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동물이야, 비스코비츠

넌 동물이야, 비스코비츠

$14.00
Description
단 한 편의 소설로 이탈리아를 뒤흔든 천재 작가, 알레산드로 보파
과학과 문학, 철학과 우화가 기묘하게 어울려 탄생한 실험적 소설
백만장자가 된 돼지, 성형수술을 시도한 꿀벌, 채식주의자 사자,
숙주를 사랑한 기생충…… 작품의 주인공 비스코비츠는
매번 새로운 모습으로 새로운 삶을 살아간다

단 한 편의 소설로 이탈리아를 뒤흔든 천재 작가가 있다. 모스크바에서 태어나 이탈리아에서 생물학을 공부하고, 유전학 연구소에서 일하던 알레산드로 보파는 “개구리와 쥐를 흥분시켜 알과 정액을 얻어야만 하는” 일에 염증을 느끼고 태국의 섬으로 휴가를 떠난다. 그곳에서 그는 그의 첫 번째 작품, 『넌 동물이야, 비스코비츠』를 완성한다. 백만장자가 된 돼지, 성형수술을 시도한 꿀벌, 채식주의자 사자, 숙주를 사랑한 기생충…… 작품의 주인공 비스코비츠는 매번 새로운 모습으로 새로운 삶을 살아간다. 그리고 그의 곁엔 언제나 매혹적인 운명의 상대, 리우바가 있다. 그 둘은 먹고 먹히거나 속고 속이면서 서로를 사랑하고 미워한다. 모두 스무 개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진 이 작품에서 주인공 비스코비츠는 서로 다른 스무 가지 생물로 등장한다. 『넌 동물이야, 비스코비츠』를 통해 알레산드로 보파는 자신의 전공인 생물학을 기묘한 우화로 재탄생시켰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동물이 지닌 본능과 습성을 바탕으로 인간의 동물적 욕망뿐만 아니라 악하고 약하고 모순적인 면을 다각적으로 그려냈다.
저자

알레산드로보파

저자:알레산드로보파
1955년러시아모스코바에서태어났다.이탈리아에서생물학을공부하고이년동안동물유전학연구소에서일했다.과학에대해낭만적인꿈을품었던그는개구리와쥐를흥분시켜알과정액을얻어야만하는연구실일에염증을느껴인간뇌에대한공부를다시시작했다.“생각에대한생각”에빠져지칠무렵,갖고있던주식가격의폭등으로그는휴가를결심했다.삼주의휴가는십일년으로연장되어그는캘리포니아에서일년을,아시아에서십년을보냈다.태국에머무는동안보석학을공부했고작은섬에서방갈로나작은레스토랑을운영하기도했다.하지만그는오년동안대부분의시간을낚시와독서를하거나비디오를보며한가롭게보냈다.어느날부터인가그는친구들에게엽서를보내기시작했고,한친구가그에게좀더긴글을쓰면어떻겠느냐고제안했다.그렇게해서그는낙타가등장하는이야기를써보았다.원하는곳으로는절대데려다주지않고,언제나암컷낙타가있는곳으로만가는낙타에관한이야기였다.그이야기를쓰면서알레산드로보파는문득,글쓰기란사람들을행복의절정으로도달하게하는카마수트라처럼재밌는일이라는것을깨달았고,그의첫소설『넌동물이야,비스코비츠』를집필하기에이르렀다.이작품을통해그는자신의전공인생물학을기묘한우화로재탄생시켰을뿐만아니라다양한동물이지닌본능과습성을바탕으로인간의동물적욕망을희극적이면서도비극적으로풍자해내며이탈리아의천재작가로떠올랐다.

역자:이승수
한국외국어대학교이탈리아어학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에서비교문학박사학위를취득했다.역서『다뉴브,100일동안의행복』,『엔니오모리코네의말』,『이작은책은언제나나보다크다』,『로마이야기』,『눈은진실을알고있다』,『아르마니패션제국』,『그날밤의거짓말』,『그림자박물관』,『달나라에사는여인』등이있다.현재한국외국어대학교이탈리아어통번역학과에서강의하고있다.

목차

프롤로그9

요즘사는게어때,비스코비츠?10
섹스생각날때없니,비스코비츠?21
네머리가없어지고있어,비스코비츠32
그래봤자소용없어,비스코비츠34
뿔이있군,비스코비츠45
번쩍인다고다금은아니다,비스코비츠54
기똥차게더럽구나,비스코비츠64
길을찾아냈구나,비스코비츠72
과연그녀의말일까,비스코비츠?81
적게말할수록좋아,비스코비츠84
넌집게발이먼저나가,비스코비츠90
이름이나쁘구나,비스코비츠102
너는네가누구라고생각하니,비스코비츠?111
마음의안정을찾았구나,비스코비츠116
어쩜그모양이니,비스코비츠137
피는못속이는거야,비스코비츠139
넌정말못생긴밀랍인형이야,비스코비츠!145
한잔하지,비스코비츠156
너를사납게만드는것들이야,비스코비츠159
넌동물이야,비스코비츠169

옮긴이의말177

출판사 서평

인간의나약함,나르시시즘과에고이즘을생물학과더불어천재적으로풀어낸매력적인작품.-《보스턴선데이글로브》
코믹문학의전당에오를만한가장뻔뻔한걸작.-《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

과학과문학,철학과우화가기묘하게어울려탄생한실험적소설

앵무새비스코비츠는암컷앵무새리우바를보고첫눈에반해사랑을고백한다.리우바역시“사랑해.”라고대답하고,두앵무새는행복한연애를꿈꾼다.(「과연그녀의말일까,비스코비츠?」)하지만이들은곧삼각관계라는함정에빠진다.리우바는자신에게‘사랑해.’라고말하는이에게그대로똑같이대답을해주는,어쩔수없는‘앵무새’이기때문이다.한편저바다아래에선큰가시고기비스코비츠가의사소통때문에어려움을겪는다.(「적게말할수록좋아,비스코비츠」)아가미와지느러미로의사를전달해야하는데다가종수만큼이나다양한사투리때문에비스코비츠는번번이마음을나누는데에실패할수밖에없다.이번엔사막으로가보자.살인적인속도의반사신경때문에사고능력이나비판능력은마비되고만사막의무법자,전갈비스코비츠는제대로대인(?)관계를맺어보려하지만제멋대로움직이는꼬리때문에늘살생을저지르고만다.(「넌집게발이먼저나가,비스코비츠」)비극은여기서끝나지않는다.자웅동체인해면류로태어난비스코비츠는짝사랑의열병을앓지만뿌리가땅에박혀움직일수가없다.비스코비츠는의지와는달리조류에따라정자를이리저리흩뿌리고,결국“아버지가할머니의아내이며,아버지의딸,즉내누이가아버지의할아버지이고,아버지의할머니가그의형제,즉내삼촌”이되어버리는“콩가루집안”에서벗어나지못한다.(「한잔하지,비스코비츠」)

‘과학자’알레산드로보파는동생물학,유전학적검증을거쳐지금까지와는아주다른동물우화를만들어냈다.그의손을통해과학은문학으로,철학은우화로옷을바꿔입었으며그렇게탄생한소설,『넌동물이야,비스코비츠』에는인간들의다양한삶만큼이나왁자지껄하고,희극적이면서도비극적인해프닝으로가득한동물들의오묘한세계또한담겨있다.

희극적이면서비극적인동물/인간인생잔혹사

자식들을뻐꾸기로부터지키기위해잠도자지못하는아빠되새(「그래봤자소용없어,비스코비츠」),모든암컷들위에서군림하는위엄있는권력자를꿈꿨지만종족들을지키기위해만신창이가되는우두머리수컷엘크(「뿔이있군,비스코비츠」)등은가족을위해열심히일하며고된하루하루를이어가지만결국외로울수밖에없는가장들을연상시킨다.실험용으로우리에갇힌신세인흰쥐(「길을찾아냈구나,비스코비츠」)는뛰어난두뇌로미로찾기의달인으로인정받지만그의동료들은잔혹한실험을피부로체험하는통에“과학과이성의밝은미래를전혀믿지”않고시궁창,즉“문명과진보의악행에서멀리떨어져서어둠과부패의축복을받은천국샹그릴라,모든것이시큼한썩은국물로녹아버리는곳”에가기를꿈꾼다.하지만그들이그렇게나꿈꾸던낙원은그들보다훨씬덩치가크고난폭하기짝이없는야만적인쥐떼가서식하는곳이다.이와유사한일화로상어부자도등장한다.(「피는못속이는거야,비스코비츠」)아빠상어는아들상어비스코비츠에게“여기서유일하게통하는법은우리의법,이빨의법이야.이빌어먹을바다를돌아가게하는건바로우리들이다,알겠니?약자가먹히지않고바다에서살수있다면무슨일이생길지상상해보렴.”하고가르친다.그리고결국아빠상어는‘믿던도끼에발등이찍히고’만다.

외모를비관해온몸에밀랍을입힌꿀벌비스코비츠이야기(「넌정말못생긴밀랍인형이야,비스코비츠!」)는‘성형수술’로대표되는외모지상주의를날카롭게꼬집는다.너무‘잘난’얼굴때문에평범하게사는것이불가능했던꿀벌비스코비츠는밀랍성형의대가인리우바를찾아가온몸에괴물같은밀랍을입힌다.자신처럼빼어나게아름다운리우바와첫눈에사랑에빠진비스코비츠는아이를낳고가정을꾸리지만아이들의외모는마치자신의밀랍처럼흉측하기만하다.자신의추한모습이괴로워전신성형을감행했던리우바는눈물을흘리며비스코비츠에게말한다.
“그런눈으로보지마요.중요한것은아름다움을창조할줄안다는거예요.서로사랑을맹세했잖아요.우리가어떤변장을하고있더라도말이에요.우리중누가더고통스러울까요?추한내모습을상상만해야하는당신일까요,아니면매일추한당신모습을봐야하는나일까요?”
이작품속에등장하는모든비스코비츠들은자기생각처럼돌아가주지않는현실에맞서싸우고,좌절한다.그러다다시일어서거나다른삶을택하는비스코비츠도있지만,겨울잠쥐비스코비츠(「요즘사는게어때,비스코비츠?」)처럼,오랜동면을통해누리는제2의인생을,꿈속의현실을원하기도한다.이비스코비츠들의모습이낯설지않은건,비스코비츠들의삶이인간의삶과너무도흡사하기때문이다.아니다,비스코비츠의삶이인간삶을닮았기때문이아니라,인간이바로동물이기때문이다.

“넌동물이야,비스코비츠!”그리고우리들역시동물이다.

‘개똥밭에굴러도이승이낫다.’는속담이있다.그렇다면쇠똥구리는쇠똥밭에굴러도쇠똥구리로사는것이나을까?「번쩍인다고다금은아니다,비스코비츠」에서가난한집안의쇠똥구리로태어난비스코비츠는어린시절,똥쟁탈전중아버지가살해당하는광경을목격한다.게다가비스코의어머니는,그똥을빼앗아달아나는놈들과함께떠나버린다.“서둘러승자의마차에올라탄”것이다.비스코비츠는악에받쳐쇠똥을모으며자수성가한다.모은쇠똥이자본이되어더많은쇠똥이되고,그쇠똥을보고모여든다른쇠똥구리들은비스코아래에서굽신댄다.하지만비스코는행복하지않다.비스코비츠아버지의말처럼“똥은우리보다강”해서“우리영혼을먹어치”워버리기때문이다.‘똥’을‘돈’으로바꾸어쓰고읽고생각해도전혀어색하지않은일화다.
뿐만아니라「기똥차게더럽구나,비스코비츠」에등장하는돼지비스코는춤추는재능으로서커스단에팔려갔다가거세당한다.육체적욕망을반강제적으로잃은비스코는더이상‘돼지처럼’게으르고불결하지않았다.이는돼지비스코의주가를더욱올려주었다.

“매일저녁조명아래서리우바를포옹할때마다나는피부접촉보다는영혼의화합을추구했다.하지만리우바의눈속에서내가읽은것은거세당한뚱뚱한광대에대한몸서리쳐지는혐오감이었다.그러자관중은내눈물과리드미컬한동작이주는숭고한비극성에환호했다.”

결국사기극으로유산을타내려는한노부인의손에넘어간비스코비츠는“샴페인에내고통을적시고,쿠바산시가를씹고,멍청한스크린스타여배우들이나부패한정치인과교제하기시작”하면서대통령이되길꿈꾸기에이른다.

돈,명예,권력에대한탐욕부터나르시시즘,마약과아름다움에대한집착,거기다사랑과평화로운삶에대한욕구까지,『넌동물이야,비스코비츠』는인간에게내재된온갖본능과욕망을은근히,하지만날카롭게그려낸다.인간본성에대한바로그날카로운투시로평범한과학자였던한무명작가의손에서탄생한‘비스코비츠’가이탈리아뿐만아니라세계곳곳에충격과웃음을줄수있었다.