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미스터리가 읽고 싶다

너는 미스터리가 읽고 싶다

$17.00
Description
장르로서의 미스터리, 그리고
인간 존재와 세계라는 미스터리

‘미스터리’에 빠지고 싶은 당신을 위한 완벽한 안내서
저자

김희선

저자:김희선
2011년《작가세계》신인상을수상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으며원주에서소설가일과약사일을병행하고있다.소설집『라면의황제』『골든에이지』『빛과영원의시계방』,장편소설『무한의책』『죽음이너희를갈라놓을때까지』『무언가위험한것이온다』,산문집『밤의약국』등을썼다.

목차


들어가며9

1장범인은바로너…일까?
범인은바로너……일까?_『방주』19
글쓰기에바친가장아름다운송가_『빌리서머스』36
절대로뒤돌아보지말것(『대여금고』_『죽은자의녹취록』46
종말의날,사과나무에대한(색다른)고찰_『세상끝의살인』57
{{{책을둘러싼죽음}을둘러싼이야기}에대한이야기}_『백만불짜리속편미스터리』,『여덟건의완벽한살인』70
수학은어떻게우리를구원하는가,혹은죽이는가_『토끼귀살인사건』79
창문넘어‘미래로부터’도망친100세노인은어디로갈수있을까?_『미래로부터의탈출』91

2장우리…는어디에서왔고무엇이며어디로가는가?
지금어쩌면시공간의끝에있을나자신을위하여_『엔드오브타임』103
우리-없는-세계(world-without-us),시간여행의끝_『아더랜드』112
우리는어디에서왔고,무엇이며,어디로가는가_『코드브레이커』128
끝없는길위에서,우리는_『천개의뇌』140
하늘의무지개를보면내마음뛰나니_『제네시스』,『세포의노래』153

3장그작고부드러운깃털위에세계…가
비둘기들이걷는고요한지붕에서고래의죽음에이르기까지_『심해』171
그작고부드러운깃털위에,세계가_『날개위의세계』181
초록,이우주의유일한기적앞에서_『태양을먹다』193

나가며─소설가김희선과의미스터리한대담207
추천의말─소설가조예은,과학전문기자윤신영224

출판사 서평

미스터리는재미있고,미스터리는지혜를준다

소설가김희선에게‘미스터리’는어렴풋하게남아있는어린시절최초의독서경험에서부터시작되어지금까지생생하게이어지고있는하나의감각이다.또래친구가많지않은동네,할아버지의서재에서홀로세계여행전집을읽던어린아이에게는집앞골목만큼이나책속세계에대한실감이넘쳐났다.작가가된지금,이제는추리소설을읽었다하면범인을지목할수있게된소설가김희선은여전히책속세계를현실만큼낱낱이감각한다.김희선은묻는다.혼령이스르르출몰하는소설세계와칼을든살인마가언제어디서튀어나올지모르는현실세계중더무섭고불가사의한곳이과연어디겠느냐고.누가보아도수상해보이는밀실에제발로걸어들어가는인물들의이야기를읽으며김희선은‘인물들이미스터리를많이읽었다면섣불리그런데들어가지않을텐데.’하고중얼거린다.미스터리로부터배운현실감각은소설의안과밖을넘나들며작용한다.미스터리에게서지혜를빌려보자.발걸음은조금더신중해지되,머릿속에서는재미있는상상들이끊이지않을것이다.

미스터리소설속,또한명의탐정되기

미스터리장르의소설을감상할때우리는흔히소설에대해질문하기보다는소설을겪어낸다.작가가마련해둔트릭,인물들의사정,세계의특이점등일상에서는겪기힘든스펙터클을소설을통해대신체험해보는것이다.그러나소설가김희선에게미스터리읽기는수많은질문을던지며작품과호흡하는일이다.탐정이‘범인은바로너야!’라고지목했을때,‘탐정이뭐길래우리는탐정의말을철석같이믿는걸까?’하고묻거나,‘곧소행성과지구가충돌하여멸망을앞둔세계에서살인사건이일어난다면,사건의진위를밝히려고나설사람은몇이나될까?’하고자문하는식이다.훌륭한질문자인김희선을따라미스터리세계를거닐며우리는또한명의탐정이된다.아늑한방안에앉아책한권을펼쳐드는것만으로탐정이될수있다니,이보다더한즐거움이또있을까?

탐정에게필요한논거를수집하기

탐정이되어진실을파헤칠논리체계를완성하려면인간과세계에대한이해는필수덕목이다.그자체가하나의거대한미스터리인세계를이해하기란결코쉽지않지만김희선은이에도전하기를서슴지않는다.과학전문기자윤신영에따르면김희선은“논증할수있지만,과학으로검증할수없는,철학자마시모피글리우치가‘거의과학’이라고분류한영역의다양한가설을종횡으로건드린다.”『너는미스터리가읽고싶다』2장과3장에수록된책들은‘인간에앞서1억5천만년이나이어졌던공룡시대에,어쩌면챗지피티보다도발달한초지능이있었던것아닐까’하는즐거운상상을선사하기도하고,자신의존재에대해전혀의심하지않던사람으로하여금문득스스로를우주먼지의일시적결합체로여기도록만들기도하며,거대한고래의사체를양분삼아여전히미지의세계로남아있는심해의풍경을그려보게도한다.뜻밖의시선을획득한우리는세계를전과는다른눈으로바라보게된다.이책이독자들에게또하나의새로운통로가되길바란다는김희선은확신한다.“그렇게끝없이이어지는책의길을따라가며다채로운세상을맛본다면,장담컨대,정말로행복할거예요.제가그랬던것처럼요.”

책속에서

요즘은클로즈드서클물쓰기가정말힘든시대라고합니다.위성통신시스템의발달로웬만해서는고립자체가안일어나는데다,작가가억지로폐쇄된공간을설정한다해도,그게조금이라도비현실적이라면독자의호응을얻기어렵기때문이라는데요.그런의미에서유키하루오의『방주』는배경설정을영리하게잘했다고볼수있습니다.한무리의젊은남녀가숲속에서길을잃고헤매다가땅속에만들어진의문의건출물을발견하고거기서하룻밤을보내는데서이야기가시작되니까요.
---pp.26-27「범인은바로너……일까?」중에서

SF작가인그렉이건은그것을‘의식’이라고부르고호러작가인미쓰다신조는거기에‘혼령’이라는이름을붙이지만,결국그단어사이의차이는세계를바라보고해석하는방식의다름에기인할뿐입니다.덧붙이자면,저는‘의식’과‘영혼’을굳이구분하지않습니다.아니,정확히는구분하지못하는걸지도모르죠.왜냐하면세상에는우리가지각하지못하지만실재하는─실재할가능성이있는─것이너무나많기때문입니다.
---p.19「절대로뒤돌아보지말것」중에서

두달뒤소행성이충돌한다는뉴스가나오고,세상사람들모두가절망과공포에빠진가운데,살인사건이일어납니다.이때드는의문은당연히‘대체왜?’일텐데요.역대최연소에도가와란포상수상작가인아라키아카네의소설『세상끝의살인』에나오는주인공역시,잔혹하게살해당한시체앞에서같은의문에사로잡힙니다.
---p.57「종말의날,사과나무에대한(색다른)고찰」중에서

인간의뇌가외부로부터쏟아져들어오는수많은감각자극을해석하고재구성하여‘세계’라고여겨지는일종의시뮬레이션즉모형을만들어낸다는이론은,이미널리알려진사실입니다.그렇게만들어진모형을바탕으로우리뇌가끊임없이세계를재창조한다는것또한이젠누구나알고있지요.

그런데제프호킨스는그모형이한개가아니라수천개가넘으며,각각의모형은신피질을이루는약15만개의‘피질기둥’에의해만들어진다는새로운개념을제시합니다.그런식으로만들어진외부세계에대한모형을‘기준틀’이라고하는데,인간뇌는이기준틀을통해세계를지각하고예측하고인식한다는것이호킨스의‘천개의뇌이론’이지요.
---pp.146~147「끝없는길위에서,우리는」중에서

『심해』의저자인클레르누비앙도같은의문을가지고이책을쓰기시작했습니다.어느날그는티브이다큐멘터리에서깊은바닷속생물의신비롭고아름다운모습을보았고,그때부터심해생물에빠져들었습니다.그러고는지금까지밝혀진지구전체생물종의가짓수가140만종인데,심해에는아직도인간이알지못하는천만종이상의생명체가있다는사실에놀라지요.만약이어마어마한숫자가쉽게와닿지않는다면,그저가만히눈을감아볼일입니다.
---p.173「비둘기들이걷는고요한지붕에서고래의죽음에이르기까지」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