자, 이민자, 난민, 선주민 혼혈아 등 지정학적 조건에서 발생하는 생의 부침에서부터 AI, 언어, 관습, 역사 등 시대와의 불화 속에서 거부되는 생의 지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환란의 스펙트럼이 펼쳐진다. 개인과 국민, 현재와 문화라는 경계 혹은 한계에 속한 사람들이 자신의 경험 너머의 세상을 보기 위해 열어야 할 문이 있다면, 이 소설들이 바로 그 문을 여는 열쇠가 되어 줄 것이다. _박혜진(문학 평론가)

저자

김멜라,리사버드윌슨,김애란,얀마텔,윤고은,조던스콧,정보라,킴투이

저자:김멜라
2014년단편소설<홍이>로《자음과모음》신인문학상을받으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장편소설《없는층의하이쎈스》,소설집《적어도두번》《제꿈꾸세요》,산문집《멜라지는마음》이있다.문지문학상,이효석문학상,젊은작가상을수상했다.

저자:리사버드윌슨
리사버드윌슨의최신작『아마도루비(ProbablyRuby)』(2021)는여러국가에서번역출판되었으며,캐나다총독문학상과아마존퍼스트소설상최종후보에올랐고,올해의책을포함한두개의서스캐처원도서상을수상했다.소설집인『그저그런척(JustPretending)』(2013)은2014년올해의책등4개의도서상을수상했으며,다누타글리드상최종후보에올랐다.그녀의첫시집『레드파일(TheRedFiles)』(2016)은사료에서영감을받아가족및역사의분열에대해고찰한작품이다.리사버드윌슨은서스캐처원(Saskatchewan)원주민문학페스티벌의창립멤버이자의장이다.캐나다최초의메티스고등교육및문화원인‘가브리엘뒤몽인스티튜트’의대표이기도하다.

저자:김애란
한국예술종합학교연극원극작과를졸업했다.소설집『달려라,아비』,『침이고인다』,『비행운』,『바깥은여름』,장편소설『두근두근내인생』,『이중하나는거짓말』,산문집『잊기좋은이름』이있다.‘한국일보문학상’,‘이효석문학상’,‘오늘의젊은예술가상’,‘신동엽창작상’,‘김유정문학상’,‘젊은작가상대상’,‘한무숙문학상’,‘이상문학상’,‘동인문학상’,‘오영수문학상’,‘최인호청년문화상’등을수상했고,『달려라,아비』프랑스어판이프랑스비평가와기자들이선정하는‘리나페르쉬상(Prixdel’inapercu)’을받았다.

저자:얀마텔
1963년스페인에서캐나다외교관의아들로태어났다.캐나다,알래스카,코스타리카,프랑스,멕시코등에서어린시절을보냈으며,후에는이란,터키,인도등지를순례했다.캐나다트렌트대학에서철학을공부하고다양한직업을거친후,스물일곱살때부터글을쓰기시작했다.1993년소설집『헬싱키로카마티오일가이면의사실들(TheFactsBehindtheHelsinkiRoccamatios)』로데뷔했고,이후장편소설『셀프(Self)』,『20세기의셔츠(BeatriceandVirgil)』,『포르투갈의높은산(TheHighMountainsofPortugal)』을썼다.2002년‘맨부커상’을수상한『파이이야기(LifeofPi)』는전세계41개국에서출간되었고,그는이작품으로단숨에세계적인작가로발돋움했다.현재캐나다새스커툰에서아내와네자녀들과함께살고있다.

저자:윤고은
2008년‘한겨레문학상’을받으며본격적으로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1인용식탁』,『알로하』,『늙은차와히치하이커』,『부루마불에평양이있다면』,장편소설『무중력증후군』,『밤의여행자들』,『해적판을타고』,『도서관런웨이』,『불타는작품』등을썼다.‘한겨레문학상’,‘이효석문학상’,‘대거상번역추리소설상’등을수상했다.

저자:조던스콧
캐나다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서태어났다.‘말을더듬는다는것’에대해시적으로탐구한작품집『바보(Blert)』를비롯해많은시를세상에내놓았다.캐나다시문학에대한공헌을인정받아캐나다라트너문학신탁상을수상했다.어린이책으로는자전적인이야기를담은그림책『나는강물처럼말해요(ITalkLikeaRiver)』,『할머니의뜰에서(MyBaba’sGarden)』가있다.『나는강물처럼말해요』는‘보스턴글로브혼북상’을수상했으며,뉴욕타임스,워싱턴포스트,퍼블리셔스위클리를비롯한북미지역을대표하는여러일간지와서평지에서올해의책으로선정되었다.

저자:정보라
연세대인문학부를졸업하고,예일대에서러시아·동유럽지역학석사를거쳐,인디아나대에서러시아문학과폴란드문학으로박사학위를받았다.1998년연세문화상에「머리」가,2008년디지털문학상모바일부문우수상에「호(狐)」가당선되었으며,2014년「씨앗」으로제1회‘SF어워드단편부문우수상’을수상했다.『저주토끼』로2022년‘부커상국제부문’최종후보에올랐고,이듬해국내최초로‘전미도서상번역문학부문’최종후보에도이름을올렸다.지은책으로소설집『저주토끼』,『여자들의왕』,『아무도모를것이다』,『한밤의시간표』,『죽음은언제나당신과함께』,장편소설『문이열렸다』,『죽은자의꿈』,『붉은칼』,『호』,『고통에관하여』,『밤이오면우리는』등이있으며,옮긴책으로『거장과마르가리타』,

저자:킴투이
1968년베트남에서태어났다.열살때가족과함께보트피플로베트남을떠나말레이시아에서난민신분으로지내다1979년말캐나다에정착했다.몬트리올대학교에서번역학,법학학위를취득하고통역사,변호사로일했다.이후루드남(RudeNam)이라는식당을운영하면서베트남음식을소개하는요리연구가로활동하다가글을쓰기시작했다.첫소설『루(ru)』는출간되자마자퀘벡과프랑스에서베스트셀러가되었다.캐나다의권위있는‘총독문학상’과프랑스의‘에르테엘-리르대상’등여러국제적인상을받고,『만(man)』,『비(vi)』등을출간하며세계적으로인정받는작가가되었다.2018년에는대안노벨문학상인‘뉴아카데미문학상’최종후보에올랐고,2020년『엠(em)』을출간했다.

역자:홍한별
글을읽고쓰고옮기면서살려고한다.지은책으로『아무튼,사전』『우리는아름답게어긋나지』(공저),옮긴책으로『도시를걷는여자들』『하틀랜드』『이처럼사소한것들』『클라라와태양』『달빛마신소녀』『나는가해자의엄마입니다』『나는불안과함께살아간다』『호텔바비즌』『깨어있는숲속의공주』『모든것을본남자』등이있다.『밀크맨』으로제14회유영번역상을수상했다.

역자:윤진
아주대학교와서울대학교대학원에서프랑스문학을공부했으며,프랑스파리3대학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전문번역가로활동중이다.옮긴책으로『자서전의규약』『문학생산의이론을위하여』『위험한관계』『아소무아르』『알렉시?은총의일격』『주군의여인』『태평양을막는제방』『물질적삶』『질투의끝』『알수없는발신자』『사소한삶』,킴투이의『루』,『만』,『앰』등이있다.

목차


젖은눈과무적의배꼽_김멜라6
어디에서왔어요?_리사버드윌슨60
빗방울처럼_김애란88
머리위의달_얀마텔134
테니스나무_윤고은154
보라색뗏목_조던스콧202
미션:다이아몬드_정보라222
판사님_킴투이262

작품해설_박혜진288

출판사 서평


“있잖아,나는그런걸기억해.
아직오지않은우리의미래를기억해.
하지만내가원하는모습대로우리가살아갈수있을까.
우리의마음을어떤물질로증명할수있을까.
내가느끼는이일렁임을어떻게너에게전하지?”

한국과캐나다수교60주년기념기획

한국과캐나다작가8인이모여
언어와생각의경계를넘어
새로운자유,새로운모험을상상하다

한국과캐나다의수교60주년을기념하여두나라8인의작가가한권의책으로만났다.한국의작가김멜라,김애란,윤고은,정보라그리고캐나다작가리사버드윌슨,얀마텔,조던스콧,킴투이가그들이다.(사)와우컬처랩의기획으로‘다양성그리고포용과연대’라는주제를두고2023년부터이들이구상하고집필하기시작한여덟작품이마침내『아직오지않은미래를기억해』로출간되었다.여덟작품이한자리에모여발산하는다양한울림들의연계와의미의해설은문학평론가박혜진이맡았다.한국에서먼저출간된『아직오지않은미래를기억해』는캐나다에서도곧출간될예정이다.

『아직오지않은미래를기억해』는서로다른지역,언어,문화속에서살아가는8인의작가들이경계,다양성,고립,차별등삶을규정하는기본적인조건들이자삶을위협하는실존적인조건들을문학적으로형상화한작품들을수록했다.외국인노동자,이민자,난민,선주민혼혈아등지정학적조건에서발생하는생의부침에서부터AI,언어,관습,역사등시대와의불화속에서거부되는생의지침에이르기까지다양한환란의스펙트럼이펼쳐진다.개인과국민,현재와문화라는경계혹은한계에속한사람들이자신의경험너머의세상을보기위해열어야할문이있다면,이소설들이바로그문을여는열쇠가되어줄것이다._박혜진(문학평론가)

■작품해설미리보기

1문화라는경계혹은한계너머의세상을보기위하여

김애란의「빗방울처럼」은고착된방식으로오고가던시선을전복함으로써치유할길없어보이던상실에위로를더한다.화자인‘나’는‘전세사기’를당해낡은집한채를제외한전재산을잃게된다.상실의목록맨위에는남편이있다.새아파트로가려던꿈은커녕원하지않았던허름한집에,그것도혼자살고있는‘나’는살아갈힘도살아갈이유도찾지못한채절망의심연을헤맨다.남편을따라죽음의세계로건너가는것이더당연해보일무렵‘나’는낡은집천장에물이찬다는것을알게된다.죽을땐죽더라도천장누수는고치자는마음으로부른도배사는이민자여성이다.두사람의만남에서부터분위기가달라지기시작하는소설은그가‘나’에게무심코건넨말한마디로정점을맞는다.“무슨일이있었습니까?”그말에‘나’는느닷없이마음이흔들린다.

얀마텔의「머리위의달」에도화자의눈에비친한사람이등장한다.겨울스키를타러간‘나’는리조트의휴식공간에서일군의무리가왁자지껄떠들며나누는얘기를엿듣게된다.스키장화장실에빠져버린한소말리아남자‘압디카림게디하시’의사연이다.사람들이하는말에따르면그남자는변기구멍에빠져서밤새정화조에갇혀있었다고한다.믿을수없다고말하는어떤목소리를다른목소리가덮는다.“똥오줌이가득한풀에서수영하면서암울한밤을보내긴했지만멀쩡해.”그리고이어지는웃음소리.누군가의불운했던밤이웃음거리로농락당할때,남자는2년전다른리조트에서들었던똑같은얘기를떠올린다.‘나’는그남자의이름과소재를파악하기위해애쓴다.사고는일어나기마련이지만,괴상한일에도정도가있기때문이다.도저히빠질수있을것같지않은변기에성인남자가2번이나빠지는일이어떻게가능할수있을까.

2잃어버린문화를찾아서

누군가가고립된다고할때,그들의고립은자신이소속되길원하는문화로부터의고립일가능성이높다.리사버드윌슨의「어디에서왔어요?」는동거인이외도하고있다는의심에사로잡힌‘나’의혼란속에서전개된다.어디에서왔냐는질문을마주할때마다난처해지는‘나’는캐나다선주민혼혈인이다.선주민남성인제이크와‘왕자전하’라는이름의고양이와살고있는그녀에게어느날불행이찾아온다.고양이는병에걸리고제이크는누군가와바람이난게틀림없다.(…)‘나’는예상밖의상황속에서어떤마음을가져야할지모르는혼돈상태가된다.

윤고은의「테니스나무」역시자신의문화와연결되고싶은심리가짙게깔린소설이다.아마추어마라토너인‘나’는2년전마라톤대회에나갔다가유명인사가된다.42.195킬로미터풀코스중41킬로미터를돌파한지점에서40킬로미터지점으로역주행했기때문이다.남들이들으면못믿을얘기지만‘나’는그때자신과닮은얼굴을보고그얼굴을쫓아갔던것이다.한편‘나’의회사는인간들이하던고객상담업무를AI로대체한다.
끝도없이앞으로나아가는AI의생성의세계에서‘나’는미지의얼굴을보기위해역주행했던시간을상상하며자신에게만존재하는‘테니스나무’를떠올린다.나무아래떨어진테니스공의출처가나무라고생각하는건어딜봐도이성적이지않지만라임빛테니스공에서나무의추억을읽어내는것은인간만이할수있는아름다운‘일시정지’이다.완주1킬로미터를앞두고역주행하며자신과닮은얼굴을보려했듯우리는자신의것,자신이그리워하고꿈꾸는것을지켜내기위해선택하고행동할수있다.인간의달리기는역주행을허락한다.

3부서진언어이후에오는것들

김멜라의「젖은눈과무적의배꼽」에등장하는사람들은배꼽에서빛이나온다.어릴때부터배꼽에서나오는빛을볼수있는능력을지닌주인공크리스마스는그빛이타인을향한사랑,혹은성적인에너지라고생각한다.당연히모든사람들의배꼽에서같은에너지를가진빛이나올리는없다.“한사람의마음에서새어나오는마음의고동”이궁금했던크리스마스는“그발광원리를밝혀내고싶”어자기만의탐구를이어가다가‘두루미’를만난다.태초의말씀에서비롯된원칙으로서의사랑이아니라,더원시적이고본능적인에너지로서의사랑의역사가바로김멜라의소설「젖은눈과무적의배꼽」에서시작된다.아는사랑에앞서보는사랑,연결되는사랑이있다.

김멜라소설이사랑의전설을다시쓴다면조던스콧은언어의전설을다시쓴다.「보라색뗏목」은언어가부서진뒤에다시오는세계를아름답고서정적으로묘사한다.언어장애가있는작가인아버지가자녀샤샤에게보내는편지로이뤄진이글에서작가는아이에게“혀위에서한숨한숨,높은산에피는꽃처럼밟아으깨라고”말하며언어에대한관점에자유로움을준다.이때으깬다는의미는파괴와는다르다.“꽃이산을뒤덮듯이”밟아으깬다는것은하나의세계가다른세계를잠식하는것이아니라하나의세계가다른세계와포개어지며새로운생명의순환을시작하는것이기때문이다.나자신의언어로새로운생명의기운을퍼뜨릴수있을때우리의언어는매년새로운꽃으로뒤덮이는산처럼끊임없는변화의여정을시작할수있다.

4반성과무감각을넘어

비유적이고은유적인상상력으로우리를속박하는개념들에저항하는한편,보다실천적이고사회적인상상력으로우리를둘러싼세계에균열을낼수도있을것이다.정보라의「미션:다이아몬드」와킴투이의「판사님」이그러한균열을만드는작품이다.「미션:다이아몬드」는인간이라는역사를반추해보게하는반사경같은소설이다.한중년SF여성작가와캐나다인이지구의친선대표로온코아행성에파견된다.그들은온코아행성과조약을체결하기위해다음의설문에답하게된다.“다른문명이당신의접근이나진입을거부하거나자신들의영토를떠나라고명령한적이있습니까?”“당신은다른문명을침략하거나지배하거나멸망시킨적이있습니까?”“당신은다른인종을학살하거나노예혹은식민지로삼거나착취한적이있습니까?혹은그러한행위를도운적이있습니까?”온코아인들과의문답을통해화자는지구와지구인에게내재된폭력과학살의역사를마주한다.타자와의만남을통해우리는우리자신의벌거벗은정체를확인하게된다.

킴투이의「판사님」은베트남보트피플로서의경험과캐나다이민자로서의삶을통해정체성혼란,새로운사회에소수자로서적응하는과정의문화적충돌및융화의과정을담담히서술하는소설이다.“아무것도느끼지말것.그무엇도마음에담지말것.”말레이시아에서난민으로생활하며겪은파멸의경험이남긴트라우마를표현하는가장정확한문장이이것아닐까.자신이겪었던난민시절에대해말할때주인공은자신의뇌가자신의감각이제역할을하지못하도록막아섰던것에깊은안도감을표한다.그렇게하지않았다면세상의모든추악함을다들이마시고인간의존엄성을잃어가는과정을지켜봤을거라면서.그러나우리가그말에서읽어내는것은그의무감각이아니다.오히려외면할수없었을감각의무차별적침투다.감각은선택할수있는것이아니다.감각의쓰나미를거부할수없든기억또한마찬가지다.지금의삶이얼마나괜찮든,과거는불시에나타나빛의속도로그를다시휘어감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